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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이 10만인클럽 '아름다운 만남'에서 일제 침략기와 8·15해방, 그 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정권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이 10만인클럽 '아름다운 만남'에서 일제 침략기와 8·15해방, 그 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정권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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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기완 선생은 싸우는 현대사다. 일제 침략기와 8·15해방, 그 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정권 때 길거리에서 새날을 외치다가 모진 고문을 당하기도 했다. 지난 4일 그와의 대거리에서 한 이야기 중 현대사와 관련된 부분을 풀었다.  

[일제 침략기] 찬우물, 찬샘 지역 명칭이 몽땅 사라진 까닭

"일제 침략기는 아주 야만적이고 반인륜적인 범죄의 시대였어. 일제는 한반도에 침략하자마자 사람을 잡아서 죽였어. 500만 명을 죽였잖아. 또 한반도에서 생산되는 먹거리 중 가장 중요한 쌀을 1년에 2천만 석씩 뺏어갔어. 나도 어릴 때 쌀밥은 못 먹었어. 보리밥, 조밥, 강냉이 한 자루 정도였지.

일제는 또 만행을 영구화 하려고 했어. 이 땅에서 수만년 살아온 우리 문화 역사를 말살하려고 했지. 대표적인 게 역사 파괴야. 우리말과 우리글을 못 쓰게 했어. 이 땅의 가장 오래된 염원이 아로새겨진 자연현상이 있었는데 찬우물, 찬샘이야. 침략 전에 이걸 조사했어. 찬샘을 보니 물이 콸콸 끊임없이 솟아나와 둘레의 땅을 기름지게 해. 그리고 찬샘은 그걸 '내거'라고 하질 않아. 피곤하다고 하지도 않아. 이게 뭐냐? 이게 바로 사람의 염원이다, 그거야.

왜놈들이 이걸 파악했어. 식민지 지배하기 전에 찬샘, 찬우물이라는 마을 이름을 다 없앴어. 대표적으로 서대문 쪽을 넘어가면 샘골이라는 곳이 있었는데, 그곳을 '영천'으로 바꿔버렸어. 우리 민중의 바랄(꿈)을 죽였다니까. 인류 역사에서 가장 극악한 만행을 저지른 게 바로 식민지 지배야."

[8·15 해방] 감격... 춤추다 똥통에 빠진 아버지


"8·15 해방은 감격 아니었나? 우리 아버지는 춤추다가 똥통에 빠졌어. 아버지 따라서 나도 똥물에 들어가서 춤을 췄어. 초등학교 5학년 때쯤이었지. 그런데 해방은 그 감격에 대한 침략이야. 감격을 죽였고 해방을 죽였다, 이 말이야! 우리가 싸워서 쟁취한 8·15라는 해방을 죽이고 다시 식민지를 만들었어. 8·15 해방이란 미국과 소련에 의한 한반도의 침략이야. 8·15 해방을 침략한 거야.

이승만 정권에는 수백만 명이 죽으면서 제국주의 침략과 싸웠던 해방정신이 하나도 없어. 미국 냉전 논리를 그대로 받아들인 냉전의 사생아야. 4·19 혁명 때 초등학생까지 총에 맞아 죽었어. 김주열 열사는 고2 때 눈에 최루탄을 집어넣었고 온몸엔 돌멩이를 넣어서 마산 앞바다에 집어던졌는데, 그걸 간첩의 소행이라고 거짓부렸어.

이승만은 이렇게 민중 저항을 압살하면서 그 죄업은 민중에게 뒤집어씌우려고 했지. 이에 민중의 노여움은 청와대를 습격해 이승만을 몰아냈어. 4·19는 민중 혁명이면서 이 땅에서 수십만 년 동안 해보지 못한 '성취한 혁명'이었어. 동학농민혁명 때 30만 명이 싸우다 죽었지만 이루진 못했잖아.

[박정희 정권] 박정희의 세 가지 '반역'

박정희는 뭐냐? 우리 어깨 위에는 일본 제국주의 침략을 온몸으로 타도해야 하는 역사적 과업이 있었어. 그런데 박정희는 민족이 걸머진 가장 중요 과제를 저버리고 일본군 소위로 친일민족 반역을 했어. 박정희는 8·15 해방 이후에 공적 사회에 나설 자격이 없는 사람이야. 

박정희는 왜정 때는 민족을 배신했을 뿐 아니라 해방 뒤엔 사람을 배신했어. (공산당) 조직의 내용을 폭로하고 자기만 살아남으면서 몇 백 명이 총살당했다는 역사적 사실이 있어. 이념을 떠나 인간적으로 배신한 거야.

그리고 박정희는 한반도 역사에 처음 있었던 성취한 혁명인 4·19를 뒤엎었어. 1년도 채 안돼서 시끄럽다고 총칼로 뒤집어엎고 정권을 찬탈해버렸잖아. 민중혁명을 죽인 반혁명이었어. 한 인생이 일생동안 세 번씩이나 반역을 한 주인공은 박정희 하나밖에 없을 거야." 

[전두환 정권] 박정희의 아류

"전두환은 박정희의 아류지. 나를 미친개처럼 끌고 갔어. 하루는 매를 맞다가 때린 놈에게 말을 걸었어.

'이거 봐, 힘이 세서 매질이 매섭구먼. 근데 술도 먹을 줄 알아?'
'야, 이 자식아 술 못 먹는 놈이 어디 있어? 그런데 그건 왜 물어?'
'…….'
'어디서 주로 먹는지 알고 싶어서 그래.'
'서울에 술집이 명동밖에 더 있어. 그런데 그걸 왜 물어?'
'술 먹고 나오는 명동 골목이 다 좁잖아. 신경 써야 할 거야.'
'그게 무슨 말이야?'
'좁은 골목에서 나하고 부딪치면 넌 죽어, 이 새끼야!'

1979년 12월 보안사령부에 끌려갔을 때의 이야기야. 그 말을 하고 엄청 맞았어. 내 몸이 82킬로였는데 한 달 만에 38킬로로 떨어졌어. 우리 집사람이 감옥에 접견을 와도 저게 누군가, 그랬어. 그때 내가 썼던 시가 있어. '젖먹이적 모든 힘이 다한들 벗이여, 결코 흔들리지 말자~' 피눈물의 달구질이었어."

[백기완 선생과의 대거리 다섯 마당①] "세월호 참사? 그건 정권의 참혹한 학살이야!"
[백기완 선생과의 대거리 다섯 마당②] "내가 싼 똥과 오줌을 핥으라고? 난 절망했다"
[백기완 선생과의 대거리 다섯 마당④] "백발 투사? 난 울보다"
[백기완 선생과의 대거리 다섯 마당⑤] "뿔로살이처럼 네 성깔대로 살란 말이야"

 


태그:#백기완, #아름다운 만남, #10만인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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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환경과 사람에 관심이 많은 오마이뉴스 기자입니다. 10만인클럽에 가입해서 응원해주세요^^ http://omn.kr/acj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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