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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9년 11월 27일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 MBC에서 열린 '특별생방송 대통령과의 대화'에 출연한 모습. 이 대통령이 사전에 준비한 영상 자료에 '수질조사용 물고기 로봇'이 보인다.
 지난 2009년 11월 27일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 MBC에서 열린 '특별생방송 대통령과의 대화'에 출연한 모습. 이 대통령이 사전에 준비한 영상 자료에 '수질조사용 물고기 로봇'이 보인다.
ⓒ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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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에서 4대강 사업의 수질관리를 목적으로 추진했던 '로봇물고기'(생체모방형 수중로봇) 사업이 개발 실적을 조작한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기관인 산업기술연구회가 로봇물고기 연구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연구성과가 과도하게 부풀려지거나 부족한 부분은 누락되는 식으로 조작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30일 이 같은 내용의 '로봇물고기 등 산업기술분야 R&D 관리실태' 감사결과를 발표하고 산업기술연구회 등과 국회에 관련 사실을 통보했다. 감사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산업기술연구회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의 로봇 물고기 연구 과제가 7개 항목의 '정량 목표를 모두 달성했다'며 '성공'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런 평가는 최종평가 실시 당일 로봇물고기의 성능이 상당 부분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생산기술연구원 등이 이를 누락한 결과보고서를 만들어 제출했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한 사안에서는 이를 조작해 기재하기도 했다.

로봇물고기 개발 과정에서 총 48건의 위법·부당사항 적발

당시 생산기술연구원 등은 로봇물고기의 유영속도(m/s)·이항거리(km), 생태모니터링을 위한 장착가능센서(종), 수중 통신속도(bps)·통신거리(m), 위치 인식오차(m), 군집제어를 위한 개체 수(대) 등 정량목표 가운데 이항거리와 인식오차, 개체 수 등은 최종 결과보고서에 아예 기재하지도 않았다.

이와 함께 유영속도의 경우 결과보고서상으로는 1.8m/s에 불과했지만, 발표자료에는 목표치인 2.5m/s라고 결과를 조작해 발표했다. 자료에 누락시킨 이항거리와 인식오차, 개체 수 등도 발표자료에는 각각 1km, ±5m, 3대 등으로 목표치에 도달한 것처럼 조작해 발표한 것으로 감사결과 밝혀졌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발표내용을 조작한 것은 물론 실제 결과보고서도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관련 전문가가 참관한 가운데 실제 로봇물고기의 성능을 시험하는 테스트를 실시했다. 이 테스트에서 로봇물고기 9대 가운데 7대가 고장난 상태였고, 성능을 확인할 수조차 없었다. 테스트 결과 유영속도는 0.23m/s로 목표치인 2.5m/s에는 한참 못 미쳤다.

감사원은 이같은 지적사항 이외에도 총 로봇물고기 개발 과정에서 총 48건의 위법·부당사항을 적발했다.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을 통한 수질 관리를 강조하기 위해 내세운 로봇물고기 사업이 사실상 대국민 사기로 드러난 것이다.

로봇물고기 사업은 지난 2009년 11월 27일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홍보영상 형태로 처음 소개했다.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의 4대강과 그 지류 등에 보와 댐을 설치, 정비하는 내용의 4대강 사업을 추진하다 환경파괴 논란에 휩싸이자 대안으로 수질조사용 로봇물고기 개발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이후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강릉 원주대, 한국기계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 4개 연구기관은 산업기술연구회로부터 57억 원을 지원받아 2010년 6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로봇물고기 개발사업을 진행했다.


태그:#로봇물고기, #이명박, #4대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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