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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수정 추기경에게 '프란치스코 교황 꽃동네 방문 반대'서한을 전달하려다 경찰에 막힌 장애인 인권 단체 회원들이 정리 기자회견을 진행중이다.
 염수정 추기경에게 '프란치스코 교황 꽃동네 방문 반대'서한을 전달하려다 경찰에 막힌 장애인 인권 단체 회원들이 정리 기자회견을 진행중이다.
ⓒ 김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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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을 앞두고 장애인 30여 명이 교황의 '꽃동네' 방문을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들은 6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명동성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후, 염수정 추기경에게 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성당 진입을 시도했으나 경찰에 가로막혀 무산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꽃동네 방문을 반대하는 꽃동네 거주 탈시설 장애인 모임'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공동행동' 소속 장애인들은 회견에서 "장애인을 격리하고 억압하는 장애인생활시설 '꽃동네'를 방문하는 것은 시설 밖으로 나오기를 열망하는 수많은 장애인들의 가슴에 피눈물을 흘리게 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교황이 이 곳을 방문한다는 것은 사회로부터 장애인이 격리돼 살아가는 것이 당연하다는 편견을 정당화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는 14~18일 한국을 방문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16일 오전 광화문 시복미사를 마친 후 오후 충북 음성으로 이동해 대규모 장애인 수용 시설인 꽃동네를 찾아갈 예정이다.

기자회견 사회를 맡은 최재민 '장애와 인권 발바닥' 활동가는 "우리의 농성은 교황의 음성 꽃동네 방문을 반대하는 것뿐만이 아니다"라며 "장애인은 사회에서 격리돼 사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 한국교회에 의문을 표하고 이에 대한 답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이 '장애와 여성 마실' 대표는 "얼마 전 텔레비전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인간답게 살고 싶으면 거리로 나가라는 영상을 봤다"며 "꽃동네에 계신 분들은 아직 거리로 나가지 못한 채, 교황이 오신다니까 단장하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꽃동네에서 25년을 보냈다는 김홍기씨는 "꽃동네에는 자유가 없어 시설에서 나올 수밖에 없었다"며 "시설에서 나오고 나서야 자신의 여유를 찾았고 그것이 행복이란 것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이일영 '인권재단 사람' 이사장은 "2009년 우리나라가 비준한 UN장애인권리협약과 장애인차별금지법에는 장애인의 독립생활을 보장한다는 약속이 들어가 있다"라며 "개인의 인권이 제한 받고 있는 꽃동네와 같은 시설의 시대는 끝났다"라고 말했다.

회견을 마친 이들은 '교황님, 꽃동네 방문 취소해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서한을 염수정 추기경에게 전달하기 위해 명동성당 진입을 시도했으나 경찰이 막아서 1시간 넘게 대치했다.

덧붙이는 글 | 김현우 기자는 <오마이뉴스> 20기 인턴기자입니다.



태그:#프란치스코 교황, #명동성당, #꽃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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