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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 앵커가 진행하는 JTBC 메인 뉴스프로그램 <뉴스9>이 지난 16일로 방송 1주년을 맞았다.

방송 1주년을 맞은 JTBC <뉴스9>의 성적은 최근 시사주간지 <시사저널> 발표에 근거하면 합격점이다. <시사저널>이 조사기관 미디어리서치와 함께 조사한 발표에 따르면, JTBC는 우리나라 언론사 중 영향력 6위, 신뢰도 3위, 열독률 8위를 차지하며 눈부신 발전을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각 지표마다 1% 내외 수준을 넘지 못하던 지난해에 비하면 그야말로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JTBC 뉴스9.., 성장과 한계는?
 JTBC 뉴스9.., 성장과 한계는?
ⓒ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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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1주년을 맞은 JTBC의 <뉴스9>은 이런 성장을 기반으로 오는 22일부터 뉴스 시간대를 8시로 앞당기면서 프로그램 이름도 <뉴스9>에서 <JTBC 뉴스룸>으로 바꿨다. 더불어 국내 방송사 저녁 메인 뉴스 최초로 뉴스 시간을 100분으로 확대하는 등 공격적 편성 전략을 통해 타사 뉴스프로그램들과 경쟁을 펼친다.

뉴스 시작 시간인 8시대는 속도감 있는 진행으로 기존의 뉴스 프로그램처럼 그 날의 주요 뉴스를 정리·보도하고, 9시대는 그 날의 주요 뉴스를 심층적으로 분석하는 앵커 브리핑과 인터뷰, 심층 취재, 토론 등의 포맷으로 제작한다고 알려졌다. JTBC의 이런 변화는 우리나라 뉴스 프로그램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손석희 앵커가 밝힌 지난 1년간 JTBC <뉴스9>이 지향했던 방향은 '정론 저널리즘'이었다. 나아가, JTBC <뉴스9>은 기존의 뉴스 프로그램이 사용하던 형식과 내용들을 과감히 탈피하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해왔다. 뿐만 아니라, 손석희 앵커가 진행하는 <뉴스9>은 저널리즘의 기본 원칙이 전혀 지켜지지 않는 우리나라 방송 환경에서 거의 유일하게 저널리즘의 원칙을 지키려는 노력을 지속해 왔다.

진보·보수의 정치 이데올로기를 가능한 한 배제하고 사실에 근거한 뉴스를 생산, 전달하려는 노력을 계속해 온 것이다. 이것이 바로 JTBC <뉴스9>의 첫 번째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뉴스란 기자나 언론사의 개인 생각이나 정치적 이념을 철저히 배제하고, 이슈 사건을 있는 그대로 다양한 시각에서 사실 중심으로 시청자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JTBC의 <뉴스9>은 최소 이런 원칙을 지키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았기에 종편 채널임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로부터 긍정적 호응을 받는 프로그램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JTBC <뉴스9>의 두 번째 성과는 뉴스 프로그램 제작 과정에서 '선택과 집중'이라는 전략으로 기존 뉴스가 놓친 '심층 보도'를 뉴스 프로그램에 접목했다는 것이다. 손석희 앵커의 <뉴스9>은 기존 뉴스 프로그램이 가지고 있던 뉴스 아이템을 백화점식으로 나열해서 보도하는 전형적인 형식을 벗어났다. 논란이 되고 있는 이슈를 인터뷰와 즉석 여론조사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보도해서 시청자가 주요 이슈에 대해 구체적 정보를 바탕으로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세월호 침몰사고 10일째인 지난 4월 25일 오후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JTBC 뉴스9' 손석희 앵커가 생방송으로 뉴스를 진행하고 있다.
▲ 진도에서 뉴스 진행하는 손석희 세월호 침몰사고 10일째인 지난 4월 25일 오후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JTBC 뉴스9' 손석희 앵커가 생방송으로 뉴스를 진행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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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JTBC <뉴스9>은 뉴스를 다양한 시각에서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뉴스 제작 방법을 통해 주요 이슈에 대해 시청자들이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세월호 관련 보도다. 

JTBC <뉴스9>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자 세월호 관련 이슈를 지속적으로 집중 보도하면서 시청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다른 방송사들은 보도하지 않는 시청자가 정말 알고 싶어 하고, 정말 궁금해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구체적으로 보도하면서 시청자의 알권리를 충족 시켰다.

기존 방송사들이 정치·자본 권력의 영향을 받아 저널리즘의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왜곡, 편파 보도를 자행하고, 공영방송 KBS의 사장이 정권의 영향을 받아 보도 국장에게 압력을 가해 뉴스프로그램에 영향을 미치는 등 언론의 자유와 방송의 공정성이 무너지는 상황에서 JTBC <뉴스9>은 비교적 객관적이고 공정한 보도를 위한 노력을 보여줬다.

JTBC <뉴스9>이 이처럼 시청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공영 방송을 포함해 기존의 지상파, 종편, 보도전문채널들이 권력 집단의 눈치만 보면서 정권 홍보 기사만을 내보내는 상황에서,  JTBC <뉴스9>의 공정한 보도가 '어부지리'를 얻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라디오 아닌 TV... 스튜디오 인터뷰 라이브, 성공할까?

그렇다면 방송 1주년을 맞는 손석희 앵커의 <뉴스9>의 한계는 무엇일까? 먼저, JTBC <뉴스 9>이 심층보도에 치중해 인터뷰를 라이브로 10분씩 진행하다 보니 시청자들의 프로그램 몰입도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이는 시청자의 내용 이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와 함께, 스튜디오에서 라이브로 이뤄지는 인터뷰가 10분씩 진행되다 보니 라디오가 아닌 TV 매체의 특성상 시청자들이 지루함을 느낄 수 있는 약점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TV 뉴스프로그램에서 진행되는 라이브 인터뷰가 분명 새로운 시도인 만큼 이번 개편을 계기로 시청자의 뉴스 프로그램 몰입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아 실행해야 할 것이다. 또한, JTBC <뉴스9>이 손석희 앵커의 뉴스 진행은 기존의 뉴스프로그램과 차별화를 만들었지만, 기자들의 리포트 대부분은 다른 뉴스프로그램과 크게 다르지 않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손석희 앵커가 진행하는 JTBC <뉴스9>에 대한 시청자들의 긍정적인 평가는 차별화된 뉴스 프로그램 포맷보다 실질적으로는 다른 방송사에서 다루지 않는 시청자의 알 권리에 입각한 이슈들을 다뤄 준 것이 더 큰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KBS, MBC, SBS 등 주요 방송사 뉴스가 저널리즘의 기본 원칙조차 지키지 않고 편파, 왜곡, 축소 보도를 자행하고 있는 가운데 JTBC <뉴스9>이 정치적, 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들을 잘 전달했기 때문이다.

결국, 지금 JTBC <뉴스9>이 시청자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주된 이유가 심층적인 뉴스 프로그램 포맷을 만들었다는 성과라기보단 '이런 것도 다루어 주는 방송'이라는 인식이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방송 1주년을 맞아 새로운 시도를 하는 JTBC <뉴스9>. 단순히 기존 방송사가 제작하는 뉴스프로그램의 편향 보도에 싫증을 느낀 시청자가 JTBC <뉴스9>에 보내는 응원성 호응을 넘어, 프로그램의 포맷의 혁신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재미와 감동 주는 뉴스 프로그램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덧붙이는 글 | 최진봉 기자는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재직중입니다. 이 기사는 미디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손석희, #JTBC, #뉴스9, #최진봉, #방송 저널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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