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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왼쪽)는 지난달 25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새누리당을 향해 세월호특별법 처리를 위한 여야와 세월호 유가족이 참여하는 '3자 협의체' 수용을 요구했다. 같은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오른쪽)가 피곤한 듯 얼굴을 감싸쥐고 있다.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왼쪽)는 지난달 25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새누리당을 향해 세월호특별법 처리를 위한 여야와 세월호 유가족이 참여하는 '3자 협의체' 수용을 요구했다. 같은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오른쪽)가 피곤한 듯 얼굴을 감싸쥐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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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가 끝났지만 세월호 특별법을 둘러싼 여야 대치로 정국은 여전히 꽉 막혀 있다. 추석 민심을 두고도 여야의 기싸움이 이어지면서 교착 상태가 해소될 전망도 어두운 상황이다.

지난 1일 시작된 정기국회는 철도 비리에 연루된 송광호 새누리당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킨 이후 개점휴업 상태다. 국정감사와 내년도 예산심의 등 정기국회 일정도 잡히지 않았다. 

새누리당과 세월호 유가족들의 회동으로 타결 가능성이 점쳐졌던 세월호 특별법 논의는 현재 중단된 상태다. 지난 1일 새누리당 원내지도부와 유가족 대표의 3차 회동은 양측의 거친 설전 끝에 논의 시작도 못한 채 결렬됐다. 협상 재개 시점도 오리무중이다.

무산된 여야 원내대표 회동

꼬인 정국을 풀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여야 원내대표 회동마저 무산됐다. 당초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10일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만나 세월호 특별법 문제와 국회 정상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별다른 이유 없이 미뤄졌다.

김재원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오늘 중 여야 원내대표 간 접촉, 만남은 여의치 않다"고 밝혔다. 회동 불발 이유에 대해서는 "깊은 사정은 말씀 드리기 어렵다"며 명확히 설명하지 않았다. 

유은혜 새정치연합 원내대변인도 "우리는 양 원내대표가 만나 의견을 좁힐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새누리당에서 오늘은 만나기 어렵다고 연락이 온 상태"라고 밝혔다. 

여야 원내대표는 지난 5일 비공개로 만나 2시간 정도 세월호 특별법 문제와 국회 정상화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지만 입장차를 좁히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새누리당은 단독 국회 개최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오는 15일 본회의를 열어 법안과 안건들을 처리할 예정이라고 당 소속 의원들에게 이미 통보한 상태다. 정의화 국회의장도 지난 4일 여야에 추석 연휴 직후 본회의를 열어 법안과 안건 93개를 처리하고, 세월호 특별법에 대한 합의도 이뤄내야 한다는 뜻을 전달했다.

새누리당, 단독 본회의 소집 압박... 새정치연합 '반발'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주호영 정책위의장이 지난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주호영 정책위의장이 지난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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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새누리당은 세월호 특별법과 다른 법안들의 분리 처리를 압박하고 있다. 김영우 새누리당 대변인은 "세월호 특별법에 대한 여야협상은 계속하더라도 다른 민생법안은 신속하게 분리해서 처리해야 한다"라며 "다른 민생법안들이 도대체 무슨 죄가 있기에 세월호 특별법 때문에 계속 보류돼야 하는가"라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또 "비쟁점 법안들은 즉각 처리해야 한다, 법안을 처리하지 않는 국회는 존재 의미가 없다"며 "정의화 국회의장도 15일 본회의 필요성을 제기한 만큼 야당 의원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은 세월호 특별법에 진척이 없는 한 15일 본회의에 응할 수는 없다며 맞서고 있다. 또 국회의장의 본회의 소집 및 법안·안건 상정은 국회법에 어긋난다고 반박했다.

유은혜 새정치연합 원내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과 158석 거대여당의 불통과 고집이 정국파행의 주범"이라며 "세월호와 민생을 양자대립구도로 만들어서 진상규명의 성역을 보호하려는 비윤리적 행태를 중단하는 것만이 세월호도 풀고 민생도 풀라는 추석 민심을 수용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한정애 대변인도 "방탄국회에만 유능한 집권여당이 아니라 사상 초유의 세월호 참사, 그 진상 규명을 위한 세월호 특별법 제정에도 유능하다는 것을 스스로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여전히 거리두기... 정기국회마저 파행?

여야 대치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청와대는 의도적인 거리두기를 계속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메시지는 '경제'에만 고정돼 있다. 추석이었던 지난 8일 박 대통령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모든 사람이 같은 꿈을 꾸면 꿈이 현실로 이루어진다는 말이 있듯이 나라 경제와 국민 여러분의 행복을 위해 모두 함께 소원을 빌어 그 꿈이 이루어졌으면 한다"는 글을 올렸다.

청와대는 9일 그동안 박 대통령이 방문한 전통시장 8곳의 매출이 6~10% 정도 올랐고 최고 200%가 오른 곳도 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통해 경제 살리기 이미지 부각에 나섰다. 박 대통령은 추석 연후 이후에도 경제를 앞세운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새누리당 뒤에 버티고 있는 청와대의 선택이 추석 이후 정국의 가장 큰 변수로 꼽히고 있지만 전향적인 태도 변화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기국회 파행 우려가 커지고 있다.


태그:#세월호 특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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