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이 대만을 물리치고 금메달을 향해 순항을 했다. 대만과의 경기는 사실상 미리 보는 결승전이라고까지 불렸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1회부터 7점을 뽑아내며 결국 10-0, 8회 콜드게임으로 완승을 거두었다.

야구 예선은 중복 중계, 남자 배드민턴 단체 결승은 미중계?

이날 경기는 KBS와 SBS, 두 공중파 방송이 무려 4시간 동안 생중계를 했다. 특히 두 방송사는 박찬호와 이승엽이라는 거물급 해설자를 영입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의 경기를 중계하는 데 공을 들였다. 하지만 이날 경기의 중계는 23일 밤에 있었던 배드민턴 대표팀의 금메달 미중계와 비교되면서 많은 누리꾼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승리 기쁨 만끽하는 야구 대표팀 한국 야구 대표팀 선수들이 24일 오후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야구 B조 예선 2차전 대만과의 경기에서 8회말 10대 0 콜드게임 승리한 뒤 자축하고 있다.

▲ 승리 기쁨 만끽하는 야구 대표팀 한국 야구 대표팀 선수들이 24일 오후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야구 B조 예선 2차전 대만과의 경기에서 8회말 10대 0 콜드게임 승리한 뒤 자축하고 있다. 이날 경기는 KBS와 SBS에서 중복 중계 됐다. ⓒ 유성호


사실 아시안게임에서의 야구는 대한민국, 대만, 일본 3개국이 메달 색깔을 두고 경쟁하는 종목이다. 워낙 아시아 야구 저변이 얕은 관계로 이 3국 외에 여타 국가들은 대표팀을 구성하는 것 자체가 어려울 정도이다. 한때나마 야구에 큰 관심을 보였던 중국도 지금은 실력이 정체되어 있는 상황이다.

실질적 라이벌로 여겨지는 일본은 이번 아시안게임에 프로출신을 단 1명도 포함하지 않았다. 100% 전력이 아닌 것은 사회인 야구 출신으로 대표팀을 구성한 일본만이 아니다. 대만 역시 병역혜택이 없어지면서 제대로 된 전력의 대표팀을 구성하지 않았다. 대만은 이번 아시안게임에 마이너리그 위주의 선수들로 팀을 꾸려 참여했다.

이에 반해 대한민국 대표팀은 병역면제라는 달콤한 혜택을 위해 리그까지 중단했다. 1명의 아마추어를 제외하고는 전원 프로 출신으로 거의 최강의 팀을 구성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지난 도하 아시안게임에서는 일본 사회인출신 야구대표팀과 대만 야구팀에 모두 지면서 동메달에 그치는 참사가 있었다. 섣불리 결과를 예상할 수는 없다. 하지만 엄연히 전력차이가 나는 게 사실이다.

결국은 돈의 논리... 비인기종목 선수의 눈물

김기정-김사랑 '중국 호락호락 하지 않네' 한국의 김기정과 김사랑이 23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배드민턴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의 푸하이펭, 자위윈과 맞붙어 경기를 펼치고 있다.

▲ 김기정-김사랑 '중국 호락호락 하지 않네' 한국의 김기정과 김사랑이 지난 23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배드민턴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의 푸하이펭, 자위윈과 맞붙어 경기를 펼치고 있다. 그러나 이날 경기는 전파를 타지 못했다. ⓒ 유성호


이러한 상황에도 무려 2개의 공중파 방송사가 예선부터 치열하게 중계 경쟁을 벌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결국은 광고 수익 때문이다. 돈이 되기 때문에 중계를 한다. 중복 편성도 마다하지 않는다. 야구, 남자 축구, 박태환의 수영, 리듬체조의 손연재 정도 제외하고는 방송사에서 광고 수입을 제대로 얻을 수 있는 스포츠 종목은 현재 없다. 비인기 종목의 선수들이 흘린 땀과 노력의 결실을 단순히 돈의 논리로만 판단할 수 있을까. 중계에서부터 상당한 편차가 생기는 것은 상당히 아쉬운 일이다.

이번 인천 아시안게임이 많은 국민들로부터 냉대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집행부의 준비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기도 하지만 감동적인 순간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 방송사들의 책임도 크다. 개막한 지 벌써 6일째가 됐지만 영광의 순간들과 감동의 순간을 제대로 접한 국민이 과연 몇이나 될까. 지상파 3사는 자신들의 중계 행태가 올바른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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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야구 중복 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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