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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새누리당 후보가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순천 시민의 마음은 양산 속에 가려진 얼굴처럼 아직 분명치 않다.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가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순천 시민의 마음은 양산 속에 가려진 얼굴처럼 아직 분명치 않다.
ⓒ 이주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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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전남 순천시, 섭씨 32도의 폭염만큼이나 7.30 국회의원 보궐선거 분위기도 후끈 달아오르고 있었다. 특히 이날은 여수MBC와 순천KBS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가 결과가 보도돼 은근한 파장이 일었다.

지난 20일~21일 사이 순천·곡성 주민 1000명을 대상으로 유선전화 임의전화걸기 방식(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는 놀라웠다.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가 38.4%를 얻어 33.7%를 얻은 새정치연합 서갑원 후보를 오차범위 안이지만 제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민심의 바로미터'라는 택시 안 분위기는 어떨까. <오마이뉴스>는 23일 순천 시내에서 택시를 모는 기사 10명으로부터 생생한 민심을 전해 들었다.

기사들은 한결같이 "좁은 동네라 택시 몬 연차와 성만 말해도 단박에 누군지 안다"며 신분 밝히길 꺼려했다. 한 기사는 "민주당(새정치연합) 후보 지지한다고는 대놓고 말할 수 있어도 새누리당 후보 지지한다고는 아직은 대놓고 말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22년 동안 택시를 몰았다는 김아무개 기사는 "손님이 타시면 열 분 중에 여섯 분은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 이야기를 한다"라며 "순천 분위기가 많이 심상치 않다,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가 당선될 확률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유를 묻자 "이상하게 이정현 후보에 대해서 순천 시민들이 특별한 거부감이 없다"라고 답했다.

개인택시를 몬 지 10년이 넘었다는 한 기사는 "민주당(새정치연합) 서갑원 후보가 설령 당선된다 하더라도 당 안에서부터 목포의 박지원 의원에게 항상 밀릴 것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그동안 전남 동부권이 서부권에 밀려 발전이 안 되었는데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의 지역발전론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다"라고 전했다.

24년 동안 택시를 몰았다는 한 기사는 "4년짜리가 아니고 2년짜리니까 한번 힘 있는 여당 사람에게 맡겨보자는 얘기들을 많이 한다"며 "손님들이 이정현 후보를 현실적으로 필요한 사람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순천개인택시연합 송하윤 지부장은 "이정현 후보 선거 자원봉사를 하는 택시 기사들도 있다"라고 소개하며 "순천대 의대 유치 문제도 그렇고 비록 새누리당이지만 중량감있는 이정현 후보를 밀어야 지역발전 시킬 수 있다는 공감대가 있는 것 같다"라고 민심의 흐름을 진단했다.

순천 시내에 걸려있는 후보자들의 펼침막.
 순천 시내에 걸려있는 후보자들의 펼침막.
ⓒ 이주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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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몬 지 10년이 채 안 되었다는 김아무개 기사는 "아무래도 다들 먹고사는 것이 힘드니까 예산을 많이 가져온다는 말에 혹하는 것"이라며 "지금 분위기는 확실히 이정현 후보가 우세하지만 막상 투표를 하면 서갑원 새정치연합 후보가 이기지 않겠냐"고 예측했다.

영업용 택시를 12년째 몰고 있다는 한 기사도 "서갑원 후보가 비리 혐의로 재판도 받고 해서 여론이 좋은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유병언 사체 발견 사건이 터지고 나서는 '거 봐라, 이 정권은 제대로 하는 것은 하나도 없다'는 정권심판론이 다시 세져서 결국 새정치연합 후보가 승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함께 있던 박아무개 기사는 "민주당 깃발만 꽂아도 당선되던 시절은 지났다"라고 말하면서 "손님 중에는 민주당(새정치연합) 정신 차리게 만들기 위해서라도 이번엔 새누리당 찍겠다는 분들이 많아서 결과는 알 수 없다"라고 귀띔했다. 

"올해 나이 쉰둘이 되었다"는 한 기사는 이정현 후보의 승리를 점쳤다. 그는 "이정현 후보가 지난번에 국회의원 할 때도 호남에 예산을 많이 가져왔으니 2년 동안 얼마나 가져올지 한번 지켜보자는 여론이 크고, 새정치연합 경선에서 탈락한 노관규 후보의 지지자들이 서갑원 후보에게 안 가고 이정현 후보에게 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근거를 댔다.

이아무개 기사는 "민주당(새정치연합) 지도부가 급해지니까 지원유세도 하고 천막도 차리고 하는데 오히려 그것이 순천 시민들을 더 자극하는 꼴"이라면서 "이제까지 2번만 찍어왔는데 순천이 바뀐 게 뭐가 있냐"라고 쓴소리를 했다.

자신을 '30대의 젊은 택시 기사'라고 소개해 달라는 한 기사는 "전남 서부권에는 박지원같은 거물 국회의원이 있어서 도청도 가져가고 대불공단도 만들고 도로도 뚫고 하는데 동부권은 눈에 띄는 발전이 없다는 불만족이 크다"라면서 "순천만정원도 힘있는 이정현 같은 사람이 국회에 들어가서 국가공원으로 지정할 수 있겠다는 기대 심리가 이 후보 지지세로 이어지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새누리당 후보로서는 전례 없이 전남지역에서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정현 후보. 그가 새누리당 후보 최초로 25년 만에 전남에서 지역구 국회의원에 당선할 수 있을지 안팎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태그:#순천, #7.30?재보선, #이정현, #서갑원, #새누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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