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노란리본' 가슴에 다는 프란치스코 교황 <오마이뉴스>는 15일 아시아청년대회가 열린 충남 당진 솔뫼성지에서 자신이 달고 있던 노란리본 배지를 교황에게 전달한 김현신(28)씨와 연락이 닿아 당시 상황을 담고 있는 영상을 단독 입수했다.
ⓒ 소중한

관련영상보기


14일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다음날 오전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모승천대축일 미사에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기 위한 '노란리본' 배지를 가슴에 달고 등장했다. 교황은 18일 서울공항을 통해 출국할 때까지 가슴에서 노란리본 배지를 떼지 않았다. 교황은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중립을 지켜야 하니 배지를 떼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소개하면서 "세월호 유족의 고통 앞에 중립을 지킬 수 없었다"는 말을 남겼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15일 충남 당진 솔뫼성지에서 자신이 달고 있던 노란리본 배지를 교황에게 전달한 김현신(28)씨를 통해 당시 상황을 담은 영상을 단독입수했다.

영상 속의 김씨는 교황이 아시아청년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솔뫼성지에 마련된 대형천막에 들어서자 "파파(Papa, 교황을 지칭)"라고 큰소리로 외친다. 이 소리를 듣고 교황이 김씨에게 다가서자 김씨는 "세월호(Sewol Ship), 리멤버(remember)"라고 이른바 '짧은 영어'를 구사한다.

이어 김씨는 자신이 달고 있던 노란리본 배지를 교황에게 전달한다. 이를 받은 교황은 "미(me)?"라고 김씨에게 물은 뒤, 통역을 맡은 정제천 신부에게 배지를 건네 자신의 가슴에 달게 한다. 가슴에 배지를 단 교황은 김씨를 향해 오른손을 들어보이며 감사의 뜻을 전한다.

"배지 전달, 미리 준비하지 않아... 세월호 잊혀지는 것 안타까워"

프란치스코 교황이 15일 충남 당진시 솔뫼성지 열린 아시아청년대회에 참석해 말레이시아 청년들의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교황은 한 참석자가 건넨 세월호참사 희생자 추모 '노란리본' 배지를 가슴에 단 채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 교황과 아시아청년들의 만남 프란치스코 교황이 15일 충남 당진시 솔뫼성지 열린 아시아청년대회에 참석해 말레이시아 청년들의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교황은 한 참석자가 건넨 세월호참사 희생자 추모 '노란리본' 배지를 가슴에 단 채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관련사진보기


당시 아시아청년대회에 참석해 있던 김씨는 20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아시아청년대회보다 먼저 열린)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모승천대축일 미사에 교황이 노란리본 배지를 달고 나왔다고 들었는데 아시아청년대회에 온 교황의 가슴엔 배지가 없더라"며 "사전에 준비하진 않았지만 교황이 내 앞으로 다가오자 세월호 참사를 기억해달라는 의미로 노란리본 배지를 전했다"고 말했다.

언론보도와 김씨의 말을 종합해보면 교황은 15일 오전 세월호 유가족과 단원고 생존학생들이 선물한 노란리본 배지를 달고 성모승천대축일 미사(대전월드컵경기장)에 참석했다. 하지만 같은 날 오후에 열린 아시아청년대회(솔뫼성지)에선 이 배지를 달지 않았고, 이곳에서 김씨가 배지를 전달한 것이다. 이후 교황은 모든 공식석상에 노란리본 배지를 달고 나왔다.

김씨는 "요새 (세월호 관련) 뉴스를 보면 너무 답답하기도 하고, 나조차도 세월호 참사를 잊은 채 일상을 즐기고 있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며 "교황이 노란리본 배지를 달게 되면 많은 사람들이 세월호 참사를 기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교황에게 노란리본 배지를 전달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세월호에서 억울하게 죽은 사람들을 생각하면 참 안타깝고, 더해 아직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니 참 답답하다"며 "정부와 국회는 '자기 가족이나 친구가 이런 일을 당했으면 어땠겠나'라고 생각해보고 꼭 유가족이 원하는 특별법을 마련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아래는 김씨와 한 인터뷰의 일문일답 전문이다.

"교황에게 중립? 정치인도 아니고..."

15일 아시아청년대회가 열린 충남 당진 솔뫼성지에서 자신이 달고 있던 노란리본 배지를 교황에게 전달한 김현신(28)씨.
 15일 아시아청년대회가 열린 충남 당진 솔뫼성지에서 자신이 달고 있던 노란리본 배지를 교황에게 전달한 김현신(28)씨.
ⓒ 김현신씨 제공

관련사진보기





- 교황에게 노란리본 배지를 전달했던 당시 상황을 설명해달라.
"아시아청년대회에 참석한 교황이 솔뫼성지에 마련된 대형텐트에 입장하고 있었다. 당시 스텝을 포함해 약 6000명이 현장에 있었다. 진짜 받을지 몰랐는데 내 앞으로 교황이 다가와 정말 놀랐다. 영어가 짧아서 '세월호(Sewol Ship), 리멤버(remember)'라고 말하며 배지를 건넸고 배지를 받아 든 교황은 "미(me)?"라고 말하더라. 그리고 옆에 통역을 맡은 정제천 신부에게 배지를 건네 자신의 가슴에 달게 했다."

- 왜 노란리본 배지를 전달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나.
"미리 준비하진 않았다. (아시아청년대회보다 먼저 열린)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모승천대축일 미사에 교황이 노란리본 배지를 달고 나왔다고 들었는데 아시아청년대회에 온 교황의 가슴엔 배지가 없더라. 사전에 준비하진 않았지만 교황이 내 앞으로 다가오자 세월호 참사를 기억해달라는 의미로 노란리본 배지를 전했다.

최근 (세월화 관련) 뉴스를 보면 너무 답답하기도 하고, 나조차도 세월호 참사를 잊은 채 일상을 즐기고 있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 교황이 노란리본 배지를 달고 있으면 많은 사람들이, 최소한 천주교 신자라도 세월호 참사를 기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 교황은 한국을 떠날 때까지 노란리본 배지를 가슴에서 떼지 않았다.
"그 배지가 내가 건넨 배지인지는 모르겠으나 그 모습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 형식적이고 가식적이지 않은 모습으로 세월호 참사 피해자를 위로하려는 모습이 참 고마웠다."

- '중립을 지켜야 하니 배지를 떼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물음에 교황은 "세월호 유족의 고통 앞에 중립을 지킬 수 없었다"는 말을 남겼다.
"그런 질문을 한 것 자체가 참 웃기다. 교황이 정치인도 아니고 자신의 의지대로 배지를 달고 피해자와 그 가족을 위로하려는 것인데…. 오히려 그런 질문을 한 사람들이 세월호 참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게 아닐가?"

- 세월호 참사와 관련 정부와 국회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세월호에서 억울하게 죽은 사람들을 생각하면 참 안타깝고, 더해 아직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니 참 답답하다. 정부와 국회는 '자기 가족이나 친구가 이런 일을 당했으면 어땠겠나'라고 생각해보고 꼭 유가족이 원하는 특별법을 마련해줬으면 한다."

<오마이뉴스>는 15일 아시아청년대회가 열린 충남 당진 솔뫼성지에서 자신이 달고 있던 노란리본 배지를 교황에게 전달한 김현신(28)씨와 연락이 닿아 당시 상황을 담고 있는 영상을 단독 입수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김씨에게 받은 배지를 통역을 맡은 정제천 신부에게 건네 자신의 가슴에 달고 있다.
▲ '노란리본' 가슴에 다는 프란치스코 교황 <오마이뉴스>는 15일 아시아청년대회가 열린 충남 당진 솔뫼성지에서 자신이 달고 있던 노란리본 배지를 교황에게 전달한 김현신(28)씨와 연락이 닿아 당시 상황을 담고 있는 영상을 단독 입수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김씨에게 받은 배지를 통역을 맡은 정제천 신부에게 건네 자신의 가슴에 달고 있다.
ⓒ 김현신씨 제공 영상 갈무리

관련사진보기




태그:#프란치스코, #교황, #세월호, #노란리본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