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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저녁 '불법대선개입 원세훈 국정원장 선거법 무죄 판결 규탄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 60여명은 '청와대 살리려고 민주주의 죽이나'라고 쓰인 손맷말을 들고 같은 날 낮에 나온 서울중앙지법의 판결을 규탄하는 목소리를 냈다.
 11일 저녁 '불법대선개입 원세훈 국정원장 선거법 무죄 판결 규탄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 60여명은 '청와대 살리려고 민주주의 죽이나'라고 쓰인 손맷말을 들고 같은 날 낮에 나온 서울중앙지법의 판결을 규탄하는 목소리를 냈다.
ⓒ 손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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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죽였지만 살인이 아니고, 술 먹고 운전했지만 음주운전이 아니라는 판결이다."

11일 저녁 국정원 시국회의가 주최한 '불법대선개입 원세훈 국정원장 선거법 무죄 판결 규탄 촛불집회'에는 같은 날 나온 사법부의 판결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동시에 법원이 국가정보원의 불법적인 정치개입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절반의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날 낮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이범균)는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에게 국정원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만 유죄로 인정하고, 공직선거법 위반은 무죄라고 선고했다. 다른 피고인인 이종명 전 3차장과 민병주 전 심리전단장에게도 같은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원 전 원장에게는 징역 2년 6개월에 자격정지 3년(집행유예 4년), 이 전 차장과 민 전 단장은 각각 징역 1년에 자격정지 2년(집행유예2년)의 형을 내렸다.

"법원, 좁은 잣대로 많은 범죄 사실 빠져나가게 해"

서울 중구 파이낸스빌딩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박주민 변호사는 "오늘 판결의 가장 큰 문제점은 법원이 국정원장의 지시에 따른 불법적인 정치개입이 선거 때에도 지속됐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선거에는 개입하지 않았다고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선거 기간에 네티즌이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글을 3~4 차례 반복해서 올리기만 해도 (특정 후보의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하는) 목적성을 띈다고 인정했지만, 몇 만 건씩 글을 올린 국정원에게는 이런 목적성이 인정되지 않았다"면서 "법원이 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한 좁고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 많은 범죄 사실이 빠져나갈 수 있도록 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 문건을 폭로한 진선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국정원의 범죄행위가 법원에서 낱낱이 밝혀졌다는 건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해 온 시민의 승리를 뜻한다"고 말했다. 또한 "오늘 밝혀진 사실관계만으로도 국정원은 정치적 책임을 져야하고, 이후에 그런 행위가 재발되지 않도록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11일 저녁 '불법대선개입 원세훈 국정원장 선거법 무죄 판결 규탄 촛불집회'에 참석한 진선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나머지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시민들이 함께해달라고 호소했다.
 11일 저녁 '불법대선개입 원세훈 국정원장 선거법 무죄 판결 규탄 촛불집회'에 참석한 진선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나머지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시민들이 함께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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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의원은 이어 "오늘 판결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역사는 모든 걸 알고 있다"며 "지금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부분의 대안이 마련될 때까지, 시민 여러분이 열정을 가지고 끝까지 함께 해달라"고 강조했다.

이상규 통합진보당 의원은 "국정원법을 위반하면서 정치에 개입해 선거의 기본원칙을 망가트린 국정원은 완전히 해체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술먹고 운전했는데 음주운전은 아니라는 식'의 엉터리 판결에도 유죄가 나왔다"면서 "(국정원 해체를 위해) 야권이 똘똘 뭉쳐 싸워야 한다"고 밝혔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는 "국정원이 선거 전부터 조직적으로 정치에 개입했지만 공직선거법 위반은 아니라는 판결은, 법원이 스스로의 권위를 짓밟은 자살골"이라고 일갈했다.

박 공동대표는 또한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정치에 개입했다는 것을 법원이 인정했다는 작은 성과는 있지만, 군 사이버사령부와 국가보훈처, 재향군인회 등 국가 기관을 동원한 총체적 부정선거의 일부만 드러났을 뿐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권력과 정권으로부터 자유로운 특별검사를 임명해서 그 범죄 행위를 낱낱이 밝혀내자"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 함께한 시민 60여 명은 촛불과 함께 '청와대 살리려고 민주주의 죽이나'라고 쓰인 손팻말을 들었다. 이들은 '청와대 살리자고 민주주의 죽이나 정치판사 규탄한다'는 구호를 외치며 이날 촛불집회를 마무리했다.  


태그:#원세훈, #국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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