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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열린 '동아일보 2014 경주국제마라톤대회'에서 '월성1호기 수명연장 반대' 글귀를 붙이고 달리고 있는 현대차 마라톤 동호회원.
 지난 19일 열린 '동아일보 2014 경주국제마라톤대회'에서 '월성1호기 수명연장 반대' 글귀를 붙이고 달리고 있는 현대차 마라톤 동호회원.
ⓒ 이상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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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열린 경주동아마라톤대회에서 출발신호를 기다리던 현대차 마라톤 동호회 회원이 단상에 오른 내빈들이 '월성 1호기 연장 반대' 글귀를 잘 볼 수 있도록 뒤로 돌아 섰다.
 지난 19일 열린 경주동아마라톤대회에서 출발신호를 기다리던 현대차 마라톤 동호회 회원이 단상에 오른 내빈들이 '월성 1호기 연장 반대' 글귀를 잘 볼 수 있도록 뒤로 돌아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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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와 경상북도, 경주시, 대한육상경기연맹이 주최한 '동아일보 2014 경주국제마라톤대회'가 지난 19일 열렸다. 엘리트선수 132명(국제남자부 26, 국내남자부 66, 국내여자부 40)과 마스터즈 1만 명(풀코스, 하프코스, 10㎞, 5㎞건강달리기)이 경주시 황성공원 시민운동장에서 출발해 경주시 일대를 달렸다.

하지만 이날 주최측과 협찬사인 한수원(한국수력원자력)은 심기가 무척 불편했을 듯하다. 마라톤 참가자 중 일부가 몸에 '월성1호기 수명연장 반대'라는 글(몸자보)을 붙이고 달렸기 때문이다.

이날 대회장 곳곳에는 한수원을 홍보하는 현수막이 대거 걸렸다. 또 최양식 경주시장과 지역의 단체장들이 원자력해체기술종합연구센터 유치의 당위성을 알리는 현수막을 들고 출발하는 퍼포먼스까지 벌이기도 했다.

문제의 몸자보를 붙이고 달린 이들은 바로 현대자동차의 한 마라톤 동호회 회원들이었다. 특히 압권은 몸자보를 붙인 선수가 출발선에 서면서 연출됐다. 출발선 맨 앞에 선 한 회원이 단상에 있는 내빈들에게 글귀가 잘 보이게 '뒤로 돌아'를 한 것이다. 내빈석에는 최양식 경주시장과 한수원 관계자들이 있었다.

현대차 마라톤 동호회는 180여 명이 회원으로 이날 대회에는 60여 명이 참가했고 일부 가족도 응원을 나왔다.

한수원 협찬 마라톤대회에서 "월성1호기 수명연장 반대"

한수원은 이번 대회 최대 스폰서로 알려졌다. 대회장 곳곳에는 한수원을 홍보하는 현수막이 대거 걸렸고, 장내 사회자도 수시로 한수원을 홍보했다.

문제의 사진은 이상범 전 울산 북구청장(2006년 8월 현대차 복직)이 찍었다. 평소 마라톤을 즐기는 이 전 구청장은 이번 대회에는 동호회 회원들의 도우미로 참가해 사진을 찍었다. 그는 "한수원이 막대한 돈을 써가며 협찬단체로 등록하고 홍보에 열을 올리는 와중에 '수명연장 반대' 몸자보를 붙이고 달리는 참가자를 보는 심사가 어떨지 짐작이 된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들이 핵으로부터 안전한 나라, 우리 아이들에게 안전한 삶터를 만들어서 물려주고자 하는 길이라면 뭣인들 못하겠나"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이는 '순수해야 할 스포츠를 정치적 목적으로 오염 시키는 것 아니냐'고 비판할지 모르겠다"며 "그러한 시각으로 본다면 정작 비난받아 마땅한 기관은 대회 주최측과 한수원"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마라톤대회가 "숫제 한수원을 홍보하기 위해 개최된 것처럼 노골적인 선전장으로 전락시켰다"는 것이다.

현대차 직원들로 구성된 마라톤 동호회는 왜 이런 몸자보를 붙이고 달렸을까. 이들은 지난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동호회 관계자는 "이날 '월성1호기 수명연장 반대' 몸자보를 붙이고 달린 마라토너들은 회사의 입장이나 정책과는 전혀 무관한 순수 스포츠인들"이라고 밝혔다. 관계자는 "우리는 정치며 상업성, 이런 것에는 관심이 없고 다만 안전한 삶터를 염원하는 보통의 시민일 뿐"이라며 "현대차와는 눈곱만치도 연관지어 생각하지 말아 달라"고도 당부했다.


태그:#경주마라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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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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