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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추정 무인항공기가 파주, 백령도, 삼척에서 발견되는 가운데 9일 오전 국회 국방위에 출석한 김관진 국방부장관이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관진 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국방부 장관이었던 지난 4월 육군 제28사단에서 발생한 윤아무개(20) 일병 집단폭행 사망 사건과 관련해 '중요사건'으로 보고를 받았던 사실이 드러났다. 사진은 지난 4월 9일 국회 국방위에 출석했을 때 모습.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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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의 7·30 재보궐선거 승리로 미소 지었던 청와대가 다시 곤혹스러운 상황에 빠졌다. 육군 28사단 윤아무개 일병 구타 사망 사건과 관련, 국민의 비판 여론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여론 추이에 따라 청와대는 사상 초유의 국무총리 유임 사태까지 겪으면서 완성한 2기 내각을 다시 고쳐 써야 할 수도 있다.

논란의 대상은 윤 일병 구타 사망 사건 당시 국방부 장관을 맡고 있던 김관진 안보실장이다. 당초 청와대는 권오성 육군참모총장 사퇴로 문책을 마무리하려고 했다. 그러나 당시 장관이었던 김 실장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특히 김 실장이 사건의 전모를 파악하고도 이를 은폐했다는 의혹마저 제기되는 상황이다.

'김관진 책임론'이 확산될 경우 7·30 재보선 승리를 계기로 세월호 정국에서 탈출해 '경제활성화' 드라이브를 걸려던 정부·여당의 구상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김 실장을 통해 이번 사건의 책임이 청와대로 쏠리게 됐다는 점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부담도 더 커졌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등 여당이 이 사건을 강도 높게 비판해온 것도 위기감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5일 청와대에서 열린 영상 국무회의를 통해 "새 내각과 경제팀은 '경제혁신 3개년 계획'과 새 경제팀 경제정책 방향을 차질 없이 추진해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해 주기 바란다"라고 독려한 바 있다. 또 7·30 재보선 결과에는 "정부와 정치권은 무엇보다 국민의 고통을 해결하는 진정한 국민의 대변자가 되어 달라는 것이 민의였다"라고 평가했다.

"김 실장이 책임져야" 화력 집중시키는 야당

새정치 비대위원장으로 추인된 박영선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 직무대행이 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 직무대행이 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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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은 적극적으로 김 실장에 대한 추가 문책을 요구하고 있다. 박영선 새정치연합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은 6일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 '김관진 안보실장의 책임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잘라 말했다.

특히 그는 "이번 사건은 그 핵심이 은폐"라며 "왜냐하면 (김관진 당시) 장관께서는 사전에 이것을 다 알고 계셨다"라며 "처음에 국민에게 '회식 중에 사망했다'라고 거짓으로 알려졌는데 그 (사건 발생) 다음 날, 12시간 후에 장관에게 올라간 보고는 '집단적 구타로 사망한 것'으로 보고됐다"라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보고대로라면) 김 실장은 이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은폐했다고 지적할 수밖에 없다"라며 "이 부분에 관해선 (김 실장이) 책임을 지는 것이 맞다"라고 말했다. 퇴진을 요구한 것이다.

새정치연합은 당시 사건 발생 이후 군의 조치 상황 등을 들며 은폐 의혹을 구체화시키고 있다. 박범계 새정치연합 원내대변인은 이날 "육군 28사단 헌병단은 (사건 당일) 7일 구체적인 사건경위 파악, 그리고 다음날인 8일 백낙종 조사본부장은 김관진 당시 장관에게 '중요사건 대면보고'를 했다"라고 지적했다.

또 박 원내대변인은 "김 장관은 4월 11일부터 15일까지 '특별 군기강 확립 대책회의'를 개최했고, 6월 9일엔 35년 만의 육군참모총장에 의한 '폭행·가혹행위 근절을 위한 육군 일반명령'을 발령했다"라며 "이러한 사정이라면 김 장관이 구체적인 폭행경위를 몰랐을 리가 만무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만에 하나 몰랐다면 중대한 직무유기"라며 "이리 보나, 저리 보나 (김 장관은) 대한민국의 안보실장을 수행할 자격이 없다, 즉시 그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분노한 엄마들의 마음을 진정시키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야당도 마찬가지다. 홍성규 통합진보당 대변인은 이날 "사건 초기 모든 보고를 받았던 김 장관이 했던 조치는 슬그머니 연대장 등 몇 명을 보직 해임하는 것뿐이었다"라며 "의도적인 축소은폐 시도"라고 규정했다. 그는 "습관적인 '축소은폐'야말로 '군대 내 가혹행위'를 재발시키는 주범이다"이라며 "(김 장관에게도) 일벌백계로 책임을 물으라"라고 요구했다.

방어 못 하는 새누리당... 공식-비공식 목소리 엇갈려

국방위 출석한 국방장관과 육군참모총장 4일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 출석한 한민구 국방부 장관(왼쪽)은 선임병의 폭행과 가혹행위로 사망한 윤 모 일병 사건에 대해 "지난 4월 초 28사단에서 선임병의 구타와 가혹행위로 윤 일병이 사망한 사건의 원인이 재판과정에서 밝혀져 국민께 많은 심려를 끼쳐 드렸으며,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공식 사과했다. 오른쪽은 권오성 육군참모총장.
 지난 4일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 출석한 한민구 국방부 장관(왼쪽)은 선임병의 폭행과 가혹행위로 사망한 윤 모 일병 사건에 대해 "지난 4월 초 28사단에서 선임병의 구타와 가혹행위로 윤 일병이 사망한 사건의 원인이 재판과정에서 밝혀져 국민께 많은 심려를 끼쳐 드렸으며,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공식 사과했다. 오른쪽은 권오성 육군참모총장.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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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새누리당 지도부는 '김관진 책임론'에는 선을 긋고 있다. 김무성 당대표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휴전국가로서 안보 책임자가 흔들리고 자주 바뀌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라며 "육군참모총장이 책임졌으면 책임을 다 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도 '인사책임'보다 '근본적 해법 마련'에 힘을 실었다. 김 대표는 "육군참모총장이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는데 최고책임자가 물러난다고 덮어질 만한 가벼운 사건이 아니다"라며 "진상조사와 처벌이 철저하게 이뤄지고 실효성 있는 사후대책이 마련돼 시행되는 것까지 장관이 확실하게 책임져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그는 "윤 일병 사건, 김해 여고생 살인사건 등의 현상은 아주 잘못된 교육환경에서 기인한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우리나라 교육당국자들은 깊은 고민을 해줘야 한다"라며 이번 사건의 근본적 해법은 '교육환경 변화'라고 짚었다.

김현숙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김관진 책임론'을 야당의 정치공세라고 일축했다. 그는 이날 현안 브리핑을 통해 "새정치연합이 또다시 윤 일병 사건도 정쟁의 도구로 삼으려 하고 있는 점은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는 점에서 심히 유감"이라며 "안보실장과 국방부 장관을 겨냥해 사실상 경질을 요구하고 있는데, 대한민국의 안보는 정쟁의 도구가 될 만큼 가벼운 사안이 결코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공식의견에 반하는 내부 기류도 있다. 당장 국회 국방위원장인 황진하 새누리당 의원은 전날(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전 국방장관이었던 김 실장에게도 어떻게 보고됐고 어떻게 조치했는지 등을 확실하게 확인하고 난 다음에 책임을 물어야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사실관계가 확인된다면 사퇴까지 고려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책임이 있다면 면할 수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장관의 2011년 당시 신년사 취지는 사고 처리 때문에 훈련이 소홀하다는 것"이라며 '김관진 책임론'을 일부 수긍했다.

하 의원은 "(신년사 취지대로라면) 사고가 나도 그건 병사 개인 책임이지 지휘관 책임은 아니다는 인식을 조장해서 인권사고에 대한 철저한 사전 예방과 상세보고 및 엄격한 사후 처리 노력을 소홀하게 한 영향이 있다"라며 "때문에 김 장관의 2011년 신년사가 군대 내 사고 확대에 영향을 줬는지 엄격한 조사가 필요하고 영향을 줬다면 김 장관도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방부 해명 되풀이한 청와대

청와대는 별다른 의견을 내놓지 않고 있다. 여론 추이를 좀 더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관진 은폐 의혹'을 묻는 말에는 국방부의 해명 내용을 되풀이하는 정도에서 답변했다.

앞서 국방부는 "당시 보고에는 최근 보도된 엽기적인 내용은 없었고, 김 실장은 구타에 의한 사망 사건이 10여 년 만에 발생한 점이 심각하다고 여겨 고위정책간담회 등에서 세심히 살펴보라는 지시를 수차례 했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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