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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31일 오후 영등포구 사무실에서 28사단 집단구타 사망사건 관련 긴급 브리핑을 하고 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31일 오후 영등포구 사무실에서 28사단 집단구타 사망사건 관련 긴급 브리핑을 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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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저 10일 뒤에 육군 가는데(입대 하는데) 어쩌죠? 좀 두렵네요."

부대원들의 집단구타로 사망한 육군 28사단 윤아무개(23) 일병이 심각한 가혹행위에 시달려온 것으로 드러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후진적, 폭력적 군대 문화에 대한 비판과 책임자 처벌에 대한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군 입대를 앞둔 입영 예정자들이 두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군 인권센터는 육군 28사단 포병연대 의무부대 소속 윤 일병에 대한 군 수사 내용을 발표했다.

윤 일병은 지난 2월 28사단에 배치된 후 선임병들의 가혹행위에 시달렸다. 그러던 중 4월 6일에 선임병들의 폭행으로 사망했다. 군 수사 결과 물 고문, 성 고문 등 질 나쁜 가혹행위를 당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었다. 거기다 28사단 내 검찰관이 해당 사건을 단순 상해치사로 처리한 것으로 드러나 세간의 분노를 일으켰다. 소식을 접한 입영 예정자들은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우려를 쏟아냈다.

"윤 일병 저랑 나이도 같은데, 8월 25일 군 입대 예정자로서 현실이 많이 씁쓸하네요" (ID 성년의 날),
"헉, 저 10일 뒤에 육군 가는데 어쩌죠?" (ID 추추트레인),
"나 102보충대라서 GOP 가는데 지금도 아무 이유 없이 때리는 건가?" (ID 탱크는 못 말려)

"누가 군대 좋아졌대?" 입대 예정자들 원성 높아

남들보다 늦은 입대를 앞둔 이상원(26, 대학생)씨도 큰 시름에 잠겼다. 이씨는 "군대에 다녀온 친구들이 요즘 군대 부조리가 많이 사라지고 좋아졌다고 말하지만 저런 소식을 들으니 덜컥 겁이 난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씨는 "병사를 통제해야 하는 하사관이 사태를 방조했다는 점에서 더 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이씨는 "저런 환경에 놓이면 멀쩡한 사람도 피해자가 되거나 가해방조자가 될 수밖에 없을 것 같아 두렵다"고 걱정했다.

사열하는 김관진 국방부 장관 27일 오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제65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 최종 리허설에서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사열하고 있다.
제65주년 국군의 날은 6.25 전쟁 정전 60주년, 한미동맹 60주년이 되는 해로서 "강한 국군, 튼튼한 안보, 행복한 대한민국'이라는 주제어로 대규모로 개최되며 1만1000여 명의 병력과 지상장비 190여 대, 항공기 120여 대의 최신 장비를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국군의 날 오후 16시부터 17시까지 광화문 일대에서 육·해·공군 및 해병대 장병들과 각 군 사관생도, 기계화 부대의 시가행진과 군대음식 체험마당, 볼거리 등 다양한 체험행사가 진행된다.
 2013년 9월 27일 오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제65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 최종 리허설에서 당시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사열하고 있다. (자료사진)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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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입대예정자인 이아무개(20, 대학생)씨는 "꾸준히 문제 되었던 사안이었기 때문에 크게 동요하지는 않았지만 지난 22사단 관심병사 사건에 연이어 터진 일이기에 군 시스템 자체를 믿기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단순히 선임과 후임 사이의 문제로만 치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상우(22, 대학생)씨 역시 "내년에 군대에 가는데 윤 일병 사태를 보고 두려운 마음이 생겼다"며 "오랜 기간 동안 폭력과 조롱이 지속됐는데도 그런 고통을 아무한테 말하지 못하면 너무 고통스러울 것 같다"고 안타까워 했다. 박씨는 "각 내무반을 꾸준히 관리해 피해를 입는 병사를 인지하는 시스템이 구축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자식을 군대에 보내는 부모의 마음 역시 착잡하긴 마찬가지다. 막내아들을 곧 군대에 보내는 김아무개(49, 직장인)씨는 "아들을 군대에 보내지 않을 수 있다면 보내지 싶지 않다"고 말했다.

김씨는 "가능하면 사고의 위험이 적은 의경이나 카투사로 보내고 싶지, 누가 일반사병으로 보내고 싶겠느냐"며 군대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이어서 그는 "그런 폭행을 당했을 때 가까운 사람들에게 SOS(구조요청)를 청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면 좋겠다"며 "최소한 부모한테라도 자유롭게 연락할 수 있었더라면 사망에 이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5년에 입대하는 큰아들을 둔 김아무개(54, 직장인)씨 역시 "너무 가슴 아프고 아들을 군대 보낼 생각에 벌써부터 착잡하다"고 말했다. 김씨는 "구타를 비상 상황으로 규정하고 신고 및 조치 대응 요령을 반복 교육을 통해 체계화했으면 한다"며 "익명이 보장되는 고충처리상담실을 상설기구로 운영하길 바란다"고 병영 문화 개선을 촉구했다.

국방부, 7월까지 국방통합인권시스템 구축한다더니...

국방부는 지난 1월 선진화된 군 인권 문화 조성을 위한 '2014~2018 국방인권정책 5개년 종합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국방부는 7월까지 단계적으로 국방통합인권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국방통합인권시스템은 국방망(인트라넷)과 전화로만 이루어지던 인권 상담 및 진정이 사이버지식정보방을 통해서도 가능하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그러나 지난 4월 윤 일병이 가혹행위로 사망하면서 그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위용섭 국방부 부대변인은 1일 브리핑에서 "성찰을 통해 병영 내부를 다시 한 번 진단하고 선진화된 병영문화를 육성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지만, 구체적 개선책은 언급하지 않았다.

국방부 대변인실의 한 관계자는 1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군대 내 가혹행위 에 대한 대책에 대해 "중대, 대대 별로 고충처리 채널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통상적인 고충처리 시설이 있지만 윤 일병 사태의 경우 사건이 발생한 곳에서는 제대로 처리되기 힘들었다"면서 "윤 일병의 부대는 정상적인 중대, 대대 단위가 아닌 독립 부대 형식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렇다고 해도 (윤 일병 사망 사건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이세정 기자는 <오마이뉴스> 20기 인턴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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