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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봉화군 석포면 영풍석포제련소 인근의 소나무 등이 원인도 모른채 말라죽어가고 있다.
 경북 봉화군 석포면 영풍석포제련소 인근의 소나무 등이 원인도 모른채 말라죽어가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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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지역으로 알려진 경북 봉화군 석포면 영풍석포제련소 인근 야산에서 소나무가 말라죽어가고 풀이 자라지 않는 등 이상 현상이 벌어지고 있어 중금속 오염이 원인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환경문제와 생존권을 둘러싸고 마을 간 분쟁 조짐도 일고 있다.

낙동강 상류에 있는 영풍석포제련소는 고려아연과 영풍문고로 잘 알려진 영풍그룹 계열사로 광산물을 제련해 아연과 황산, 카드뮴을 제조하는 44년 된 회사다. 2012년 기준으로 아연괴 35만 톤과 황산 60만 톤, 인듐 30톤 등의 생산 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 영풍제련소 인근에서 소나무들이 원인도 모른 채 죽어가고 죽은 나무 밑에는 풀도 자라지 않는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죽은 나무는 영풍제련소 1공장과 2공장 주변은 물론 조성 중인 3공장 쪽으로 강을 따라가며 즐비하다.

특히 죽은 소나무가 있는 토양은 단단한 바위나 흙이 마치 쇳물이 녹아내리듯 흘러내리고 있어 산사태 위험마저 도사리고 있다. 이 때문인지 도로에는 '낙석 및 산사태 위험지역'이라는 현수막이 붙어 있고 토사가 도로가에 쏟아져 내린 곳도 있다.

소나무가 고사한 면적도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늘어나고 있다. 지도를 제공하는 포털 다음의 2011년 '로드뷰'와 현재의 사진을 비교한 결과 두 배 이상의 면적에서 나무가 죽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공장에서 가까울수록 죽은 나무 많아"

 영풍석포제련소 1공장.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영풍석포제련소 1공장.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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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봉화군 석포면 영풍석포제련소 인근의 산기슭이 나무가 고사하면서 흙이 쏟아져 내리고 있다.
 경북 봉화군 석포면 영풍석포제련소 인근의 산기슭이 나무가 고사하면서 흙이 쏟아져 내리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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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나무가 죽고 풀이 자라지 않으며 토사가 쏟아져 내리자 주민들은 영풍제련소가 내뿜는 연기에서 나오는 중금속이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영풍제련소가 광물에서 아연 등을 추출하기 위해 제련하는 과정에서 많은 양의 황산을 쓰고 있고 연기를 통해 카드뮴 등의 중금속이 뿜어져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오폐수가 흘러나오면서 낙동강 상류도 오염이 되고 있다는 게 마을 주민들의 주장이다.

이상식 봉화군의원은 "공장 가까운 곳에는 죽은 나무가 많고 공장에서 멀어질수록 나무가 정상적으로 자라고 있다"며 "산불이 나더라도 다른 식물들이 자라면서 흙을 잡아주는데 이곳에는 죽은 나무 밑으로 식물이 자라지도 않고 토양이 오염돼 녹아내리듯 흘러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반경 1km 이내에는 농지가 심각하게 카드뮴에 오염돼 있다"며 "중금속에 오염된 곳이 어떤 곳은 30배에서 100배가 넘는 곳도 있지만 농민들은 말도 못하고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석포면과 인접한 소천면의 한 주민도 "제련소 인근에 있는 나무들만 말라죽은 것은 제련소에서 나오는 오염물질이 심각하다는 것을 증명한다"며 "죽은 나무 밑으로 붉은 흙이 흘러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제련소 측 "산불에 병충해까지 겹쳐 일어난 일"

 나무가 말라죽은 모습이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있다는 것을 2011년 찍은 다음 지도 '로드뷰'와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 지난달 30일 찍은 사진은 죽은 나무의 범위가 훨씬 넓게 퍼져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말라죽은 나무가 늘고 있다. 2011년 찍은 다음 지도 '로드뷰'(위)와 비교해 보면 이를 알 수 있다. 지난달 30일 찍은 사진은 죽은 나무의 범위가 훨씬 넓게 퍼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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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제련소 측은 자신들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영풍제련소의 모기업인 (주)영풍 관계자는 "지난해 산림청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예전에 산불이 크게 난 이후 소나무 등의 상태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 병충해가 겹쳐 일어난 일로 조사됐다"며 "우리와 전혀 연관이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우리 공장에서는 유독물질이 흘러나오지 않는다"며 "만약 공장이 문제가 되었다면 봉화군과 석포면에서 더욱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겠느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산림청의 주장은 전혀 달랐다. 산림청 영주국유림관리소는 산불이 원인은 아닌 것으로 추측했다. 영주국유림관리소 관계자는 "고사목을 정리하기 위해 단순히 기술적인 부분을 조사했다"며 "연구에 필요한 고가의 기계장비나 실험장비가 없어 정확한 원인을 밝힐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산불피해가 원인일 수도 있다는 한 연구소의 보고서가 있어 죽은 나무의 나이테를 확인해 보니 21년 전에 산불이 났었다"며 "산불이 원인이라면 벌써 회복해야 한다, 회사의 주장은 전혀 맞지 않다"고 되받았다.

영풍제련소 놓고 주민들 갈등

 경북 봉화군 석포면 영풍석포제련소 인근 야산의 소나무 등이 상당수가 고사되어 있고 풀도 나지 않았다.
 경북 봉화군 석포면 영풍석포제련소 인근 야산의 소나무 상당수가 고사했다. 여기는 풀도 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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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봉화군 석포면 영풍제련소 인근 나무가 죽은 야산의 비탈면에서 흙더미가 쏟아져 내렸다.
 경북 봉화군 석포면 영풍제련소 인근 나무가 죽은 야산. 비탈면에서 흙더미가 쏟아져 내렸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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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환경오염을 우려하는 주민들과 생존권이 우선이라는 주민들 간에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봉화군 영풍제련소 하류의 농민들을 중심으로 지난달 '영풍제련소 3공장 증설저지 봉화군 대책위원회'가 꾸려졌다.

이들은 토양조사를 실시해 나무가 죽은 이유 등을 밝혀야 한다고 요구하고 3공장 증설 이전에 1, 2공장의 현대화를 통해 오염물질 배출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들은 지난달 29일 영풍제련소와 봉화군청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었다.

하지만 영풍제철소와 가까이 있는 석포면 일대의 주민들은 '석포발전협의회'를 중심으로 대책위를 구성하고 지난 1일 석포면사무소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우리 환경은 우리가 지킨다"며 외부의 터무니없는 유언비어에 좌시하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임아무개 석포발전협의회장은 "석포면의 주민 70~80%가 영풍제련소 때문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우리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외부에서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환경문제를 제기하면서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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