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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중석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양천구 국과수 서울연구소 대강당에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으로 추정되는 변사체 정밀부검 결과 "치아가 유 씨 주치의 사전정보와 일치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 서중석 국과수 원장 "변사체 치아 유병언과 일치" 서중석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양천구 국과수 서울연구소 대강당에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으로 추정되는 변사체 정밀부검 결과 "치아가 유 씨 주치의 사전정보와 일치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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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중석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양천구 국과수 서울연구소 대강당에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으로 추정되는 변사체의 정밀부검 결과를 발표한 자리를 나서고 있다.
이날 서 원장은 "수사시관의 의뢰를 받아 시신 감정에 최선을 다했지만 시신이 고도로 부패돼 사망 원인을 밝히기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 서중석 국과수 원장 "유병언 시신 맞지만 사망 원인 규명 불가" 서중석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양천구 국과수 서울연구소 대강당에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으로 추정되는 변사체의 정밀부검 결과를 발표한 자리를 나서고 있다. 이날 서 원장은 "수사시관의 의뢰를 받아 시신 감정에 최선을 다했지만 시신이 고도로 부패돼 사망 원인을 밝히기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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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재보강 : 25일 오후 3시 16분]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으로 추정되는 변사체를 정밀 감식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시신이 유씨인 건 맞지만, 사망 원인은 판명하지 못했다"고 25일 공식적으로 밝혔다.

서중석 국과수 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양천구 국과수 서울과학연구소에서 브리핑을 열고 "부검과 유전자 검사 등으로 시신이 유씨인 사실을 확인했지만, 약독물 중독이나 질식사 등의 사인은 시신의 부패가 심해 밝혀내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국과수 광주과학수사연구소는 수사기관이 의뢰한 순천 변사체의 대퇴골과 치아 1점을 6월 18일 강원도 원주 본원 법유전자과에 이첩해 분석한 결과 유전자가 유씨와 일치한다는 사실을 지난 7월 21일 확인했다. 다음날 국과수는 시신을 직접 부검해 신원과 사인 등을 분석하기로 결정, 감정 시설이 제대로 갖춰진 서울연구소로 시신을 옮겨 부검과 유전자·약독물·알코올 검사 등을 진행했다.

국과수에 따르면, 갈비뼈와 무릎 등 변사체 6개 부위의 연골과 근육에서 유씨와 동일한 유전자가 검출됐다. 수사당국이 경기 안성 금수원과 순천 별장 등에서 확보한 유씨의 유전자를 근거로 판단한 결과다. 22번 치아도 검사 대상이었지만 유전자가 아예 검출되지 않았다.

또한 MDCT(다중채널컴퓨터단층촬영)를 실시한 결과 시신의 신체가 159.22cm로 나왔는데, 이는 경찰이 최근 수정해서 발표한 유씨의 키 160cm와 거의 일치했다. 시신의 넷째 손가락이 변형된 것도 검찰이 확보하고 있는 유씨의 왼쪽 약지 지문형태와 흡사했다. 시신의 치아 상태 역시 유씨의 치과 주치의에게 받은 치아 치료 기록과 동일했다.

서 원장은 "이같은 결과를 종합해 시신이 유병언이라고 수사기관에 유선으로 최종 통보했다"며 "머리뿐만 아니라 신체 모든 조직에서도 유씨와 동일한 유전자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이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각종 검사했지만... "부패 심해 사인 파악 불가능"

그러나 변사체의 사망 원인은 밝혀내지 못했다. 국과수는 우선 지병으로 인한 사망 여부를 확인하고자 유씨가 평소 당뇨를 앓았다는 정보를 근거로 검사를 실시했으나 당뇨를 진단하는 지표가 되는 케톤 성분은 안 나왔다.

국과수는 독극물에 의한 사망 가능성도 확인하기 위해 시신의 간과 폐 등의 조직을 가지고 독물·마약 검사를 진행했지만 별다른 반응은 없었다. 사망 직전에 술을 마셨는지 등을 알아내고자 알코올 검사도 했지만 일반적으로 부패한 시신에서 발견되는 알코올보다 낮은 농도의 양이 검출됐다. 시신 옆에 있던 각종 병들에서도 독극물이나 약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다. 뱀 등 맹독성 동물에 의한 중독이나 약물에 의한 사망 가능성은 낮아 사인분석에서 배제됐다.

이외에도 외부에 타격이나 질식에 따른 사망 여부를 판단하고자 했지만 시신이 심하게 부패하고 내부 장기가 소실돼 사인을 판명하지 못했다. 시신의 목에 외력이나 흉기가 작용했다가 증거가 없을뿐더러, 연조직이 전혀 남아있지 않은 상태여서 질식사 가능성도 가늠할 수 없었다는 게 국과수의 설명이다.

사망시점 역시 시신의 부패가 심해 정확히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서 원장은 "부패에 영향을 주는 습도와 온도가 매번 달라 현재로서는 확인이 불가능하다"면서도 "시신 사진상으로 사망한 지 10∼15일쯤 된 것 같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것보다 오래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과수의 '이례적' 브리핑... "의혹 해소 위해"

국과수는 부검과 유전자 검사를 둘러싼 의혹과 관련해 '작심'하고 해명하는 모습이었다.

서 원장은 '변사체 감정 근거가 된 유전자가 유씨의 것인지 어떻게 알 수 있나'라는 물음에 "검찰이 유씨의 형 병일씨에게서 채취한 유전자와 유씨 별장 면도기 등에서 나온 유전자를 가지고 동일 부계·모계인지 확인하는 분석검사를 실시한 결과, 두 사람이 형제인 사실을 확인했다"고 답했다. 이를 근거로 별장에서 나온 유전자가 유씨의 것임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국과수는 1차 부검의 시신과 2차 부검의 시신이 다를 수도 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1·2차 부검 시신 사진들을 공개하며 "치아와 두개골을 비교한 결과 동일인이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변사체 발견 당시 상황을 두고 제기되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답을 내놨다. 서 원장은 평소 술을 마시지 않는 걸로 알려진 유씨의 변사체 주변에서 발견된 술병과 관련해 "시신이 발견된 현장에서 나온 8개 병 가운데 소주병과 스쿠알렌 병에서 유씨와 동일한 유전자가 발견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유씨가 직접 이것들을 만졌을 가능성은 높지만 파리 같은 동물 때문에 그런 유전자가 나올 수 있다는 추론도 나올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서 원장은 '왜 시신이 반듯하게 누워 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돌아가셨을 때의 자세가 지금 자세라고 주장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변사자의 자세는 사망 후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현장 사진만 보고 말하는 것은 난센스"라고 말했다.

유씨의 사망 추정 날짜로부터 불과 17∼18일 만에 백골화나 부패가 진행될 수 있느냐는 논란과 관련해서도 국과수는 반박했다. 이한영 센터장은 "백골은 머리와 목 부분에만 진행됐다"며 "외국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 정도의 부패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국과수는 이날 이례적으로 자료와 사진을 언론에 공개하며 감정 결과를 적극적으로 설명했다. 서 원장은 "유씨에 대해 국민들이 갖고 계시는 각별한 관심과 궁금증, 세간에 떠도는 의혹들을 다소 해소시켜 드리기 위해서 결과를 직접 발표하게 됐다"고 전했다.

국과수는 조만간 변사체에서 발견된 의복을 추가 감정해 타격 흔적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서중석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양천구 국과수 서울연구소 대강당에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으로 추정되는 변사체의 정밀부검 결과 "왼쪽 두 번째 손가락 끝마디 뼈 결손, 네 번째 손가락 변형으로 나왔다"고 발표하고 있다.
▲ 서중석 국과수 원장 "유병언 시신 맞다" 서중석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양천구 국과수 서울연구소 대강당에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으로 추정되는 변사체의 정밀부검 결과 "왼쪽 두 번째 손가락 끝마디 뼈 결손, 네 번째 손가락 변형으로 나왔다"고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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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유병언, #국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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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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