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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원탁회의 참가자를 모집하는 현수막이 대구시의회 앞 사거리에 걸려 있다.
 시민원탁회의 참가자를 모집하는 현수막이 대구시의회 앞 사거리에 걸려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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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가 오는 9월 '안전한 도시 대구'와 '청년이 행복한 도시 대구'를 주제로 두 차례 시민원탁회의를 개최하기로 하고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는 가운데, 대구시의회가 대의민주주의를 부정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들이 대구시의회를 '딴지걸기'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대구시는 대구혁신 100일위원회를 통해 '시민원탁회의'를 개최하기로 하고 지난 4일부터 참가자들을 모집하고 있다. 시민원탁회의는 오는 9월 2일 '안전한 도시 대구'를, 30일 '청년이 행복한 대구'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권영진 시장이 공약한 '오로지 시민행복, 반드시 창조대구'를 구체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권영진 시장이 후보시절부터 공약으로 내세운 시민원탁회의를 개최하기로 하자 대구시의회가 의회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추진한다며 대의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고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대구시의회는 지난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시민원탁회의를 위탁받은 단체가 공정하고 중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말하고 토론의 주제에 대해서도 현실성이 결여된다고 비난했다.

원탁회의 참여자에 대해서도 전문가와 일반 시민은 특정 사안에 대해 입장과 관점이 상당히 차이가 날 수 있어 참여자의 구성과 의견반영에서 혼란과 갈등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들었다.

이동희 대구시의회 의장은 "대구시민원탁회의는 쟁점 현안이나 주요 정책 사항을 일반시민 수천 명이 참가한 가운데 직접 결정하는 직접민주주의 형태"라며 "헌법상 대의민주주의 제도 자체를 부정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우려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의장은 특히 "이런 중대한 사안에 대해 주민의 대의기관인 시의회와 아무 상의나 조율 없이 독단적이고 밀어붙이기식으로 추진하는 것은 시의회 기능 자체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법률상 문제점들을 논의하고 검토하겠다"고 밝혀 대구시의 시민원탁회의를 저지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지난 5월 12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구엑스코에서 열린 정책제안을 위한 타운홀미팅 모습. 100인의 시민들이 각각의 의견을 모아 대구시장 후보들에게 전달했다.
 지난 5월 12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구엑스코에서 열린 정책제안을 위한 타운홀미팅 모습. 100인의 시민들이 각각의 의견을 모아 대구시장 후보들에게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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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시민단체들이 대구시의회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대구참여연대와 대구경실련은 13일 공동으로 성명서를 발표하고 '대구시의회의 시민원탁회의에 대한 비판'을 비판했다.

이들은 대구시의회가 원탁회의에 대한 취지와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라는 본연의 역할을 하지도 못하면서 꼬투리잡기 식으로 대응한다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먼저 민주주의는 가능한 한 다수가 직접적으로 참여하고 결정하는 것을 지향하지만 현대 도시정치의 여건상 대의민주주의를 채택하는 것일 뿐이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여러 지자체들이 원탁회의와 같은 직접민주주의 방식을 도입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원탁회의를 시의회와 협의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추진한다고 비난한 것에 대해 오히려 대구시의회가 자기 역할을 선도적으로 하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집행부가 잘 하도록 배려하는 것이 순리이고 그 결과를 의회 의사결정 과정에 반영하는 자세가 더 합당하다고 말했다.

또한 원탁회의를 주관하는 대구경북학회와 대구경북연구원의 공정성과 중립성 우려에 대해서도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원탁회의 취지가 수백 명 이상의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자유롭게 토론하고 그 결과를 집약하는 것으로 몇몇 단체들이 결과를 좌지우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원탁회의가 의회기능에 포함되지 않는 현안을 다루어 의회의 역할을 배제한다는 대구시의회의 우려에 대해서도 오해라며 오히려 의회의 결정기능을 존중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주장했다. 설사 의회가 다루고 있는 사안이라 할지라도 의회가 의사결정에 반영하는 것이야말로 환영할 일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지난 5월 12일 대구엑스코에서 열린 정책제안 타운미팅 모습. 각각의 테이블에서 토론 참여자들이 정책에 대한 논의를 한 뒤 투표를 통해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순위를 정하는 직접민주주의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지난 5월 12일 대구엑스코에서 열린 정책제안 타운미팅 모습. 각각의 테이블에서 토론 참여자들이 정책에 대한 논의를 한 뒤 투표를 통해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순위를 정하는 직접민주주의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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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집행부가 잘하고 있는 점을 촉진하고 잘못에 대해 견제하고 감시해야 할 대구시의회가 잘하고 있는 정책에 대해 딴지를 거는 태도는 엉뚱하고 옹졸하다"며 "대구시의회가 초기에 시장을 기선제압하려는 것이 아니면 심기가 불편하니 알아달라는 유아적 제스쳐이냐"고 비난했다.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국장도 "대구시의회가 자신의 권위만 생각하지 말고 위기에 처한 지방자치를 어떻게 혁신할 것인지 제대로 보여주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며 "대구시의 잘하는 정책에 태클만 걸지 말고 연구와 정책개발에 몰두하라"고 촉구했다.


태그:#대구시민원탁회의, #권영진, #대구시의회, #대구첨여연대, #대구경실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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