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애

이영애 ⓒ mbc


"걱정이 될 만큼 신선하다"며 극비리에 준비하던 인천 아시안게임 개회식 성화 최종 점화자가 2014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아래 조직위) 측의 어이없는 실수로 배우 이영애(43)씨라는 '사실'이 들통났다. 이는 비스포츠인이 성화를 점화하는 것은 전례도 없고, 행사 취지에도 맞지 않다는 비판을 받으면서 찬반 논란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조직위는 성화 점화자 교체 없이 그대로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조직위의 한 관계자는 19일 <오마이뉴스>의 확인 요청에 대해 "(성화 점화자 교체에 대해) 들은 바 없다"면서 "(성화 점화자가) 꼭 선수여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걱정이 될 만큼 너무 신선하다"더니... 실수로 점화자 들통

아시안게임 개회식 총연출을 맡은 장진 감독은 지난 8월 말 아시안게임 관련 기자회견에서 성화 점화자를 언급하며 "어느 날 갑자기 그 분에 대한 정보가 나왔다, 걱정이 될 만큼 너무 신선했다"고 말했다. 이후 조직위는 성화 점화자와 점화 방법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끼며 보안을 유지했으나, 개막 하루 전날인 18일 '개회식 해설 자료'를 배포하면서 들통이 났다.

성화 점화자를 두고 "아시아 전역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OOO씨"라며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한국의 전통과 문화를 알리고 있는 OOO씨는 중국에 초등학교를 설립하는 등 나눔과 봉사를 통해 아시아의 화합에 기여했다"고 소개한 것.

지나치게 친절한 조직위 측의 설명은 단박에 성화 점화자가 배우 이영애씨임을 드러냈다. 실제로 2003년 드라마 <대장금>으로 출연한 이씨는 이후 중국·일본 등으로 드라마가 수출되면서 큰 인기를 얻었고, 지난 2006년 3월 중국 저장 항저우 인근 마을의 폐교 직전인 학교에 한화 약 5,000만원을 기부, '이영애 소학교'를 세우기도 했다. 

조직위 측의 어이없는 실수로 극비리에 추진되던 성화 점화자가 사실상 공개되자, 당황한 조직위는 19일 오전 10시께 미디어 전용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개회식 해설 자료 수정본을 올렸다. '성화 점화자'라는 단어를 아예 빼고, 설명에서도 '아시아 전역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이라는 부분을 지웠다.

그러나 성화 최종 점화자는 변동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개회식을 준비하는 개·폐회식부의 한 관계자는 배우 이영애씨가 점화자인지를 확인하는 <오마이뉴스> 기자의 질문에 "노코멘트"라면서도 "(최종 점화자가) 바뀌었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배우가 최종 점화자인 게 적합한지를 묻는 질문에는 "그게 뭐 꼭 (스포스선수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 않나, 총 연출에 따라서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성화봉송팀의 또 다른 관계자 또한 "아직까지 전달받은 변동 사항은 없다"고 덧붙였다.

당황한 조직위, 수정본 올리며 "한류 스타가 개회식 전부는 아냐"

배우인 이씨가 성화 최종 점화자로 뽑힌 것이 적합한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조직위는 지난 18일 오후 11시께 '한류 스타가 아시안 게임 개회식의 전부는 아니다'라는 제목의 보도 자료를 올리며 진화에 나섰다. "한류 스타가 홍보에 큰 역할을 하고 있긴 하지만 그게 (개회식 행사의) 전부는 아니다"라는 것이 개회식 연출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씨가 성화 최종 점화자라는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찬반이 엇갈리지만, 대체로 부정적인 반응이 압도적이다. "한국의 의미를 알릴 수 있는 기회(ID: hose****)"라며 찬성을 표시하는가 하면, "4년 동안 피 땀 흘린 선수들 축제에 연예인이 웬말(ID: heli****)"이냐는 의견도 있다.

트위터에서도 "그저 한류에 의존하는, 부족한 컨텐츠를 자랑하는 건가(@badro*****)", "제 기억에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개최국 어느 나라에서도 비스포츠인, 그것도 연예인이 성화최종주자가 된 것은 본 적이 없다, 중국을 빼고 이영애씨를 아는 참가국선수들이 얼마나 될까( @socc*****)"라는 등 비판이 이어졌다.

한편 19일 오후 7시 열릴 인천아시안게임 개회식에는 맞이행사와 환영인사, 굴렁쇠 퍼포먼스, 인천시민들이 참여하는 퍼포먼스, 문화공연, 선수단 입장 및 대회기 게양 등의 공식행사와 성화점화, 축하공연 등의 순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조직위는 특이한 성화 점화 방식을 강조하며, 인천의 역동성을 표현한 성화 점화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1986년 서울과 2002년 부산에 이어 세 번째로 대한민국에서 개최되는 이번 인천 아시안게임에는 아시아 45개국 2만여 명이 참가하며, 오는 10월 4일까지 16일간 개최된다. 경기종목은 수영, 양궁, 육상 등 36개이며, 입장권은 인터넷(http://ticket.incheon2014ag.org)과 콜센터(1666-9990, 1599-4290),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5층, 인천시청 1층 종합민원실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구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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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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