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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이사회 이사들이 5일 이인호(79·여·서울대 명예교수) 신임 이사장 내정자의 선임에 반대하며 이를 위해 열린 임시이사회에 불참했다.
▲ "이인호 이사장 선임 반대, 이사회 불참" KBS 이사회 이사들이 5일 이인호(79·여·서울대 명예교수) 신임 이사장 내정자의 선임에 반대하며 이를 위해 열린 임시이사회에 불참했다.
ⓒ 유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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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17일 오후 4시 52분]

일부 정치권·언론단체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인호(79) 전 서울대 명예교수가 이달 초 KBS 이사장으로 선출된 가운데, 이에 반대하는 야당 측 KBS 이사들이 17일 "국민들은 KBS의 최고의결기구 수장이 어떤 가치관을 가진 사람인지 알 권리가 있다"며 공개 답변을 재차 촉구했다.

이는 지난 12일 이 이사장에게 보낸 공개질의에 이어 두 번째 공개질의다. KBS 이사회 김주언·이규환·조준상·최영묵 이사 등 야당 이사 4인은 앞서 12일, 조부의 친일 행적 옹호 등으로 논란을 빚은 이 이사장에 대해 근현대사 등 역사관 관련, KBS의 독립성과 이사회 운영 등 공영방송 철학을 묻는 내용을 11개 질문으로 정리해 공문으로 보냈다. 

여기에는 ▲ 친일문제 등 근현대사 관련 질문(교학사 교과서, 조부 친일, 이승만 대통령 등 과거 정권 평가 문제) ▲ 최근 현안 관련 질문(문창극 전 총리 지명자 발언, 세월호 특별법 문제) ▲ KBS의 독립성 문제(편성 제작의 독립성 등) ▲ KBS 이사회 운영 문제(이사장 선임과정의 적절성, 향후 이사회 운영 관련 소신) 등 크게 다섯 가지 내용이 담겨있었다.

야당 측 이사들에 따르면 이 이사장이 이에 대해 지난 15일 보내온 답변 메일은 간단했다. 김주언 야당 이사는 17일 오전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답변이 A4 용지 한 장도 안 됐으며, 11개 질문에 대한 구체적 내용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질의는 사상 검증이 아니다, 최근 논란 속에서 국민들이 품고 있는 우려와 의문을 해소하는 차원"이라 설명했다. 

"가치관 검증 결코 용납 안 돼" vs. "알권리 차원... 이사회 불참"

이들은 2차 공개질의서에서, 앞서 한 질문들을 설명하며 "답변 메일은 잘 받았다, 이 이사님이 보낸 메일 중 '국민의 방송은 정파적 이해관계에 구애 받지 않고 공공성과 공정성을 극대화하는 일에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는 부분은 저희도 공감하며, 앞으로도 그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하지만, (메일 중) '언론·사상의 자유가 보장되는 대한민국에서 동료들 간에 서면 집단 질의를 통해 역사관·가치관을 검증하려 한다는 것은 형식상 결코 용납 될 수 없는 일이며 절대로 선례를 남겨서는 안 되는 일'이라는 답변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며 "우리 4인 이사가 공개질의서를 보낸 것은 사상을 검증하겠다는 뜻이 아니다"라고 썼다.

이사들은 최근 KBS 이사장 선임 과정에서 과거 이 이사의 말이나 글이 공개돼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고 지금도 주요 관심사로 회자되고 있다면서, "국민들은 '국민의 방송 KBS'의 최고의결기구 수장이 어떤 생각과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지 알 권리가 있다, 국민의 알 권리 보장 차원 이 이사님이 논란에 대해 공개·공식적으로 의견을 밝히는 것이 순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이사장은 '17일 오후 열릴 KBS 이사회에서 취임인사와 함께 해명하겠다'는 요지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야당 측 이사들은 여전히 이사장이 공개적으로 의견을 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이사회 회의에서 (얘기하면) 우리의 의문은 해소될 수 있으나, 더 중요한 것은 일반 국민들의 의문을 해소하는 일"이라며 "(이 이사장은) 이사들·임직원 의견이 모아지면 방송으로 의견을 표명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파장의 발단이 이사들·임직원과는 무관한 사안이므로 동의가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썼다.

이에 따라 당분간 KBS 이사회 파행은 불가피해 보인다. 야당 이사들은 17일 오후 열릴 이사회에도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김주언 이사는 "11가지 질문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공개적으로 해야 한다, 문서로 남겨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음은 KBS 이사회 야당 이사 4인(김주언·이규환·조준상·최영묵 이사)이 이 이사장에게 보낸 11개 질의 내용.

1) '친일·독재 미화' 논란이 있었던 교학사 교과서 내용을 포함해, 한국 근현대사에 대한 견해는 어떤 것인지

2) 친일반민족행위 704인 중 한 명인 조부의 친일 행위에 대한 견해와 입장은 무엇인지

3) "(영상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는 등 문창극 전 총리지명자에 대한 발언 관련 해명

4)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해 "공이 90, 과는 10"이라고 했는데, 이 전 대통령과 과거 독재 정권에 관한 견해

5) 세월호 참사의 대통령 책임문제에 대해 "정쟁의 모습일 뿐"이라고 언급했는데, 이와 관련한 특별법 제정에 대한 견해

6) 본인이 이번에 KBS이사(장)이 되는 과정과 절차가 합당했다고 보는지

7) 일본 공영방송에 해당하는 NHK 신임 회장(모미이 가쓰토)이 "군 위안부는 어느 나라에나 있었다"는 등 발언 논란에 대한 견해

8) KBS의 편성과 보도, 제작의 독립성에 관한 견해와 입장

9) '이인호 이사가 이사장이 될 경우 이념논쟁에 빠질 것'이란 KBS 구성원들의 우려에 관한 견해

10) 여야 추천 7대4 구조로 이뤄진 KBS 이사회와 관련, 향후 운영에 관한 소신

11) 공개 질의에 대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할 용의가 있는지


태그:#이인호 논란, #이인호 KBS, #KBS 이사회, #이사회 파행, #이인호 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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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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