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활활 타오르고 있는 연화대 앞에서 고뇌에 찬 모습을 보이고 있는 서양인 스님
 활활 타오르고 있는 연화대 앞에서 고뇌에 찬 모습을 보이고 있는 서양인 스님
ⓒ 임윤수

관련사진보기


'스님'이나 '큰스님'이라는 호칭에 익숙한 사람들도 '상인(上人)'이라는 호칭은 조금 낯 설수도 있습니다. '상인'이란 '지혜와 덕을 갖춘 큰 스님들에 대한 존칭'입니다. 굳이 주변에서 흔히 쓰고있는 호칭으로 바꿔야 한다면 '큰스님' 정도로 부르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절집에서는 법랍(수행이력)이 오래되고 덕망이 높은 스님들에게만 '큰스님'이라는 호칭을 붙입니다. 따라서 절에서 '큰스님'이라고 불리는 스님을 뵙게 되면, '아! 저 스님은 출가 수행한 구도의 세월도 오래됐고, 주변사람들로부터 존경받고 있는 덕망 높은 스님이시구나'라고 생각해도 크게 틀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선화 상인 염불 법문 <서방극락이 그대의 집>

<서방극락이 그대의 집>(지은이 선화 상인, 옮긴이 정원규·이정희, 민족사)은 바로 그런 큰스님, 선화 상인이 불법 불모지인 미국에서 서양인들을 상대로 해 펼쳤던 법문들을 간추려 엮어서 번역한 법문집입니다.

 <서방극락이 그대의 집> / 지은이 선화 상인 / 옮긴이 정원규·이정희 / 민족사/2014년 7월 28일 /각 1만 2800원)
 <서방극락이 그대의 집> / 지은이 선화 상인 / 옮긴이 정원규·이정희 / 민족사/2014년 7월 28일 /각 1만 2800원)
ⓒ 임윤수

관련사진보기

선화 상인(선화 상인 1918∼1995)은 중국 위앙종의 제9대 법손으로 19세부터 구도의 삶을 시작한 출가 수행자입니다. 1959년, 미국에 중미불교총회를 건립하는 것을 시작으로 평생 동안 법문·불경 번역·출판 등으로 불교를 전혀 모르는 서양인들에게 불법을 전하시던 구도자입니다.    

우리나라나 중국에서는 불교 자체가 역사이며 문화, 일상생활과 사용하는 언어에까지 깊이 스며들어 있는 가치입니다. 그러기에 어떤 법문도 전혀 알아들을 수 없을 만큼 생소하지는 않을 겁니다. 귀에 익숙할 만큼 친숙한 용어, 부지불식간 정립돼 있는 가치들이 법문을 낯설지 않게 해주는 촉매가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서양인들에게 있어서 불법을 전하는 법문은 아주 난해한 용어, 언뜻 이해되지 않는 낯선 문화, 쉬 동감할 수 없는 가치, 배타적 이질감심을 자극하는 동양 종교를 전하고자하는 전도쯤으로 생각될 수도 있을 겁니다.  

그것이 누구를 상대로 한 어떤 설명일지라도 쉬 공감하고, 어렵지 않게 알아듣고, 언뜻 이해할 수 있는 가치를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설명이라면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설명하는 용어 하나하나가 낯설고, 의미를 모르고, 가치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상대로 한 설명은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어렵고 이해되지 않는 설명은 공감할 수도 없을 뿐만이 아니라 호소력도 없습니다. 진의가 절단되지 않습니다. 전달되지 않는 진의는, 그 진의 속에 제아무리 금은보화보다 값진 진리가 들어 있을지라도 개똥밭에 굴러다니는 참외만도 못할 수도 있습니다. 

선화 상인이 서양인들을 상대로 한 법문은 '불교를 전혀 모르는 불법 불모지'라는 벽을 뛰어 넘는 감동적인 법문입니다. 서양인들이 쉬 공감하며 알아들을 수 있도록 다양한 설화 등으로 그들의 눈높이에서 그들과 눈높이를 맞춰 나가는 눈높이 법문입니다. 불교를 전혀 모르는 그들이 별다른 혼란이나 어려움 없이 온전히 이해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비유를 들어 설명하고 있는 맞춤식 법문이어서 읽다 보면 어느새 이해하며 공감하게 되는 감동적인 설명입니다. 

 영어로 쓰인 만장
 영어로 쓰인 만장
ⓒ 임윤수

관련사진보기


"만약 극락세계로 이민 갈 마음이 없으면 세 분 성인(聖人)의 명호를 염할 필요가 없겠지만, 극락세계로 이민을 가서 머물 마음이 있으면 반드시 관세음보살의 명호를 염하여야만 합니다. 그러면 살아 있는 동안에는 삼재칠난(三災七難)을 면하고, 죽어서는 정토에 왕생하므로 일거양득(一擧兩得)이 될 것이니, 무엇 때문에 즐겁게 염불하지 않겠습니까?"(<서방극락이 그대의 집> 33쪽)

선화 상인께서는 우리가 왜 염불을 해야 하고, 염불을 하면 어떻게 가피를 입게 되는 지를 실생활 속 사례, 전화가 통화되는 메커니즘을 들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아무런 상관이 없을 것 같은 전화 통화로, 염불을 하면 받을 수 있는 가피(감응)를 설명함으로 서양인들이 요구하는 논리적 눈높이를 맞춰줍니다.  

'왜?'에 답하고, 방법 '어떻게'를 설명하는 법문

선화 상인이 하는 법문은 듣고 있는 사람들이 가질 수 있는 궁금증 '왜?'에 답하고, 방법 '어떻게'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반복을 강조합니다.

"우리는 왜 평소에 염불을 해야 하는가? 바로 임종 시에 염불하는 것을 잊지 않도록 준비하기 위함입니다. 평소부터 염불하면 임종 때도 잊지 않기 때문입니다. 반면 그대가 '임종할 때 가서 염불해야지, 선한 마음을 내야지'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정말로 쉽지가 않습니다. 그러나 만일 선한 마음이 진정으로 우러난다면 매우 효과가 있습니다. 단지 일념의 참회는 모든 죄업을 다 소멸시킬 수가 있는 것입니다."(<서방극락이 그대의 집> 88쪽)

 숭산 스님 영결식장에서 '나무아미타불'을 염속하고 있는 서양인 스님들
 숭산 스님 영결식장에서 '나무아미타불'을 염속하고 있는 서양인 스님들
ⓒ 임윤수

관련사진보기


이따금 코미디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직업병과 관련된 상황을 재연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예를 든다면 엘리베이터 것을(지금도 존재하는 직업인지는 모르지만) 마주 서 있는 사람이 입고 있는 정장 상의에 달린 단추를 무의식적으로 누르는 상황을 연출하는 모습 말입니다.

보고 있는 사람이야 그냥 우스개거리로 보고 있을지 모르지만 당사자에게는 피나는 연습과 훈련이 은연 중에 튀어나오는 돌발적 행동일 겁니다. 연습과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으면 어떤 행동이든 무의식 중, 돌발행동처럼 튀어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반복되는 연습과 훈련은 습이 되고, 습이 되면 은연중에도 필요한 상황이 오면 반사 신경처럼 작동됩니다. 염불도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평소에도 염불을 하게 되면 염불효과가 극대점이 되는 임종 시, 정신이 혼미한 임종 시에도 무의적 내지는 습관적으로 염불을 함으로 최대의 염불 효과를 받을 수 있게 된다는 걸 반복해 설명함으로 생활 속 염불을 강조하고 계십니다.     

"만약 어떤 사람이 세상에 살아 있을 때 불법승 삼보(三寶)를 알지 못하여 재계를 닦지 않았으며, 그것을 가르치는 좋은 스승도 없어 죽은 이후에 형제·부모·선지식이 그를 위하여 복을 지어주면, 7분 가운데 1분을 얻는다. 그러한 까닭으로 어른이나 부모가 죄를 지어 비록 지옥·아귀 가운데 있으면서 죄를 가볍게 받는 자는 복을 지어준 인연으로 7분의 1을 얻게 된다."(관정경 '灌頂經' <서방극락이 그대의 집> 224쪽)

 숭산 스님을 다비하고 있는 연화대 앞에서 합장을 하고 서서 '나무아미타불'을 염불하고 있는 서양인 스님
 숭산 스님을 다비하고 있는 연화대 앞에서 합장을 하고 서서 '나무아미타불'을 염불하고 있는 서양인 스님
ⓒ 임윤수

관련사진보기


절에서 올리는 49재를 7·7재라고도 합니다. 7일마다 7번에 걸쳐서 올리는 재이기 그렇게 부르고 있습니다. 49구재를 왜 7번으로 나누어 올리는지를 알 수 있는 설명입니다. 한 번의 재(복을 지어주면)를 올릴 때마다 7분 가운데 1분의 복을 얻게 되니, 7번의 재를 올림으로 죄를 온전히 가볍게 해줄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책 <서방극락이 그대의 집>을 통해서 읽을 수 있는 선화 상싱인의 법문은, 불법 불모지인 미국·불교에 대해서 전혀 생소할 수밖에 없는 서양인들을 상대로 해 그들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펼친 법문이기에 쉽고, 재미있고, 논리적입니다.

왜 염불을 해야 하고, 염불을 하면 어떤 좋은 점이 있고, 염불은 언제, 어디서, 누구와 어떻게 해는 것이 가장 좋은지에 대한 답을 독자 개개인의 눈높이에 맞춤인 것처럼 설명하고 있어, '우리 시대에 왜 열불이 필요한지?' '왜 염불 수행을 해야만 하는가?'에 대한 답을 속 시원하게 들을 수 있게 되리라 기대됩니다.

덧붙이는 글 | <서방극락이 그대의 집> / 지은이 선화 상인 / 옮긴이 정원규·이정희 / 민족사/2014년 7월 28일 /각 1만 2800원)



서방극락이 그대의 집 - 선화상인 염불법문

선화상인 법문, 정원규.이정희 옮김, 민족사(2014)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