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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게 금어기가 지난달 20일 해제된 이후 가을꽃게가 대풍을 맞고 있다. 하지만 일명 '물렁게'로 상품가치가 없는 꽃게들이 또다시 불법투기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 농수로에 버려진 꽃게사체 꽃게 금어기가 지난달 20일 해제된 이후 가을꽃게가 대풍을 맞고 있다. 하지만 일명 '물렁게'로 상품가치가 없는 꽃게들이 또다시 불법투기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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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어기를 끝마치고 지난달 21일부터 가을 꽃게잡이가 시작된 가운데 꽃게 투기가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에 불법투기자 적발을 위한 전방위적 감시망 가동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최근 꽃게잡이 어선들이 분주한 손길을 놀리고 있는 충남 태안군 근흥면 신진항 인근의 정죽2리. 이곳 주민은 꽃게투기가 다시 시작됐다면서 대량의 꽃게가 불법 투기된 곳을 가리켰다. 지난 8월 29일경 꽃게가 투기된 것으로 보이는 현장은 국방과학연구소 안흥시험장 대공사격장으로 진입하는 농로였다. 이렇게 버려지는 꽃게들은 패킹(선별)장에서 상품 가치가 없다고 판단된 일명 '물렁게'다.

지난해까지는 꽃게가 인적이 뜸한 신진도 성황당 인근 숲속이나 죽림저수지 인근 수로 등에 상자째 투기가 됐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주민들의 감시망을 의식한 듯 투기장소를 바꿔가며 지능적으로 버리고 있다.

특히, 이번에는 풀숲이 아닌 주민들이 사용하는 농수로에 버젓이 투기하는 등 점점 과감해지고 있다. 이에 농수의 오염 우려뿐만 아니라 악취가 진동해 인근 논에서 농사짓는 농민들의 분노는 더해지고 있다.

어린 꽃게까지 무차별 포획... 대책 마련 시급

그동안 꽃게사체는 인적이 드문 야산이나 저수지 주변에 버려졌지만 이번에는 도로변에 버려져 불법투기가 대범해지고 있다.
▲ 농수로에 버려진 꽃게 그동안 꽃게사체는 인적이 드문 야산이나 저수지 주변에 버려졌지만 이번에는 도로변에 버려져 불법투기가 대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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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31일 기자와 함께 꽃게 투기 현장을 찾은 정죽리의 한 농민은 "지난해에도 꽃게 투기가 심하더니 올해도 또다시 투기가 고개를 들고 있다"면서 "논에 물을 끌어들이려고 해도 (염분이 묻어 있는 꽃게가 유입된 농수로의 물이라) 찝찝해서 농수로 맘 놓고 사용할 수 있겠나"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덧붙여 이 농민은 "꽃게는 패킹(선별)장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불법투기하는 현장을 잡아서 시범적으로 처벌을 하면 투기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밤새 지킬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경찰이나 주민들까지 나서 올해는 불법투기를 뿌리뽑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주민은 "꽃게 금어기(8월 20일)를 늦춰서 물렁게가 아닌 껍질이 단단해질 무렵 금어기를 해제하는 방안도 검토되어야 한다"며 "꽃게 불법투기자에 대한 신고포상제나 CCTV를 추가 설치해서라도 반드시 투기자를 색출해내야 한다"고 대책 마련을 강조했다.

이처럼 꽃게 불법투기가 심해지자 일각에서는 '꽃게 퇴비'도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염분이 있는 수산물의 경우, 비용 부담 때문에 현실화하기 어렵고 과수원에도 1~2년간 퇴비로 활용할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퇴비사용은 불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곳의 농수로 근처에 꽃게가 버려져 있다.
▲ 또 다른 불법투기현장 두 곳의 농수로 근처에 꽃게가 버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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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가을철만 되면 꽃게 불법투기가 성행하는 근흥면 신진항 인근과는 달리 인근 소원면 모항항에서는 서산수협을 통해 지난해부터 특정폐기물 업체를 선정해 1톤에 30만5천 원씩 비용을 부담해 처리하고 있다.

소원면 모항항의 국현민 이장은 "꽃게 사체가 처리가 안 돼 악취가 진동했는데 지난해 천안의 산업폐기물업체와 (폐기물) 톤당 30만5천 원씩 계약해서 처리한 바 있다"면서 "올해에는 모항항, 신진항 등 각 항구의 위판실적을 기준으로 태안군에서 폐기물 처리예산으로 2억 원을 배정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꽃게 사체가 반대편 농수로에 버려졌지만 일부 꽃게는 마치 탈출하려다 죽은 것처럼 죽어 있는 모습이다.
 꽃게 사체가 반대편 농수로에 버려졌지만 일부 꽃게는 마치 탈출하려다 죽은 것처럼 죽어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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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태안군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 꽃게 투기방지를 위해 2억 원의 예산을 세운 것은 맞다. 하지만 예산을 집행하려 했더니 위판장 간의 형평성 등을 들며 수협 측에서 못하겠다고 난색을 표한 상태"라면서 "단속을 병행하고 있고, 한 번 단속되면 단속자에 대해 뿌리를 뽑겠다고 예고를 해서 그런지 투기가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상품성 없는 꽃게는 다시 바다에 보내줘야 하는데 배가 없어 되돌려 보내는 것이 불가능한 업자들이 인근 지역에 투기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과수원 퇴비로 사용할 수도 있지만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또 "올해는 지난해보다 어획량이 많지는 않아 투기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태안신문에도 송고합니다,



태그:#꽃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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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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