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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윤경 에듀머니 대표(가운데)가 21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10억원, 99명 빚 소각 기자회견'에서 민병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맨 오른쪽)등 시민단체 회원들과 함께 발언을 하고 있다.
▲ "1인 1000만원, 10억원 빚 탕감" 제윤경 에듀머니 대표(가운데)가 21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10억원, 99명 빚 소각 기자회견'에서 민병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맨 오른쪽)등 시민단체 회원들과 함께 발언을 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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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빚은 소각되었습니다."

21일 장기 채무자 99명의 빚 10억 원이 또다시 사라졌다. 적게는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3, 4천만 원에 이르는 빚을 7년 넘게 지고 있던 이들은 곧 '채권 소멸 안내장'을 받게 된다. '한국판 롤링 주빌리'를 내세운 시민·종교단체들의 노력과 한 대부업자의 기부 덕분이다. 

4억 6천만 원 이어 10억 원... '한국판 롤링 주빌리' 확산

희망살림, 에듀머니, 희년함께 등 시민·종교단체와 민병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날 오전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차 빚 소각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4월 첫 '빚 탕감 프로젝트'로 117명 4억 6천여만 원 부채를 소각한 데 이어 두 번째다.

'롤링 주빌리'는 지난 2012년 11월 미국 시민단체인 '월가를 점령하라(OWS: 어큐파이 월스트리트)'에서 진행한 프로젝트로, 시민들에게 7억여 원을 모아 부실 채권 155억 5천만 원어치를 매입해 모두 파기했다. 당시 OWS 측은 채무자들의 빚 부담을 줄이는 것뿐 아니라 장기 부실채권이 채권추심업체 등을 통해 무분별하게 거래되는 현실을 폭로하려는 목적이라고 밝혔다.

지난 4월부터 '99%에 의한 99%를 위한 빚 탕감 프로젝트'를 진행해온 제윤경 에듀머니 대표는 "금융기관에서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 채권 규모는 2013년 현재 10조 원에 이른다"면서 "금융기관은 장기 연체한 채무자에게 워크아웃 등을 통해 새 출발한 기회를 주지 않고 대부업체 등에 넘겨 강도 높은 채권 추심에 노출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실 채권은 보통 원금의 1~3% 정도에 거래돼 1000만 원짜리 빚을 10만 원에 사서 전액 추심하면 990만 원을 벌 수 있는 셈이다. 빚이 여러 업체를 거칠 경우 가격이 떨어지는데 실제 이번 사례에는 채권이 6, 7번까지 거래된 사례도 있었다.

이번 부채 소각은 한 대부업체의 기부로 이뤄졌다. 99명이 진 빚 9900여만 원 가량으로, 평균 1000만 원에 많게는 3000~4000만 원에 이른다. 대부분 7년에서 14년 정도 묵은 빚으로 이 가운데 7년 연체가 70%에 달한다. 채무자 99명 가운데 40~50대가 90명으로 가장 많았고, 30대가 7명, 60대가 1명이었다. 이 가운데는 사망자도 포함돼 있었다.

제 대표는 "채무자 대부분이 20~30대부터 빚이 생겨 7년 넘게 연체했다는 의미"라면서 "이들이 추심에 노출되면 사회 생활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부채 탕감은 예수 뜻"... 기독교 단체도 동참 선언

롤링 주빌리에서 '주빌리'는 성경에서 50년마다 한 번씩 돌아오는 '희년'을 뜻한다. 이에 희념함께, 한국복음주의연합 등 종교 단체들도 부채탕감운동 동참을 선언했다.

남기업 희년함께 부설 토지+자유연구소 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희년에는 빚을 완전히 탕감해 주고 노예를 해방해주고 토지를 평등하게 분배한다"면서 "성서에서는 예수가 바로 희년을 선포하러 왔다고 돼 있어 예수를 믿고 따르는 기독교인과 교회라면 희년을 선포하고 실천하려고 애써야 한다"고 밝혔다.

남 소장은 "희년 실천 1순위가 부채 탕감"이라면서 "극심한 채권추심에 시달리는 채무불이행자는 약탈적 금융제도 등 '반희년적' 제도의 가장 큰 피해자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현재 '희년함께' 운동에는 50여 개 교회가 참여하고 있다. 이 가운데는 진보적 교회뿐 아니라 성서를 신봉하는 보수 교단도 포함돼 있다.

이들 단체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명동 열매나눔재단에서 '성경의 부채탕감과 한국 교회의 역할'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이 자리에서 이번에 탕감하는 10억 원 빚도 소각할 계획이다.   


태그:#부채 탕감, #롤링 주빌리, #에듀머니, #민병두, #제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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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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