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이다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SK 와이번스 대 두산 베어스의 경기 연장 10회 초 무사 2·3루. SK 조동화 뜬 공 타구 때 박계현이 홈으로 쇄도하고 있다.

▲ 역전이다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SK 와이번스 대 두산 베어스의 경기 연장 10회 초 무사 2·3루. SK 조동화 뜬 공 타구 때 박계현이 홈으로 쇄도하고 있다. ⓒ 연합뉴스


두산 베어스가 마지막까지 뜨거운 프로야구 순위 경쟁에 찬물을 끼얹었다.

두산은 지난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5-0으로 크게 앞서나가다 5-7로 역전패를 당했다. 이날 패하면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될 뻔했던 SK는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면서 꺼져가던 불씨를 되살렸다.

반면 SK가 패하면 자동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되는 4위 LG 트윈스는 두산의 승리를 기대했다가 아쉬운 입맛을 다셔야 했다. 물론 야구에서 5점 차 역전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배경과 과정에 있다.

정규시즌 6위에 그치며 이미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된 두산은 민병헌, 오재원, 최재훈 등 주전 선수를 대거 선발 명단에서 제외했다. 이들이 몸 상태가 좋지 않았기에 여기까지도 이해할 수 있었다.

두산은 일부 주전 선수가 빠졌어도 경기 초반부터 정수빈, 고영민, 김진형, 김현수가 연속 4안타를 터뜨리며 SK의 선발로 나선 김광현을 무너뜨렸다. 두산 선발 이현승도 5회까지 단 1점만을 내주며 호투했다.

그러나 두산은 잘 던지던 이현승을 빼고 임태훈을 구원 등판시켰다. 임태훈은 구위가 약했고 제구 난조까지 겪으며 피안타와 볼넷으로 연거푸 실점했다. 그러나 두산의 송일수 감독은 임태훈을 고집했고, 결국 6회초에만 4점을 내주며 5-5 동점을 허용했다.

두산의 의아한 선수 교체는 타선으로 이어졌다. 김현수가 5회말 중전 안타를 터뜨린 뒤 이성곤과 교체됐고, 홍성흔도 대타 김재환에게 타석을 넘겨주며 일찌감치 경기를 마쳤다.

기존의 주전 선수를 대신해 선발로 투입된 1루수 오장훈도 올 시즌 첫 선발 출전이고, 포수 김응민은 프로 데뷔 후 첫 선발이었다. 결국 두산은 사실상 2군이나 다름없는 전력으로 경기에 임한 것이다.

이들의 활약도 실망스러웠다. 두산은 7회말 무사 1, 2루의 기회를 잡았지만 이성곤, 오장훈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고, 연장전에서도 이성곤의 어설픈 수비로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된 두산이 부상의 우려가 있는 선수를 무리하게 출전 시킬 이유는 없다. 또 후보 선수들을 다양하게 활용해 실전 경험을 쌓게 하는 것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

그러나 두산은 야구팬의 관심이 집중된 이날 경기의 중요성을 외면했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걸린 SK와 LG는 두산의 '무성의'에 희비가 엇갈렸고, 포스트 시즌 탈락과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경기장을 찾아 열심히 응원한 두산 팬들도 허무한 역전패에 고개를 숙였다.

결국 두산의 신중하지 못한 선수 기용은 큰 실망을 남겼다. 이날 경기의 방송 해설을 맡은 김인식 전 두산 감독도 "정말 이기고 싶었다면 이렇게 할 수 있겠느냐"며 "다시는 이런 경기가 나와서는 안 된다"고 따끔한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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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프로야구 송일수 김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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