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이 기사는 22일에 한 김본이(17)양과의 인터뷰를 토대로 화자를 김양으로 설정해 쓴 글입니다. 전남 영암에 사는 김양은 지난 20일 광화문 광장까지 360km를 이동해, 유가족이 원하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고 김유민양의 아버지 김영오씨를 만났습니다. - 기자 말  

'특별법 제정' 손팻말 든 여고생 전남 영암에 사는 김양은 360km를 이동해, 20일 유가족이 원하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고 김유민양의 아버지 김영오씨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 김양은 1인시위, 일일단식을 벌였다.
▲ '특별법 제정' 손팻말 든 여고생 전남 영암에 사는 김양은 360km를 이동해, 20일 유가족이 원하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고 김유민양의 아버지 김영오씨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 김양은 1인시위, 일일단식을 벌였다.
ⓒ 김상호

관련사진보기


오늘(22일) 아침, 유민언니 아빠 김영오씨가 병원에 실려갔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20일 제가 광화문 광장에서 뵐 때까지만 해도 이런 일까지 벌어질 줄 몰랐는데…. 이렇게 사람이, 그것도 유가족이 병원에 실려갈 때까지 아무 것도 바뀐 게 없다니, 답답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전남 영암 선애학교에 다니는 열일곱살 김본이라고 합니다. 영화배우가 꿈인 저는 중학교 때 다니던 학교를 그만두고 지금까지 대안학교인 선애학교에 다니고 있어요. 월화수목금, 매일 쳇바퀴 돌 듯 다니던 이전의 학교에선 공부가 참 재미 없었는데 지금은 공부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지난 4월 세월호 침몰사고가 터졌을 때 정말 놀랐습니다. 당연히 구조될 줄 알았던 분들이 살아돌아오지 못한 모습을 보며 가슴이 아팠습니다. 쏟아지는 기사를 보며 '이런 일은 절대 잊어선 안되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일일단식 포기했지만... 다음엔 저 혼자가 아닐 겁니다

 전남 영암에 사는 김양은 360km를 이동해, 20일 유가족이 원하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고 김유민양의 아버지 김영오씨를 만났다. 김양이 김영오씨에게 건넨 편지와 이날 일일시위를 하며 든 손팻말.
 전남 영암에 사는 김양은 360km를 이동해, 20일 유가족이 원하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고 김유민양의 아버지 김영오씨를 만났다. 김양이 김영오씨에게 건넨 편지와 이날 일일시위를 하며 든 손팻말.
ⓒ 김본이

관련사진보기


그런데 시간이 조금 지나니 어느새 저도 일상에 젖어 있더라고요. 그러다 유민언니 아빠가 30일 넘게 단식하고 있다는 기사를 보고 '이러면 안 되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20일 광화문으로 향했습니다.

제가 머물고 있는 선애학교 기숙사에서 유민 언니 아빠가 있는 광화문 광장까지는 360km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19일 미리 서울에 올라가 다음날 아침 유민 언니 아빠를 보러 갔어요. 미리 유민 언니 아빠에게 건넬 편지도 썼습니다. 이날 하루, 유민 언니 아빠 곁에 머무르며 단식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했고요.

오전 9시 광화문 광장에 도착했습니다. 가까이 가진 못하고 멀리서 유민 언니 아빠를 봤어요. 너무 마르셨더라고요.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래도 유민 언니 아빠로부터 노란리본 배지를 선물로 받았습니다. 이 때만 해도 병원에 실려가실 줄은 몰랐는데….

제가 따로 손팻말을 준비하지 못해 광화문 광장에 있던 손팻말 하나를 받아 1인시위를 하기도 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책임져라',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하라'라고 적힌 두 개의 손팻말이 있었는데 전 두 번째 것을 골랐답니다. 어서 특별법이 제정돼 유민 언니 아빠가 식사를 하셨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기 때문이죠.

오후가 되자 날씨가 정말 더워졌습니다. 그리고 제가 원래 밥을 꼬박꼬박 챙기는 '밥순이'거든요. 오후 3시가 넘어가니 참기가 힘들어지기도 하더라고요. 저는 결국 오후 3시가 조금 넘어 광화문 광장을 떠났습니다. 그래도 '밥은 안 먹어야지' 생각했는데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저녁에 복숭아를 먹어버렸습니다. '하루 버티는 것도 이렇게 힘든데, 유민 언니 아빠는 얼마나 힘드실까'하는 생각에 창피했습니다.

일일단식은 결국 포기했지만 그래도 보람은 있었습니다. 이날 광화문 광장에서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는데요. 많은 친구들에게 다음에 갈 땐 자기도 꼭 데려가 달라며 연락이 왔습니다. 제가 다시 광화문 광장을 찾을 일이 없으면 가장 좋겠지만 만약 다시 가게 된다면 그땐 저 혼자가 아닐 겁니다.

사실 저 한 명이 광화문 광장에 나가 단식을 한다고 해서 큰 변화 있진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래도 유민 언니 아빠가 식사를 할 수 있을 때까지 할 수 있는 건 다 해봐야지요. 제 목소리가 큰 도움은 안 되더라도 아주 작은 도움이라도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최근 SNS를 통해 많은 분들이 동조단식을 하고 있는 것을 봤는데 세월호 유가족 분들에게 힘이 됐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대통령님께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대통령님, 저는 안전한 사회에서 살고 싶습니다. 대통령님, 대통령님은 우리나라에서 최고이시잖아요. 세월호 참사로 가족을 잃은 국민들의 억울함, 이거 풀어줄 수 있는 충분한 힘이 있으시잖아요. 유민 언니 아빠가 식사를 하실 수 있게 힘 써주시길 꼭 부탁드리겠습니다.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20,000 응원글보기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오마이뉴스 법조팀. 선악의 저편을 바라봅니다. extremes88@ohmy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