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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가 일 주일 앞이다.

올해 추석은 유난히 이르다. 자연의 순리를 좇아 절기를 정했을 터인데, 마치 절기가 계절을 만들기라도 하듯 조석으로 선선해진다. 지천인 매미소리도 더 조급히 들린다. 그러나 이 모든 게 사람 마음일 뿐이다. 차례상에 올라야 할 대추, 밤, 배 등 오곡백과가 꿈쩍하지 않고 있음이다.

추석은 하지(夏至)로부터 73일이 지난 시점인데, 올해는 38년 만의 빠른 추석이고, 다시 9월 8일에 추석이 오는 해는 19년 후인 2033년이라고 한다. 추석이 아무리 이르다 해도 대자연과 조상에 감사를 올리는 차례상 차림을 소홀히 할 수는 없는 법.

인간의 지혜는 조생종을 만들었고, 그로 인해 소량이지만 햅쌀 찧는 방앗간이 분주하고 과수원에는 사과를 따는 아낙의 얼굴에 땀이 송글송글 맺힌다.

먹음직스럽게 잘 익은 사과를 수확하고 있는 이은자씨의 표정이 환하다.
 먹음직스럽게 잘 익은 사과를 수확하고 있는 이은자씨의 표정이 환하다.
ⓒ 이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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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윤석씨가 추석에 올 자식들에게 나눠줄 참깨를 털고 있다(왼쪽). 농협통합RPC직원이 막 도정해 포장된 햅쌀을 정성스럽게 쌓고 있다(오른쪽).
 유윤석씨가 추석에 올 자식들에게 나눠줄 참깨를 털고 있다(왼쪽). 농협통합RPC직원이 막 도정해 포장된 햅쌀을 정성스럽게 쌓고 있다(오른쪽).
ⓒ 이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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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5일 충남 예산군 신암면 오산리 과수원(4000여 평)에서 홍로를 수확하고 있는 이은자(65)씨는 "추석이 일러 사과값이 좋겠다"는 기자의 물음에 "대목이 바짝 다가오면 가격이 더 나올라나 어쩔라나…"하며 사진은 그만두고 먹어보라며 빨간 사과를 내민다.

오가면 분천4리 마당에서 참깨를 털고 있던 유윤석(74)씨는 "노느니 이런 거라도 해놓으면 먹잖유. 애들허구"라며 여유로운 웃음을 건넨다. 딸 넷에, 아들 하나 뒀다는 유씨는 대처나간 자식들도 다 제 집 장만해서 산다며 자식농사 얘기에 깨 털던 손도 멈춰 버린다.

며칠 뒤 잘 말린 참깨로 짠 참기름은 추석을 지내고 가는 자식들 차에 실릴 것이다. 아버지의 정성에 벌써부터 고소한 향기가 나는 듯하다.

조금 관심을 갖고 찾아보면 차례상에 햅쌀로 빚은 송편을 올릴 수 있을 것 같다. 예산군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농협통합RPC, 고덕면)에서는 8월 28일까지 황금들녘에서 생산한 조생종벼(조평) 120톤을 수매해 방아를 찧는다.

이른 추석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해 도농업기술원에서 종자를 가져와 계약재배한 쌀이다. 새하얗고 기름진 예산햅쌀은 대형마트나 하나로마트에 가면 살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충남 예산에서 발행되는 지역신문 <무한정보신문>과 인터넷신문 <예스무한>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추석, #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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