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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수 부산시장이 6일 오전 부산시청에서 시장 취임 100일을 즈음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서병수 부산시장이 6일 오전 부산시청에서 시장 취임 100일을 즈음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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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BIFF) 상영작인 <다이빙벨>에 대한 상영 반대 입장을 밝혀온 서병수 부산시장이 앞으로도 논란이 있는 상영작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의사를 밝히겠다는 뜻을 전했다.

BIFF 조직위원장이기도 한 서 시장은 6일 오전 자신의 취임 100일을 즈음한 기자회견에서 "(상영작 선정에) 자율이라고 하는 측면을 구사하기 위해서는 책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조직위원장으로서 할 수 있는 권한을 완전히 놓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앞서 서 시장은 세월호 참사 관련 다큐멘터리 영화인 <다이빙벨>이 BIFF에서 상영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며 논란을 일으켰다. 서 시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영화가 "정치적 중립을 훼손할 수 있는 작품"이라며 "상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서 시장의 뜻에 따라 부산시도 BIFF 측에 지속적으로 이 영화의 상영 철회를 주문하며 논란이 더욱 커졌다.

그동안 BIFF는 7명으로 구성한 프로그래머 회의를 통해 1차 선정 후 전체 회의를 통해 최종 결정하는 방식으로 상영작을 결정해왔다. 전임 시장들은 이 과정에서 논란이 야기한다는 이유로 특정 영화에 대한 상영 반대를 외친 적이 없었고, BIFF도 그 같은 이유로 예정한 상영작을 철회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서 시장이 또다시 공개적으로 상영작 선정에 자신의 목소리를 내겠다고 밝히면서 차기 BIFF에서도 같은 문제가 재발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부산시가 BIFF 예산의 절반가량을 내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시가 영화제 길들이기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또한 커질 전망이다. 부산시는 올해에만 BIFF 전체 예산 123억 원 가량 중 60억 5000만 원을 지원했다.

봉준호 "30년 된 명가 식당에서 육수의 어떤 재료 빼달라는 것"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5일차인 6일 오전 부산 해운대 우동 CGV센텀시티점에서 열린 초청작 <다이빙벨> 상영회 및 관객과의 대화에서 노란리본을 단 관객들이 입장하고 있다. <다이빙벨>은 2014년 4월16일 침몰한 세월호 구조현장에 투입된 '다이빙벨'을 목도한 제작자가 세월호를 둘러싼 의문을 영상에 담은 다큐멘터리다.
▲ '다이빙벨' 상영, 세월호의 진실은?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5일차인 6일 오전 부산 해운대 우동 CGV센텀시티점에서 열린 초청작 <다이빙벨> 상영회 및 관객과의 대화에서 노란리본을 단 관객들이 입장하고 있다. <다이빙벨>은 2014년 4월16일 침몰한 세월호 구조현장에 투입된 '다이빙벨'을 목도한 제작자가 세월호를 둘러싼 의문을 영상에 담은 다큐멘터리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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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시장의 발언이 전해지자 시민단체에서는 오히려 서 시장이 논란을 유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미숙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영화제 재정에는 모든 책임을 다하지 않으면서 상영장 선정에는 책임을 강조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면서 "더군다나 조직위원장은 명예직으로서 실제로 일을 하는 직책이 아님에도 앞으로도 직접 개입하겠다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양 사무처장은 "영화제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는 것은 정작 서 시장 본인"이라면서 "시장이 오히려 영화를 정치적으로 해석해 문화로 받아들일 수 있는 내용조차 논란으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영화제가 정치적 중립을 지키려면 정치인인 서 시장이 BIFF를 내버려두면 된다"고 강조했다.

영화인들 역시 앞서 서 시장의 BIFF 상영작 철회 요구에 유감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대표적으로 BIFF의 뉴커런츠 심사위원을 맡은 봉준호 감독은 사견을 전제로 "BIFF는 내년이 20주년인데, (상영 철회 요구는) 30년 된 명가 식당에서 육수의 어떤 재료를 빼달라고 하는 것과 같다"며 "시정 첫 해이고 영화제 운영에 대해 잘 몰라서 벌어진 실수로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예매 개시 첫날 모두 매진된 <다이빙벨>은 6일 오전 첫 상영을 마쳤다. 영화는 오는 10일 한차례 상영을 더 앞두고 있다.


태그:#서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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