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에서 잔소리쟁이 아내 미영 역의 배우 신민아가 29일 오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에서 잔소리쟁이 아내 미영 역의 배우 신민아가 29일 오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오마이스타 ■취재/이선필 기자·사진/이정민 기자| 지난 5년의 공백은 공백이 아니었던 듯하다. 영화 <나의사랑 나의신부>에서 조정석과 호흡을 맞춘 신민아는 한껏 자신을 내려놓고 편안하게 작품에 임했다. 이명세 감독의 원작을 리메이크한 이번 작품에서 신민아는 고 최신실이 연기했던 미영 역을 맡아 조정석과 호흡을 맞췄다.

본능적으로 신민아는 조정석과 친해져야겠다고 느꼈단다. 시를 사랑하는 철없는 공무원 남편 영민(조정석 분)과 알콩달콩한 모습도 보여야 하고 긴밀한 감정선을 가져가야했기에 촬영 전까지 함께 만나 교류했던 과정이 있었다.

"마음을 쉽게 열지 못하는 성격인데 조정석씨에게는 마음을 여는 게 빨랐어요. 비슷한 느낌의 사람이라 친해진 거 같아요. 실제로 전 영민씨라고 불렀고, 정석씨도 제게 마누라라고 불렀죠. 전부터 꼭 함께 작업하고픈 배우였어요. 사실 리메이크 작이라 부담이 컸을 거고 캐릭터 또한 나쁜 남편으로 보이기 십상인데 굉장히 균형을 잘 잡아주셨죠."

아이디어 샘솟았던 영화 현장...원작 넘으려는 시도 좋았다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에서 잔소리쟁이 아내 미영 역의 배우 신민아가 29일 오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인터뷰 초반부터 상대 배우인 조정석에 대한 칭찬 일색이었지만 이번 영화 현장에서 신민아 역시 남부럽지 않은 코믹 연기를 보였다. 아이디어 또한 활발하게 내서 영화에 상당 부분 반영되기도 했다. 조정석에게 형형색색의 팬티를 입힌다든가 해변에서 우스꽝스런 춤을 추는 설정 역시 신민아의 아이디어였다.

"신혼부부들은 눈만 마주치면 애정 표현을 한다는 말을 들어 여러 생각을 내놨어요. 조정석씨와 함께 상의도 많이 했죠. 원작을 넘고자 하는 욕심들이 다들 있어서(웃음). 진짜 조정석씨는 박중훈 선배 같았어요. 코믹 연기를 진부하지 않게 잘 틀어서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한 배우 같아요. 특히 원작에서 유명했던 자장면에 미영 얼굴을 박는 장면을 얼굴을 파묻고 비비는 걸로 바꾸자 한 것도 조정석씨였어요.

원작과 비교하기 시작하면 부담이 너무 커질 거 같아서 애써 생각하진 않았어요. 현장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편하게 말하고자 했어요. 원작에서 느꼈던 사랑스러움을 이번에도 잘 표현하고 싶었죠."

신혼생활을 연기하면서 신민아의 판타지 또한 잘 구현해냈다. "여자는 지금 가장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을 마음에 담는다"며 신민아는 극중 미영이 남편 영민 몰래 첫사랑을 만나러 가는 설정에 대해 설명했다.

"가장 사랑받았던 모습이 그리워서 첫사랑을 찾으러 간 거예요. 자기가 사랑하는 영민씨에게 사랑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든 거니까. 저 역시 처음 사귀었던 사람이 첫사랑은 아닌 거 같아요. 만약 지금 연애하고 있다면 그 사람이 바로 첫사랑 아닐까요? 이게 여자와 남자가 다른 거예요. 남자들이 과거에 집중한다면 여자는 현실이 더 중요하죠. 물론 애틋했던 사랑도 있겠지만 현재가 좋다면 애써 찾으려 하지 않고, 스스로 정리하는 면이 있죠. 제가 결혼을 한다면 연애처럼 하고 싶어요. 이거 철없는 생각인가? (웃음) 어릴 때부터 이쪽 일을 시작해서 결혼은 먼 이야기라고 생각했거든요. <나의사랑 나의신부>를 찍고, 인터뷰를 하면서 종종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한층 가까워진 신민아 "여신? NO! 편한 게 좋아요"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에서 잔소리쟁이 아내 미영 역의 배우 신민아가 29일 오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신민아를 두고 언론에선 '여신'이라는 수식어를 심심찮게 써왔다. 1998년 패션지 모델로 데뷔해 그간 많은 화보와 광고 촬영을 해왔던 그녀였기에 대중과는 다소 거리가 멀어보였던 게 사실이다. 여기에 대해 신민아는 반기를 들었다. "현실감 있는 배우가 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는 게 신민아의 항변이었다. 그러고 보니 지난 5년의 공백 외에 신민아는 꽤 다양한 작품을 소화해왔다. 특히 상업영화가 아닌 예술영화로써 올해 6월 공개됐던 장률 감독의 <경주>는 배우로서 신민아가 자연스럽게 택했던 작품 중 하나였다.

"<경주>에 출연한 게 다들 의외였나 보더라고요. (대중에게 가까워지기 위해) 나름 노력해왔다 생각했는데 지금까진 잘 안 닿았던 듯해요. <나의사랑 나의신부>로 좀 더 가깝게 느껴주시면 좋겠어요. 앞으로도 노력할 겁니다. 어디엔가 있을 법한 캐릭터를 편하게 해나가고 싶었어요.

여신 이미지라는 말은 누구에게나 반감이 들걸요? 유난히 그런 느낌의 화보도 많이 찍어서 만들어진 이미지였다고 생각해요. 20대엔 제가 보일 모습이 한계가 있으니 그런 쪽으로 표현된 거 같아요. 요즘은 금기어입니다! (웃음) 실제로 저 편안한 사람이기도 하고, 그렇게 받아들여주셨으면 좋겠어요."

어느덧 신민아도 30대로 접어들었다. 작품을 잠시 쉬는 동안 혹시나 쳐져 있거나 우울감에 빠지진 않았는지 물으니 오히려 운동도 하고 식단 조절도 하면서 부지런하게 살았다고 한다. 조바심이 들 때를 이미 어린 나이에 경험했기에 가능한 여유였다.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에서 잔소리쟁이 아내 미영 역의 배우 신민아가 29일 오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가장 사랑받았던 모습이 그리워서 첫사랑을 찾으러 간 거예요. 사랑하는 영민씨에게 사랑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든 거니까. 저 역시 처음 사귀었던 사람이 첫사랑은 아닌 거 같아요. 만약 지금 연애하고 있다면 그 사람이 바로 첫사랑 아닐까요?" ⓒ 이정민


"배우를 안 했다면 무엇을 하며 살아야할까 많이 생각했죠. 특히 여배우라면 아마 이런 생각은 다 할 겁니다. 사실 어릴 때 데뷔하지 않고 평범하게 살았다면 지금의 성격과 달랐을 거 같긴 해요. 원래 내 모습과 연예 활동에서의 모습이 섞인 게 지금의 저겠죠? 일 하면서도 절 돌아볼 시간은 충분합니다. 바빠서 못 돌아본다는 건 약간은 핑계 같아요. 스스로를 정비하는 노하우가 생겨서, 지금 행복하고 만족하면서 살고 있어요.

30대가 됐다고 달라질 건 없지만 주변에선 더 편하게 대해주시는 거 같아요. 어른으로 인정해준다는 느낌이에요. 주변 사람들의 소중함을 더욱 느끼고 있고, 제 고민도 함께 나누고 있습니다. 예전엔 왜 내 고민을 남에게 말하는지 이해가 안됐는데, 요즘은 위로 받으며 자연스럽게 절 치유하는 방법을 알아가고 있어요. 활동적이 됐네요."

16년의 연예계 생활에 많은 일이 없었겠는가. 그녀는 잘 견뎠고, 자라왔다. 자신의 행복론을 말하며 신민아는 "연륜이 괜히 있는 게 아니고 뭐든 허투루 지나가는 건 없다고 생각한다"며 "극복하지 못할 상처가 앞으로 올 수도 있지만 잘 치유하며 괜찮게 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러 모로 자신을 알고 남을 돌아볼 줄 아는 '사람' 신민아였다.



신민아 나의 사랑 나의 신부 조정석 배성우 최진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