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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016년 1월로 예정돼있던 수서발 KTX 개통이 또 한차례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15일 국토교통부와 철도시설공단, 신기남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 등에 따르면 수서발 KTX는 적어도 2016년 상반기는 지나야 실제 운행이 가능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호남고속철도의 수서역 출발도 덩달아 늦춰질 전망이다.

신기남 의원은 "국토교통부가 개통 일정을 맞춰야 한다면서 철도파업, 철도민영화 논란 등 숱한 사회적 마찰을 부르며 정책을 밀어붙이더니 개통 지연에 대해서는 책임을 피하고 있다"면서 "일정 연기에 따른 책임을 반드시 국토부에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수서발 KTX 개통, 최소 6개월 늦춰질 것"

서울 중구 서울역 열차 승강장에 무궁화호 한 대가 도착하고 있다.
▲ 철도노조 총파업 서울 중구 서울역 열차 승강장에 무궁화호 한 대가 도착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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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서발 KTX는 서울시 수서역에서 출발해 경기도 평택 부근에서 경부고속선과 이어지는 고속철도 노선을 말한다. 당초 2014년 말 개통 예정이었지만 수서역 인근 그린벨트 해제 문제 때문에 2015년 6월로 한 차례, 경기도 광역급행철도(GTX)와 같은 선로를 사용하는 삼성-동탄 구간의 사업계획 문제로 2015년 말로 개통(시운전 포함)이 연기됐다. 

신 의원은 수서발 KTX 개통이 여기서 최소 6개월, 많게는 1년 이상도 더 늦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사 진척이 예상보다 처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한국철도시설공단의 '2014년도 주요업무 추진계획'을 보면 수서발 KTX는 올해까지 70% 공정을 달성해 2015년 개통'이라고 되어있지만 8월 말 현재 공정률은 약 60% 정도"라면서 "올 연말까지 목표를 맞추기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전문가들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한 철도공사 관계자는 "정부가 내놨던 목표보다 6개월 정도는 뒤로 밀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기관사 채용이나 교육 등이 여의치 않을 경우 더 늦춰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수서발 KTX 개통이 지연될 경우 전국적인 KTX 파행 운행이 불가피해진다. 당초 정부가 내놨던 수도권고속철도 기본계획에 따르면 2015년부터는 서울에서 출발하는 KTX 열차를 지금보다 50%가량 증편 운행할 계획이었다.

현재 포화상태인 서울·용산역 대신 수서역에 호남선 KTX를 추가 배치해 철도 수요를 늘린다는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됐다. 올해에만 1조 원이 넘는 공사비가 들어간 호남고속철도는 올해 말이면 완공될 예정이지만 적어도 1년 간은 증편이 어려울 전망이다.

국토부 "원래부터 2016년 상반기 개통 계획" 발뺌 

국토부는 이같은 지적에 대해 긍정하면서도 '개통 지연은 아니다'라는 이색적인 반응을 보였다. 철도분야에서 일하는 국토교통부의 한 관계자는 "수서발 KTX는 2016년 상반기로 개통 계획이 잡혀 있고 원래부터 일정이 그랬다"고 해명했다.

신 의원 등이 지적한대로 2016년 상반기 개통은 맞지만 개통 지연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2016년 상반기에는 확실히 개통이 되느냐', '상반기가 대략 몇 월이냐'고 묻자 "공사라는 게 3~4개월 전에는 언제 완공이라고 확언하기 어렵지 않느냐"고 답했다. 수서발 KTX 운행사 인원 선발에 대해서도 "계획대로 잘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답변은 그간 국토부가 유지해온 입장과는 거리가 멀다. 국토부는 지난해 12월 철도민영화 논란 속에서 수서발 KTX를 운영할 수서고속철도 주식회사(SR)에 사업 면허를 발급하면서 2016년 초 개통을 강조했다. 개통 시기를 맞추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논리였다.

여형구 국토부 2차관은 앞서 지난해 12월 28일 철도 노동자들의 파업과 관련한 브리핑에서 "2015년 상반기에는 (수서발 KTX) 기반시설 공사가 완료되고, 하반기에는 시운전을 착수해야 한다"면서 "현재 공정률이 45%에 이르고 있기 때문에 이 일정에 맞춰서 본격 운영 준비를 착수해야 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사흘 뒤인 31일에는 국토부 장관이 직접 기한을 못박았다. 서승환 국토부장관은 이날 철도노조 파업 종료와 관련한 대국민 담화문에서 "수서발 KTX 운영회사는 당초 계획대로 2015년 말 개통에 차질이 없도록 운영준비에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수서발 KTX 운영주체인 수서고속철도 주식회사의 철도사업면허신청서에도 운송개시 예정일은 2016년 1월 1일로 기재되어 있다. 결국 국토부가 충분한 사회적 공론화 없이 일방적으로 정책을 밀어붙여놓고 6개월 가량 늦춰진 개통 시기에 대한 책임은 은근슬쩍 회피하는 모양새다.

박흥수 사회공공연구소 철도정책객원연구위원은 이같은 풍경을 놓고 "왜 국토부가 진행하는 국책토목사업들 중 상당수는 애초 목표보다 사업 완료 시점이 늘어지는 일이 계속 반복되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위원은 "경부고속철도도 정부는 5~6년이면 된다고 해놓고 결국 12년 이상 걸렸다"면서 "국토부가 철도 정책을 주먹구구식으로 집행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태그:#국토교통부, #국토부, #신기남, #KTX, #수서발 KT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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