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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대자루에 담긴 'CCTV 영상저장장치'  세월호 참사 후 두 달 이상이 지난 6월 22일 오후 11시 30분께 세월호 CCTV 영상이 담긴 DVR PC가 사고 현장 바지선에 올라왔다. 하지만 DVR PC는 노란 마대자루에 담겨 '방제 폐기물 포대'와 함께 바지선에 놓여 있었다. 이 DVR PC는 23일 오전 1시께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원회 영상기록단 측이 발견했다, 영상기록단의 보고를 받은 대한변협은 곧바로 실물보존절차를 밟았다. 사진은 당시 영상기록단이 찍은 영상을 갈무리한 것이다.
▲ 마대자루에 담긴 'CCTV 영상저장장치' 세월호 참사 후 두 달 이상이 지난 6월 22일 오후 11시 30분께 세월호 CCTV 영상이 담긴 DVR PC가 사고 현장 바지선에 올라왔다. 하지만 DVR PC는 노란 마대자루에 담겨 '방제 폐기물 포대'와 함께 바지선에 놓여 있었다. 이 DVR PC는 23일 오전 1시께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원회 영상기록단 측이 발견했다, 영상기록단의 보고를 받은 대한변협은 곧바로 실물보존절차를 밟았다. 사진은 당시 영상기록단이 찍은 영상을 갈무리한 것이다.
ⓒ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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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된 세월호 CCTV에는 진실에 도달하기 위한 여러 힌트가 담겨 있었다.

애초 '침몰에 의한 정전 때문에 CCTV가 꺼진 것 아니냐'는 추측은 세월호 CCTV가 복원되면서 완전히 뒤집혔다. CCTV와 DVR PC(CCTV 영상이 저장된 PC)가 꺼진 시각도 달랐다. "누군가 CCTV를 껐다"는 추측이 가능해진 것이다(관련기사 : "세월호 CCTV 갑자기 꺼졌다... 누군가 작동 멈춘 것"). 가족대책위 측이 복원된 CCTV를 아직 정밀검토하지 않은 상황에서, 앞으로 어떤 의혹이 더 나올지 모른다.

행여 CCTV에 중요한 내용이 없었더라도 세월호 CCTV 복원은 '진상 규명'을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절차다. 이는 특별한 수사 능력이나 전문적 식견을 요하지 않는, 상식 차원의 문제다.

하지만 세월호 CCTV의 영상은 세상에 나오지 못할 뻔했다. 참사 후 두 달 이상이 지난 6월 22일 인양된 DVR PC는 마대자루에 담겨 '방제 폐기물 포대'와 함께 바지선에 방치돼 있었다. 그나마 이를 발견한 것도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원회(가족대책위) 측이다.

CCTV 영상을 복원하기 위해 법원에 증거보전신청을 한 것도 해경이나 검경 합동수사본부(합수부)가 아닌 가족대책위였다. 오히려 합수부는 가족대책위가 법원에 증거보전신청을 하자 뒤늦게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해 "CCTV 영상을 압수하려고 했다"는 의심을 샀다.

<오마이뉴스>가 세월호 CCTV 영상이 담긴 DVR PC의 인양부터 복원까지의 내용을 재구성했다.

 세월호 내 64개소의 CCTV 화면을 저장한 영상저장장치(DVR). DVR을 복원해 볼 수 있게 된 CCTV 화면이 22일 오후 2시 광주지법 목포지원에서 비공개 상영됐다. 사진은 단원고 학생 고 김빛나라양의 아버지 김병원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원장의 휴대폰에 담긴 DVR 사진을 찍은 것이다.
 세월호 내 64개소의 CCTV 화면을 저장한 영상저장장치(DVR). DVR을 복원해 볼 수 있게 된 CCTV 화면이 22일 오후 2시 광주지법 목포지원에서 비공개 상영됐다. 사진은 단원고 학생 고 김빛나라양의 아버지 김병권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원장의 휴대폰에 담긴 DVR 사진을 찍은 것이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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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두 척 거쳐 15시간 만에 목포부두로... 해경 "가장 빠른 방법"

DVR PC 인양(6월 22일 오후 11시 30분)→ 마대자루에 담겨 바지선에 방치→ 바지선에 있던 가족대책위 영상기록단 발견(23일 오전 1시)→ 해경 1007함→ 해경 P-39함→ 진도파출소→ DVR PC 목포부두 도착(23일 오후 2시)

DVR PC가 바닷물 밖으로 나온 건 6월 22일 오후 11시 30분께. 진상 규명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DVR PC는 '증거'가 아닌 '폐기물' 취급됐다. 당시 가족대책위가 촬영한 영상에는 노란 마대자루에 담긴 DVR PC가 '방제 폐기물 포대'라고 적힌 다른 마대자루와 함께 놓여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DVR PC의 존재를 인지한 것도 당시 사고 현장에 있던 가족대책위 측이다. 사고 현장의 바지선에서 상주하던 가족대책위 영상기록단은 6월 23일 오전 1시 마대자루에 담긴 전자기기를 의심스럽게 여겨 대한변협 측에 알렸다. 이 전자기기가 CCTV 영상을 저장한 DVR PC라는 것을 인지한 대한변협은 곧바로 합수부에 알리는 등 실물보존을 위한 절차를 밟는다.

인양된 DVR PC가 목포해경 전용부두인 목포부두 바지선에 도착한 건 6월 23일 오후 2시께. DVR PC는 '해경 1007함→해경 P-39함→진도파출소(서망항)'를 거쳐 목포부두에 다다랐다. 인양된 지 약 15시간, 가족대책위가 노란 마대자루를 발견한 지 약 13시간 만이다.

가족대책위 법률대리인인 배의철 변호사는 2일 진도군실내체육관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이렇듯 DVR PC가 여러 과정과 긴 시간을 거쳐 목포부두로 나온 것과 관련해 당시에도 문제제기한 바 있다"며 "해경이 DVR PC를 방치했다는 것은 곧 합수부가 고의로 방치한 것과 같고 이는 증거인멸에 가까운 행위"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에서 합수부를 신뢰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며 "이는 독립적인 수사권을 지닌 특별법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해경 관계자는 1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중요성을 인식하고 바로 (DVR PC를) 이송했다"고 해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DVR PC가) 1007함, P-39함을 거쳐 서망항의 진도파출소로 온 까닭은 그 방법이 목포부두로 가는 가장 빠른 방법이기 때문"이라며 서망항엔 큰 배를 대지 못하기 때문에 1007함에서 P-35함으로 옮긴 것이다"고 설명했다.

배 변호사는 "바지선에서 전자기기가 발견되면 곧바로 해경 경비정을 타고 팽목항으로 가져오는 절차를 밟았어야 한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DVR PC가 인양 후 15시간이 지나 목포부두에 도착한 점은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복원된 세월호 CCTV 상영 세월호 내 64개소의 CCTV 화면을 저장한 영상저장장치(DVR)의 복원 작업이 완료돼 22일 오후 2시 광주지법 목포지원에서 비공개 상영됐다. 실종자 가족과 변호인들이 복원한 DVR을 보기 위해 광주지법 목포지원 101호 법정에 들어가고 있다.
▲ 복원된 세월호 CCTV 상영 세월호 내 64개소의 CCTV 화면을 저장한 영상저장장치(DVR)의 복원 작업이 완료돼 22일 오후 2시 광주지법 목포지원에서 비공개 상영됐다. 실종자 가족과 변호인들이 복원한 DVR을 보기 위해 광주지법 목포지원 101호 법정에 들어가고 있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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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DVR PC 부식방지 노력 안 했다"

바닷물에 닿은 전자기기의 복원을 위해선 무엇보다 부식을 막는 게 급선무다. 하지만 가족대책위 측은 "검찰이 DVR PC가 옮겨지는 동안 부식방지를 위한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았고, 조치를 취함에 있어서도 시간을 끌었다"고 설명했다.

가족대책위, 대한변협에 DVR PC 부식방지조치 요청(6월 23일)→ 대한변협, 부식방지조치 위해 목포부두 도착(24일 오전 11시)→ 가족대책위 "검찰의 지연" 항의(24일 오전 11시 이후)→ 변호인·검찰 입회 아래 부식방지조치(24일 오후 3시)

DVR PC가 목포부두에 도착한 6월 23일, 가족대책위는 대한변호사협회(대한변협) 측에 부식방지조치를 요청했다. 부식방지조치의 경우 검찰과 변호인의 입회 아래 진행할 수 있다.

이에 대한변협 측은 곧바로 부식방지조치를 하기 위해 다음날인 6월 24일 오전 11시 목포부두에 도착했다. 하지만 곧바로 부식방지조치를 하지 못했다. 당시 가족대책위는 "검찰이 참석하지 않아 부식방지조치가 지연되고 있다"며 "CCTV가 손상될 경우 증거인멸의 책임을 검찰에 묻겠다"고 검찰 측의 빠른 입회를 요청했다.

결국 부식방지조치는 검찰이 참석한 6월 24일 오후 3시께 진행됐다. DVR PC가 인양된 지 40여 시간 만이다.

세월호 CCTV 복원, 상영 기다리는 유가족 세월호 내 64개소의 CCTV 화면을 저장한 영상저장장치(DVR)의 복원 작업이 완료돼 22일 오후 2시 광주지법 목포지원에서 비공개 상영됐다. 실종자 가족들이 복원한 DVR을 보기 위해 광주지법 목포지원 101호 법정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 세월호 CCTV 복원, 상영 기다리는 유가족 세월호 내 64개소의 CCTV 화면을 저장한 영상저장장치(DVR)의 복원 작업이 완료돼 22일 오후 2시 광주지법 목포지원에서 비공개 상영됐다. 실종자 가족들이 복원한 DVR을 보기 위해 광주지법 목포지원 101호 법정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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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대책위, 증거보전신청했는데... 검찰, 압수수색영장 왜?

한편 가족대책위는 6월 24일 낮 12시 법원에 DVR PC에 담긴 세월호 CCTV 영상의 증거보전신청을 했다. 부식방지조치가 DVR PC의 손상을 막는 절차라면, 증거보전신청은 DVR PC의 세월호 CCTV 영상을 복원하기 위한 절차다.

가족대책위, DVR PC 증거보전신청(6월 23일 낮 12시)→ 법원, 가족대책위 증거보전기일 개최(24일 오후 7시 30분)→ 검찰, 증거보전기일 중 DVR PC 압수수색영장 청구(24일 오후 8시 전후)→ 검찰 '압수수색영장' 대 가족대책위 '증거보전신청' 충돌→ 법원, 가족대책위 측 증거보전 결정, DVR PC 봉인(24일 오후 10시)

증거보전신청이 받아들여져야 CCTV 복원을 시작할 수 있는 상황에서, 법원은 6월 24일 오후 7시 30분 목포부두(목포해경 전용부두) 바지선 38호에서 기일을 열어 약 2시간 30분 뒤 증거보전신청을 인용했다. 법원은 사안의 중요성·시급성을 고려해 이례적으로 증거보전신청을 한 당일 이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이때도 소동이 있었다. 법원이 증거보전신청을 검토하던 중 검찰이 갑작스레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한 것. 검찰은 법원이 기일을 연 뒤 30분 정도가 지난 6월 24일 오후 8시께 압수수색영장을 들고 증거보전신청을 논의하던 목포부두 바지선에 도착했다. 가족대책위 측의 증거보전신청과 검찰의 압수수색영장 청구가 법원에서 충돌한 것이다.

배 변호사는 "오후 7시 30분 (가족대책위가 신청한) 증거보전 기일이 열렸고 오후 8시 검찰이 (압수수색영장을 들고) 온 것을 생각해 보면 30분만 늦었어도 지금 복원된 CCTV 영상은 세상에 나올 수 없었을 것"이라며 "검찰은 (부식방지 등) 아무런 조치 없이 DVR PC를 방치해놓고 있다가 가족대책위가 증거보전신청을 하자 그제서야 DVR PC를 압수하려고 했는데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합수부 관계자는 1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DVR PC를 건지자마자 바지선에 있던 해경이 (물로) 뻘과 소금물을 씻어냈다"며 "왜 시간을 끌었냐, 조작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 의심하는데 복원 작업을 한 업체에선 '조작한 흔적이 없다'고 했고 결국 CCTV 영상도 잘 복원됐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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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선악의 저편을 바라봅니다. extremes88@ohmy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