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 <라이브 앳 웸블리 '86>

퀸 <라이브 앳 웸블리 '86> ⓒ 유니버설뮤직


영국이 자랑하는 보물, 록밴드 퀸(Queen)이 드디어 8월 14일 내한공연을 갖는다. 비록 고 프레디 머큐리, 존 디콘이 없는 '반쪽짜리'이긴하지만, 여전히 왕성한 순회공연을 통해 젊은 록커 못잖은 힘을 보여주는 그들이기에 뒤늦은 방한 소식마저도 반갑게 들려왔다.

워낙 국내에서도 많은 팬을 보유한 퀸에 관련된 이야기, 음악은 익히 잘 알려진 터라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했던 그들의 후반기(1980년대 후반 이후) 활동을 중심으로 관련 키워드를 정리해봤다. 

◆ 웸블리 구장

퀸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대규모 야외 공연이다. 특히 1970~80년대 이들이 펼친 웸블리 구장(우리에겐 FA컵 결승전 등 굵직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축구 경기가 열린 곳으로도 잘 알려진 웸블리 구장은 지난 2003년 철거, 지금은 새로 건설된 구장이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콘서트는 각종 관객 동원 신기록을 세울 만큼 폭발적인 매진 사례를 보여준 바 있다.  

이 무렵 여기에 필적할만한 티켓 파워를 보여준 뮤지션은 핑크 플로이드, 제네시스, 유투 정도에 불과했다. 1985년 에티오피아 난민 돕기 합동 자선 공연 <라이브 에이드>와 더불어 특히 1986년 음반 <어 카인드 오브 매직(A Kind Of Magic)> 발표 당시 벌인 웸블리 공연은 후일 DVD, 라이브 앨범을 통해서도 큰 인기를 얻은 바 있다.  

◆ 뮤지컬

동명의 퀸 히트곡 '위 윌 록 유(We Will Rock You)'을 제목으로 삼은 록 뮤지컬이 지난 2002년 초연되었다. 극작가 벤 엘튼의 각본과 브라이언 메이의 제작 참여로 화제를 모은 이 작품은 영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고, 현지 오리지널팀의 내한 공연으로 한국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록+오페라 스타일의 퀸 음악은 이 뮤지컬에서도 여전했지만, 여성 보컬리스트들의 대거 참여 등 원곡과는 사뭇 다른 해석이 이채로웠다. 

◆ 존 디콘

퀸의 멤버 중 가장 자기를 드러내지 않은 인물이라고 해야 할까? 다른 동료들이 적극적으로 백업 보컬, 사이드 프로젝트 활동 등을 펼친 반면, 존 디콘은 그렇지 않았으니까 말이다. 

그럼에도 가장 내실 있는 연주를 들려주며 충실히 리듬 라인을 담당한, 베이스 본연에 임무에 충실했던 것 역시 바로 존 디콘이었다. 특히 명곡 '어나더 원 바이츠 더 더스트(Another One Bites The Dust)' 작곡 및 생동감 넘치는 연주는 지금까지 그의 대표적인 명연으로 기억되고 있다. 

하지만 1992년 프레디 머큐리 추모 공연 이후 공식 석상에서 그의 베이스 든 모습은 더 이상 볼 수 없었고, 1997년 편집 음반 <퀸 록스(Queen Rocks)>에 수록된 유일한 신곡 '노 원 벗 유(No One But You)'를 끝으로 존 디콘은 퀸의 이름으로는 일체의 레코딩·공연 활동조차 중단하고 말았다. 그를 아끼는 팬들로선 아쉬움이 크게 드는 일 중 하나.

◆ 조지 마이클

 조지 마이클 <파이브 라이브>

조지 마이클 <파이브 라이브> ⓒ 워너뮤직


1980년대 듀엣 웸!((Wham!)을 거쳐 성공적인 솔로 활동을 펼쳤던 조지 마이클은 1992년 프레디 머큐리 추모 공연을 통해서 퀸의 히트곡 '섬바디 투 러브(Somebody To Love)'를 멋지게 소화해냈다. 

이 당시의 실황 녹음을 담은 미니음반(EP) <파이브 라이브(Five Live)>는 그해 UK 차트 1위에 올랐고 한국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덕분에 프레디 사망 이후 새로운 보컬리스트 후보로 조지의 이름이 한동안 거론되기도 했었다.  

◆ 폴 로저스

2004년 브라이언 메이, 로저 테일러는 거물급 뮤지션과 손잡고 대규모 순회공연을 벌인다. 이때 그들과 힘을 모은 인물은 바로 폴 로저스였다. 영국 블루스 록·하드 록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밴드들인 프리(Free), 배드 컴퍼니(Bad Company)의 보컬리스트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그가 퀸에 합류한다는 사실은 상당히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도 그럴 것이 음악적 스타일 자체가 판이하게 다른 두 팀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물음표가 붙을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공연에선 나름 유기적인 조합을 이루며 성공적인 무대를 보여줬다.(2장의 라이브 음반+DVD도 발표) 하지만 2008년 발표한 그들의 유일한 스튜디오 음반 <코스모스 록스(The Cosmos Rocks)>에선 기대치에 미흡한 내용물을 담아내어 아쉬움을 자아냈고, 2009년 퀸과 폴 로저스는 각자의 길을 걷게 된다.   

◆ 영화 삽입곡

 <웨인스 월드> 사운드트랙

<웨인스 월드> 사운드트랙 ⓒ 워너뮤직


1992년, 발표된 지 17년이 지난 명곡 '보헤미안 랩소디'가 갑자기 미국 빌보드 차트 2위에 오르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프레디의 죽음으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도 없지 않았지만, 당시 제작된 영화 <웨인스 월드>에 이 곡이 삽입되었고, 영화의 흥행 성공과 더불어 '보헤미안 랩소디' 역시 다시 인기 순위에서 신곡들과 경쟁하는 일이 발생하게 되었다.

퀸의 곡들은 이렇듯 영화 사운드트랙을 통해서도 종종 만날 수 있었는데 '어 카인드 오브 매직'은 1986년 영국 영화 <하이랜더>의 주제곡처럼 사용되었고(동명의 앨범은 실질적인 사운드트랙 역할을 하기도 했다), 역시 이 음반에 수록된 '원 비젼(One Vision)'은 같은 해 할리우드 항공 액션물 <아이언 이글>에 삽입,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지난 2001년 제작된 고 히스 레저 주연의 <기사 윌리엄>에선 브라이언 메이, 로저 테일러가 당시 솔로가수로 인기를 얻던 로비 윌리엄스(테이크 댓 출신)과 손잡고 명곡 '위 아 더 챔피언(We Are The Champion)'을 새롭게 재녹음한 바 있다.         

덧붙이는 글 기자의 개인블로그 http://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QUEEN 프레디 머큐리 존 디콘 내한공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