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레인보우의 김재경

걸그룹 레인보우의 김재경 ⓒ DSP미디어


|오마이스타 ■취재/이미나 기자| 2009년 데뷔해 'A' '마하' 등의 초반 히트곡으로 이름을 알린 후 각종 예능 프로그램을 비롯해 드라마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까지만 살펴보면, 레인보우는 여느 걸 그룹과 다를 바 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심심찮게 레인보우를 찬양하는 글을 찾아볼 수 있게 됐다. 모두 요리에서부터 네일 아트, 메이크업, 그림, 뜨개질, 공예 등 다방면에 걸친 '손재주' 덕분이다.

이 중 리더 김재경은 '연금술사'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출연해 뽐냈던 그림 솜씨를 비롯해 스킨·섬유 유연제 등 천연 화장품을 뚝딱 만들어내는 등 그의 재주가 많은 이들을 감탄케 만든 덕분이다. 김재경도 그 별명을 알고 있다. "최근엔 향수를 하나 만들었는데, 아예 이름을 '연금술사'라고 지었다"는 그는 "(연금술사처럼) 금을 만들어내는 건 아니지만 모두에게 '마음만 먹으면 뭐든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었다"며 미소 지었다.

"레인보우의 공백기가 길어지면서 멤버들이 어떻게 하면 스스로를 위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지, 레인보우에게 플러스가 되는 건 또 뭐가 있을지 생각하게 된 거죠. (취미 생활에) 관심이 없는 친구들도 있었는데 제가 원래 취미가 많았던 사람이라 권하기도 했고요. 그렇게 한 명 한 명 취미 생활을 시작하고 그걸 통해 힐링을 받았어요. 진짜 취미 생활을 많은 분들이, 많이 하셨으면 좋겠어요. 삶이 윤택해지니까요. (웃음)"

"그때그때 관심이 가고 해보고 싶은 걸 망설이지 않고 실행에 옮기는 편"이라는 김재경이 요새 '꽂힌' 취미는 캘리그래피다. 특히 캘리그래피로 그림을 그리는 데 재미가 붙어서 얼마 전엔 자신이 모델이 된 브랜드의 로고를 캘리그래피로 그려 올리기도 했다. 언젠간 이 같은 취미 생활을 집대성해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싶은 꿈도 있다. 김재경은 "자연스럽게 이런 취미 생활을 할 수 있게 환경을 만들어 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다"고 했다.

"할아버지가 고려청자를 만드는 분이셔서 어렸을 때부터 고령토가 늘 집에 있었어요. 제가 뭘 만들어 놓으면 아버지는 그걸 가마에 넣어 구워 주셨죠. (웃음) 아주 어릴 때 이야긴데, 하루는 흰 밥에 간장이랑 마가린을 넣어 비벼먹으려는데 그 마가린 색깔이 너무 예쁜 거예요. 그때가 막 도배가 끝난 벽에 마가린을 칠했어요. 그런데 부모님이 그걸 보고도 절 혼내지 않으셨어요. 대신 조용히, 벽 전체에 전지를 붙여 주셨죠."

"'겟 잇 뷰티' 하면서 가장 좋은 점? 여성 분들이 다가와 주신다는 것"

 걸그룹 레인보우의 김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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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걸그룹 레인보우의 김재경

"무대에선 '이 동작을 하면 관객이 좋아해 줄 것'이라는 확신이 있는데, 연기에선 한 신만 찍어도 바로 '괜찮나요?' '제가 잘 하고 있는 건가요?'라고 확인하고 보는 '병아리 단계'죠." ⓒ DSP미디어


최근엔 연기에도 도전장을 내민 그다. "무대에선 '이 동작을 하면 관객이 좋아해 줄 것'이라는 확신이 있는데, 연기에선 한 신만 찍어도 바로 '괜찮나요?' '제가 잘 하고 있는 건가요?'라고 확인하고 보는 '병아리 단계'다"라고 자평한 김재경은 "데뷔 전 재미 삼아 즉흥 연기를 해 본적은 있지만, 연기를 본격적으로 배워 본 적은 없었다"며 "<신의 퀴즈4>를 준비하면서 수업을 잠깐 받긴 했는데, 오히려 현장에서 다양한 연기자 분들을 만나면서 배우는 게 많더라"고 했다.

"<신의 퀴즈4>에 투입되기 전 전 시즌들을 보면서 류덕환이라는 배우에 대해 갖고 있는 이미지가 있었어요. 조금은 까불까불한, 위트 있는 그런 이미지? 그런데 실제론 굉장히 진중하고 생각이 깊고 무게 있는 분이었어요. 캐릭터를 설정하고, 그걸 본인인 것처럼 연기해 낸다는 생각이 들었죠. 한진우가 딱 류덕환만을 위한 배역인 것처럼 소화해 내는 것, 그런 점이 존경스러웠어요.

(윤)주희 언니에겐 테크닉 적인 부분을 많이 배웠어요. 여배우가 가까이에서 연기하는 걸 본 게 처음이었는데, '편집점을 만드는 연기를 해야 한다'는 말을 언니 연기를 보고 이해했죠. 또 (박)준면 언니에겐 연기뿐만 아니라 연기 외적인 모습에서 많은 걸 배웠어요. 분위기를 밝고 말캉말캉하게 만드는, 그 자체가 매력적인 사람이에요. 저도 그런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죠. 최근에 앨범도 내셨잖아요? 저에게 '선배님~'이라면서 주시더라고요. (웃음) 공연에도 다녀왔는데, 정말 좋았어요."

특히 얼마 전 방영된 단막극 <터닝포인트>에서는 귀한 조언자를 만났다고 했다. 그가 "몸속의 모든 피와 뼈가 연기를 하기 위한 것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 배우, 이종혁이 그 주인공이다. 김재경은 "선배님이 '네가 지금 연기를 못하는 건 아닌데, 너만의 연기관과 색깔이 필요하다'라며 '지금 누구에게 수업을 받고 있냐'고 물으시더라"며 "그래서 '지금은 수업을 못 받고 있다'고 했더니 '그럼 내가 해 주겠다'고 말씀하셔서 그걸 재빨리 낚아챘다"고 전했다.

연기에 도전하는 현장이 좋은 '교실'과 같다면, 온스타일 <겟 잇 뷰티>는 김재경에게 '놀이터'다. 대학 신입생 시절 '선 하나만 다르게 그어도 확확 변하는' 얼굴에 반해 메이크업을 시작했다는 김재경은 평소 파우치 7개를 들고 다니는 '화장품 마니아'로도 유명하다.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누구보다 빨리 신제품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신난다"는 김재경은 "사실 가장 감사한 건 <겟 잇 뷰티>를 하면서 여성분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다는 점"이라고 털어놨다.

"'김재경' 하면 남성분들은 좋아해 주셨지만 여성분들은 안 그런 경우가 많았어요. '밉상'이라는 말도 들었고요, 옛날엔 제가 어디 쇼핑을 나가면 남성분들은 '사진 찍어 주세요'라고 하셔도 여성분들은 그냥 가셨거든요? (웃음) 그런데 이젠 '잘 보고 있어요~'라면서 편안하게 다가와 주세요. 저에게 이렇게 접근해 주신다는 것 자체가 <겟 잇 뷰티>를 하면서 얻은 보물 중 하나예요."

"음악 방송 1위가 목표? 이젠 무대에 서는 것만으로도 감사"

 걸그룹 레인보우의 김재경

"목표를 1위에 둔다기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것으로 바꾼 거죠. 그것만으로도 행복한 일일 거고, 그러다가 또 큰 사랑을 받으면 1위를 할 수도 있겠죠. (1위는) 그렇게 부가적인 걸로 생각하려고요." ⓒ DSP미디어


연기에 MC까지, 김재경이 이토록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는 건 혼자만의 욕심 때문은 아니다. 김재경은 "내 본업을 따지자면 가수"라며 "다양한 일을 하고 있지만 그게 결코 레인보우라는 팀과 별개의 행동인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렇게 <겟 잇 뷰티>를 하거나 연기를 하면서 나를 알리면 레인보우 앨범이 나왔을 때 듣는 분들이 많아질 거라 생각했다"며 "내가 뭘 해도 레인보우에게는 플러스가 되는 일일 것이라 믿고 있다"는 말로 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어디선가 '레인보우는 언제 음악 방송에서 1위를 하나, 아직도 못했네'라는 글을 보기도 했어요. 그런데 생각해 보면 1위는 한 팀밖에 못하는 거잖아요. 그 1위라는 게…단순한 수치상의 1위이기도 한 것 같고, 1위를 못한 다른 가수들도 많이 노력했는데 (1위를 못하면) 그것만으로 그들이 쏟은 노력이 폄하되는 것 같았어요. 우리도 이렇게 생각하다간 기운이 나지 않겠다 싶었고요.

노력은 열심히 하는데 순위에만 연연하다 보면 힘도 빠질 거고, '1위 못 하면 어쩌지'라는 걱정만 앞서게 될 것 같았어요. 그래서 이제는 '무대에 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라는 방향으로 생각을 바꾸게 됐어요. 목표를 1위에 둔다기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것으로 바꾼 거죠. 그것만으로도 행복한 일일 거고, 그러다가 또 큰 사랑을 받으면 1위를 할 수도 있겠죠. (1위는) 그렇게 부가적인 걸로 생각하려고요. (웃음)"

그래서 '완전체' 레인보우는 언제 만나볼 수 있을까. "곡을 고르고 있는데, 쉽지가 않다"는 그는 "레인보우의 가장 큰 숙제가 레인보우만의 색깔을 찾는 거다. 잘 찾아서 대중 앞에 무지개를 띄워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라며 "'이거다' 싶은 곡을 만나는 순간이 와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이는 개별 활동 중인 김재경에게도 마찬가지다. "패션·음악 프로그램의 MC는 물론, 연기도 코믹물 등 다양하게 접해 보고 싶다"는 그는 "가리지 않고 다양한 경험을 쌓은 후에 내가 잘할 수 있는 나만의 색깔을 찾고 싶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한 인터뷰에서 2014년 목표를 얘기한 적이 있어요. 그때 제 공간이 필요하다고, 집을 사고 싶다고 했는데 카롱이(김재경의 반려견 '마카롱'을 뜻함-기자 주) 집만 구해 줬네요. (웃음) 그래서 아직도 그게 목표예요. 제 공방 겸 갤러리를, 규모에 상관없이 작게라도 내고 싶어요. 누구나 기분 좋게 오셔서 차만 마시고 가셔도 되고, 시간이 되시면 제 작품도 보시고, 같이 만들어 보시기도 한다면 좋겠어요. 또 올해 안에 전시회도 열고 싶어요. 주변에 도와주신다는 분들이 있어서, 잘만 추스르면 재밌게 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김재경 레인보우 신의 퀴즈4 겟 잇 뷰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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