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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법으로 한 푼이라도 더 챙기려는 속내가 빤히 보인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유가족들을 두고 누리꾼 일부가 반대 여론을 모으고 있다. 유족들이 사고를 빌미로 각종 특혜를 요구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실제로 세월호 특별법이나 피해 가족 지원책 관련 언론 기사에는 '피해자 전원 의사자 지정을 유가족들이 요구하고 있다' '이제는 명문대 특례입학까지? 작작 좀 해라'라는 비난성 댓글이 줄지어 달렸다. 포털 다음 '아고라'에서는 자신을 6·25 참전 용사의 자손이라고 밝힌 회원의 주도로 '세월호 특별법 반대 서명'이 진행 중이다.

유가족들은 진상규명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보상' 문제로 왜곡되는 현실이 답답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 희생자 아버지는 "왜 우리 아이가 죽었는지 밝혀달라는 게 우리의 요구인데, 자꾸 본심이 와전되는 것 같아 속상하다"라고 하소연했다.

세월호 유족들이 '피해자 전원 의사자 지정' '희생 학생 대학 특례입학' 등 무리한 요구를 밀어붙이고 있다는 의혹의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

[의혹①] 유가족들이 먼저 '피해자 전원 의사자 지정'을 제안했다?

'잊지말아 주세요 0416' 세월호참사 유가족 150여명이 12일 오후 여의도 국회 본청앞에서 특별법 제정관련 여·야·가족 3자협의체 구성을 촉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 '잊지말아 주세요 0416' 세월호참사 유가족 150여명이 12일 오후 여의도 국회 본청앞에서 특별법 제정관련 여·야·가족 3자협의체 구성을 촉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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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유가족은 세월호 피해자 전원을 의사자와 의상자로 지정해달라는 요청을 공식적으로 정치권에 제안한 적이 없다. 세월호 사고 가족대책위가 대한변호사협회와 함께 마련해 청원한 '4·16 참사 진실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안'에도 관련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피해자들을 의사상자로 지정한다는 취지의 내용은 새정치민주연합이 지난 3일 당론으로 낸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및 피해자 지원 등에 관한 특별법안'에 담겼다. 전해철·부좌현 의원이 공동발의한 이 법안에는 "세월호 희생자 전원과 피해자를 '의사상자'로 인정해 예우해야 한다"라고 명시됐다.

일부 누리꾼들은 유가족들의 요구에 따라 새정치연합이 의사자 지정을 법안에 포함시킨 것이라고 주장한다. 근거는 지난 5월 새정치연합 세월호 특별법 준비위원회가 발표한 브리핑 내용이다. 당시 전해철 의원은 사고 피해 지원 총론을 설명하면서 "세월호 의사상자 지정 부분은 유가족들이 매우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사안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전해철 의원은 이를 두고 '호칭에서 비롯된 오해'라고 해명했다. 전 의원은 15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가족들이 얘기한 건 의사상자 지정이 아니라 진상규명을 통한 명예회복이었다"라면서 "현행법상 명예를 존중하는 방안은 '의사상자에 관한 법률'에 따른 조치뿐이라 법안을 준비하면서 의사상자라는 호칭을 언급하게 된 것이다, 유족들이 이를 요구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의사상자 지정을 두고 논란이 일자, 세월호 특별법 여야 태스크포스(TF)는 기존 의사상자와의 혼선을 방지하기 위해 세월호 사고 피해자들을 '4·16국민안전의인'으로 별도 지정해 명예를 예우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전 의원은 "의사상자 지정이 보상에 집중돼 있다면, 4·16국민안전의인 지정에 따른 조치는 명예회복에 방점이 찍혀 있다"라고 설명했다.

[의혹②] 단원고 피해학생, '대학 특례입학'을 요구했다?

세월호 참사의 직·간접적 피해자인 단원고 학생을 위한 '대학 특례입학' 방안 역시 가족대책위 청원 특별법안에서는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국회의원들에게 먼저 요구한 적도 없다는 게 유족들의 증언이다.

고등학교 3학년 자녀를 둔 세월호 피해 학부모는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이번 참사로 동생을 잃은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은 학교 수업이나 수험 준비에 전혀 집중을 못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단 한 번도 '대입특례'를 달라고 먼저 요구한 적은 없다"라고 전했다.

이 학부모는 "오히려 우리 아이는 '성적 떨어져서 대학 못 가도 좋으니, (사고로 희생된) 동생에게 안 좋은 쪽으로 시선이 쏠리는 건 원치 않는다'고 한다"라며 "교육청이나 정치권에서 흘러나오는 특례입학 얘기 때문에 진상규명을 지지하는 여론이 돌아설까 걱정된다"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15일 유은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김명연 새누리당 의원의 대표발의안을 병합 심사해 '세월호 침몰사고 피해학생 대입지원 특별법안'을 의결했다. 피해를 입은 학생의 대입 지원을 위해 '정원 외 입학' 근거를 마련한다는 게 법안의 핵심 내용이다.

유은혜 의원은 "피해학생 대입지원 특별법안을 두고 '피해 가족 학생들에게 무조건적으로 특혜를 준다'는 쪽으로 소문이 나 안타깝다"라는 입장이다.

유 의원은 "참사 이후 성적이 급격 하락해도 고2 내신 성적 수준에 맞게 대학 원서를 넣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법안의 골자"라면서 "단원고 3학년은 무조건 명문대에 진학할 수 있도록 하거나 입학을 강제하는 내용이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회가 국가적 참사 피해자들을 치유하는 차원에서 먼저 기본 조치를 취한 것"이라며 "이같은 점을 국민들이 잘 이해해주셨으면 한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의혹③] '보상' 때문에 특별법 제정 서두른다?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 유가족들과 실종자, 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 대표단 및 시민들이 15일 세월호 특별법(4.16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 촉구 국민 서명(350만 1266명)을 들고 국회의장에게 전달하기 위해 국회로 이동해 본청 앞에 쌓아두고 있다.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 유가족들과 실종자, 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 대표단 및 시민들이 15일 세월호 특별법(4.16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 촉구 국민 서명(350만 1266명)을 들고 국회의장에게 전달하기 위해 국회로 이동해 본청 앞에 쌓아두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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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대책위가 청원한 특별법안에는 보상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명시된 내용이 없다. '국가 책임의 원칙' 정도만 언급된 정도다.

실제로 유가족들은 정부와 보상 문제를 두고 공식 논의조차 시작하지 않았다. 유경근 가족대책위 대변인은 "피해에 따른 보상은 당연한 조치이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기 때문에 관련 협상을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어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유족들이 '1순위'로 요구하는 부분은 진상규명이다. 향후 세월호 진상조사위원회가 독립적으로 사고 원인 등을 규명할 수 있으려면 '조사권'과 기소권'을 특별법에 명시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수십 명의 가족들이 국회 본청 앞에서 밤을 지새우고 곡기를 끊으며 농성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유 대변인은 "우리는 진상규명 위한 조치를 특별법에 포함시켜달라고 요구했지 의사자 지정이나 특례입학 같은 보상을 먼저 해달라고 한 적은 없다"라면서 "해달라는 건 안 해주고, 말한 적 없는 건 적극 해주려 하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아이들이 왜 죽었는지부터 밝혀달라고 했지 언제 돈 달라고 한 적 있느냐"라며 "유족들이 원하는 진상규명 조치부터 제대로 마련해주기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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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여행·문화 담당 기자.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기 위해선 이야기의 힘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