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희경의 2014 신작 <괜찮아 사랑이야>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의 포스터 ⓒ SBS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4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는 10.2%(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전날보다 0.4%P 상승한 수치다. MBC <운명처럼 널 사랑해>는 소폭 하락해 10.7%, 동시간 대 1위인 KBS 2TV <조선 총잡이>는 11%의 시청률을 나타냈다. 누구도 독주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괜찮아, 사랑이야> 8회에서 장재열(조인성 분)과 지해수(공효진 분)는 오키나와로 여행을 떠났다. 이날 방송은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에 집중했고, 시청률은 소폭 반등하며 추후 시청률 상승을 예감케 했다.

괜찮지 않은 모두에게 전해주는 사랑 이야기

<괜찮아, 사랑이야>라는 제목과 달리 극 중 인물들은 모두 괜찮지가 않다. 모두 숨겨둔 짐 하나쯤은 있듯이, 이들 또한 어두운 짐을 얻고 산다. 드라마는 괜찮지 않은 하나하나를 이야기하고, 이들의 사랑을 들여다본다.

성공한 작가 장재열은 어린 시절, 상처받은 환상을 보는 인물이다. 재기발랄한 의사 지해수는 어머니의 외도를 목격한 충격으로 정상적인 연애를 하지 못한다. 괴짜 같은 정신과 의사 조동민(성동일 분)은 기러기 아빠고, 박수광(이광수 분)에게는 투렛증후군이 있다. 

모범적인 정신과 의사 이영진(진경 분)은 전남편 조동민으로부터 사랑을 충족 받지 못했다. 장재열의 형 장재범(양익준 분)은 야비해 보이지만 동생의 살인을 뒤집어쓴 인물이다. 재열의 어머니(차화연 분)는 자신의 재혼으로 살인이 벌어졌다는 생각에 죄책감을 느낀다. 자식들의 정신적인 상처와 고통을 바라보며 자신 또한 그 고통을 겪어낸다.

지해수의 어머니(김미경 분)는 억척스럽게 살면서 자식들을 키웠다. 그 사이에 병석에 있는 남편을 두고 남편의 친구인 김 사장과 바람을 피우기도 했다. 자신의 삶도 고통스러웠지만, 그런 자신 때문에 상처받은 자식들의 모습을 보고 견디며 산다. 

뒤틀린 과거와 현실 넘나들어...정상인듯 정상 아닌 삶

이렇듯 <괜찮아, 사랑이야>는 자신만의 상처 속에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풀어낸다. 현실이 투영된 거울에 비친 모습과도 같다. 드라마 속 상황은 현대인의 상처가 어디인지 시선을 맞춘다. 외부보다는 내부의 흩뿌려진 상처에 힘겨워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그린다. 드라마는 그 상처를 견뎌가며 삶을 이어가는 사람에게 작은 출구를 비추고 있다. 

뒤틀린 과거와 현실을 넘나들며 정상적인 듯 정상적이지 않은 삶을 이어가는 이들에게 출구는 과연 무엇일까. 이들에게는 어렴풋이 '선택'이라는 탈출구가 보인다. 그리고 그 선택은 스스로에게 달려있다. 과연 상처받고 삶에 지친 이들은 합리적으로 생각해서 선택할 수 있을까. 그래서 상황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까? 극 중 등장인물이나 현실의 우리는 합리적인 선택을 할 만큼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이었던가.

이들은 자신의 과거에 대한 거부감과 그것을 거부하기 위해 노력하는 상황에서도 실제와는 전혀 다르게 행동하는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그 모습을 마주하는 것은 현실에서도 그리 어려운 경험이 아니다. 극 중 주요 인물들은 그러한 모습을 옮겨와 보여준다.

"인간은 아름답고 신은 모질다"...장재열의 궤변이 주는 힌트

드라마가 집중하는 '사랑'이라는 단어, 과연 정의할 수 있을까. 그저 모순의 집합체로 볼 수 있지는 않을까. <괜찮아, 사랑이야>는 괜찮지 않은 극 중 인물 모두의 사랑 이야기다. 그 사랑이 꼭 아름답지만은 않지만, 그렇다고 사랑이 아니라고 할 수도 없다. 사랑이란 때론 모순의 가면을 쓰고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모습은 아주 행복해 보이진 않지만 그렇다고 쓸쓸하지만도 않다. 

거칠고 숨 막히는 삶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드라마는 시종일관 사랑을 이야기하며 괜찮지 않아 보이는 이들이 괜찮음을 증명하려고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드라마 속 주인공과 현실의 우리가 모두 겪는 과거에 대한 거부감을 치유하고자 한다. 어쩌면 괜찮지 않은 모든 이들에게 궤변처럼 들리는 장재열의 말이 선택의 힌트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내가 잔인한 소설을 쓰는 게 아니라 그들에게 잔인한 상황이 주어지는 거지. 인간은 아름답고 모진 건 신이지. 감당할 수 없는 끔찍한 상황을 우리에게 부과하는."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박정훈 시민기자의 개인블로그(http://friday76.tistory.com/)에더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괜찮아 사랑이야 조인성 공효진 장재열 지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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