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정치? 맨날 싸우기만 하고... 그 밥에 그 나물이야. 재미없어."

'왜 정치에 무관심하니?' 물으면 흔히 돌아오는 답이다. 2014년, 하 수상한 시절을 보내고 있으니 이런 답이 나올 만도 하다. 그야말로 '정치 염증'의 시대다. 하지만 정치인들이 왜 싸우는지 알고, 누가 밥이고 누가 나물인지 알고 나면 자꾸 관심이 생기는 것이 정치이기도 하다.

정치가 제멋대로이고 엉망진창인 이유는 현 정치가 '정치 염증'에서 시작하고 '정치 염증'으로 끝나기 때문이다. 정치가 엉망이니 정치에서 멀어지고, 무관심 속에서 정치는 더욱 제멋대로 가는 것이다. 오히려 제멋대로인 정치 탓에 정치 염증이 생겨난 것일 수도 있겠다. 이 악순환의 시작은 알 수 없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치가 빛을 쬘 필요가 있다. 눅눅한 빨래는 햇빛 아래에서 바싹 말려야 하는 것처럼.

우리는 "정치는 특별한 사람들의 근엄하고 고귀한 일이야!"와 같은 정치 '엄숙주의'를 경계해야 한다. 이는 정치에 대한 무관심을 유발하고, 정치 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원인이다. 오히려 정치는 가까이에 있다. 일상이 곧 정치고, 삶을 치열하게 살아가는 것이 가장 정치적인 법이다. 정치와 한 치도 떨어질 수 없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치적 '엄숙주의'가 아니라 '명랑한 태도'다.

정치 염증에 시달리는 사람에게 권한다

 나는 친박이다
 나는 친박이다
ⓒ 나는 친박이다

관련사진보기

팟캐스트 <나는 친박이다>는 이러한 명랑한 정치생활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유용한 방송이다. 웃음은 만병통치약이라 했던가. 정치 염증 환자분들에게 <나는 친박이다>를 처방하고 싶다. 효과는 보장한다. 이 방송의 유일한 목표가 '정치를 재미있게!' 만들자는 것이기 때문이다. (☞ 바로가기 : 팟캐스트 나는 친박이다)

<나는 친박이다>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정치 예능'이다. 방송 내내 이어지는 풍자와 조롱은 <나는 친박이다>만의 전매특허라 할 수 있다.

"이명박 요새 수산업 하시는 분 아니야. 이분 요즘 큰빗이끼벌레 그거 양식업 하는, 22조 넣어서 양식업 크게 하시는. (큰빗이끼벌레가) 축구공보다 커진다던데. 창조적 수산업 하시는 분 아니야."

이명박 전 대통령을 조롱하며 진행자가 했던 말이다. 이처럼 풍자를 통해 권력을 쥔 자들의 잘못을 비판하고 웃음을 유발하는 것이 <나는 친박이다>의 방식이다. 어떤 사실을 알리거나 정치평론을 하는 방송이 아니다. 철저히 재미를 추구한다. 단, 의미 없는 말장난은 지양하고, 풍자와 조롱은 객관적 사실에서 시작된다.

 정치예능 팟캐스트 <나는 친박이다>의 진행자들. 왼쪽이 보수진영을 맡은 이쌍규씨, 맨 오른쪽이 진보 측 진행자인 남태우씨. 좌우의 진행자가 중앙의 국민 대변자 역할인 '쓰리피'를 설득하는 방식으로 방송이 진행된다.
 정치예능 팟캐스트 <나는 친박이다>의 진행자들. 왼쪽이 보수진영을 맡은 이쌍규씨, 맨 오른쪽이 진보 측 진행자인 남태우씨. 좌우의 진행자가 중앙의 국민 대변자 역할인 '쓰리피'를 설득하는 방식으로 방송이 진행된다.
ⓒ 팩트tv

관련사진보기


방송의 진행방식은 이렇다. 3명의 진행자가 일종의 역할을 맡는다. 진행자는 진보와 보수, 중도 성향으로 나누어진다. 진보와 보수 진행자는 중도 역할을 맡은 '국민'을 설득하기 위해 각 진영의 논리를 펴나간다. 그리고 서로의 잘못에 대해 마구 조롱하고 비웃는다. 진보 측 진행자는 남태우 대구 경북시네마테크 대표가, 보수 측은 이쌍규 국민힐링방송 본부장이 각각 맡아 진행한다.

진보의 입장을 대변하는 진행자 남태우는 '국론선생'으로 불린다. 그는 국론선생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국민논개. 국론선생. 국가의 주요 사안을 논한다. 이런 여러 가지 의미가 있기 때문에. 국론 하면 뭔가 급도 있어 보이고..."

그는 '국론선생'이라는 이름에 두 가지 의미가 있다고 했다. 첫 번째는 국가의 주요 사안을 논하는 선생이라는 뜻이고, 두 번째는 국민 논개라는 뜻이다. 국민 논개는 그가 <나는 친박이다> 시즌2 당시 "남자 논개의 심정으로 박근혜 후보를 안고 역사의 무대 뒤로 사라지겠다"고 발언하면서 시작됐다.

보수의 입장을 대변하는 진행자 이쌍규는 '유신친박'이라 불린다. 그는 자신을 이렇게 소개한다.

"신라 김유신 장군의 화랑정신과 박정희 전 대통령의 18년 유신시대를 정치적으로 흠모하고, 새로운 친박으로 대망을 꿈꾸는 유신친박 이쌍규입니다."

유신친박은 모든 사안을 새누리당의 입장에서 이야기한다. 자신의 입장을 친박으로 정하고 모든 사안에서 국론선생과 대립한다. 그는 매주 열연을 펼치며 진보 청취자들의 마음에 불을 지피는 역할을 하는데, 가끔은 그가 연기를 하는 것인지 진짜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것인지 헷갈릴 정도다.

중도 역을 맡은 익명의 여자 진행자는 '쓰리피'라 불린다. 그녀는 굉장한 미모의 소유자로 알려져(혹은 스스로 주장하고) 있는데, <나는 친박이다>가 팟캐스트 순위 1등을 하게 되면 얼굴을 공개한다는 공약을 내건 바 있다.

"현대 사회문제의 엑기스, 청년 실업의 대표주자, 고학력 고스펙 미녀 백수 프롬프터 박(prompter park)입니다."

'프롬프터 박'은 박근혜 대통령이 프롬프터(자막 재생기)를 자주 이용하는 점을 풍자한 것과 여자 진행자의 성이 '박'씨인 점을 따서 만든 별명이다. 방송에서는 흔히 이를 줄여서 '쓰리피'라 부른다.

쓰리피는 국민의 대변자다. 가장 평균적인 눈에서 사안을 접하고 판단한다. 그녀는 사안에 따라 진보와 보수를 번갈아가며 지지한다. 문창극 총리후보자를 지명하였을 때 진보를 지지했고, 동작을 공천파문이 있었을 때는 보수를 지지했다.

 <나는 친박이다>의 녹음실
 <나는 친박이다>의 녹음실
ⓒ 팩트tv

관련사진보기


<나는 친박이다>는 '쓰리피'를 중심에 두고 있다. 두 진행자는 안쓰럽도록 처절하게 그녀를 설득하려 한다. 방송이 이처럼 '쓰리피 쟁탈전'을 표방하는 것은 보수냐 진보냐 하는 진영논리보다 쓰리피로 대변되는 민심을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며, 그것이 진짜 정치임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프로그램의 기본 구조 때문에 <나는 친박이다>는 일정 부분 진영논리에서 벗어나 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매 사안마다 정치적 중립을 유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양 측의 논리를 모두 들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대부분의 팟캐스트 방송들이 진보적 색채를 띠고 있는 상황을 생각해 볼 때, <나는 친박이다>는 매우 참신하고 의미 있는 방송이라 평가할 수 있겠다.

정치에 염증을 느끼고 있는가? 혹은 주변에 정치 염증을 느끼고 있거나 정치가 재미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그런 분들께 <나는 친박이다>를 권한다. 어떤 정치적 성향을 가지고 있건 간에 <나는 친박이다>를 접하게 된다면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 없게 될 것이다.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