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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상암 카부츠데이
▲ 상암 카부츠데이 6월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상암 카부츠데이
ⓒ 정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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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14일 이색 시민 나눔 장터 '상암 카부츠데이' 행사가 열린다고 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았습니다. 일주일 내내 갑작스러운 소나기가 내리는 등 날씨가 변덕을 부리더니 이 날은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화창한 날씨였습니다. 이 때문인지 장터를 찾은 시민들뿐만 아니라 광장 한 쪽에 있는 분수와 나무 그들에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상암 카부츠데이'는 사용하지 않는 물품을 자동차에 싣고 나와 트렁크를 판매대로 활용해 자유롭게 물건을 사고파는 '카부츠 벼룩시장', 독립 아티스트들의 작품과 핸드메이드 공예품을 만나볼 수 있는 '아트마켓', 우리 손으로 키우고 만든 다양한 유기농 음식과 업사이클링 제품이 판매되는 '그린마켓', 그리고 이번 행사를 준비한 서울시설공단 임직원과 행복한 나눔 후원 물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자선바자회 등으로 진행됐습니다.

전국을 여행 다니며 손님들을 만나는 용기청년의 이동식 카페에서 시원한 음료를 한 잔 사들고 장터를 구경했습니다.
▲ 용기청년 꿈달수 이동식 카페 전국을 여행 다니며 손님들을 만나는 용기청년의 이동식 카페에서 시원한 음료를 한 잔 사들고 장터를 구경했습니다.
ⓒ 정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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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부츠 벼룩시장을 구경하는 사람들
▲ 상암 카부츠데이 카부츠 벼룩시장을 구경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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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부츠 벼룩시장을 구경하는 사람들
▲ 상암 카부츠데이 카부츠 벼룩시장을 구경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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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 광장 분수에서 신나게 물놀이를 즐기는 아이들
▲ 시원한 여름 서울월드컵경기장 광장 분수에서 신나게 물놀이를 즐기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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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름 불볕더위를 방불케 하는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민들이 이곳을 찾아 장터는 활기가 넘쳤습니다. 손때 묻은 물건들, 한 해 동안 정성을 들여 키우고 만든 농산물과 먹거리, 예술가의 혼을 담아 낸 다양한 작품 등 저마다 사연과 애정이 담긴 것들을 가져 나와 판매하는 사람들의 표정은 모두 밝았고 자부심이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이곳을 찾아 보물을 찾듯 이것저것 구경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즐거워 보였습니다. 그중에서도 아이들이 가장 신나보였죠.

2002년 한일월드컵의 뜨거운 열기를 기억하는 한 사람으로서 '서울월드컵경기장'은 그 동안 큰 축구 경기가 치러지는 곳이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이처럼 많은 시민들이 여가 시간을 즐겁게 보낼 수 있도록 활용된 것을 보니 인상적이었습니다. 축구장이 벼룩시장으로 변신한 사연이 궁금해 자료를 찾아봤습니다.

알고 보니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지속적으로 변신을 시도해 왔더군요. 국가대표 선수들만 뛸 수 있었던 경기장에서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직장인 축구대회 선데이리그도 열렸다고 합니다. 5월 중에는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축구장을 개방해 3개 팀의 축구 동호회 회원들이 주경기장 잔디를 밟았다고 합니다. FC서울과의 협업을 통해 어린이 무료 축구교실도 무료로 운영하고 있네요.

일반 시민들이 축구 즐기는 것을 목적으로 서울월드컵경기장을 활용할 수 있는 것 외에도 다양한 문화 행사와 이벤트도 열렸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노부부들을 위한 '따뜻한 결혼식'도 주경기장에서 치러졌네요. 이런 모든 행사는 시민들과 공유하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준비되었다고 하는데, 공공기관이 공공시설 이용에 대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자원을 활용하도록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 다소 색다르게 느껴지면서도 한편으로는 당연한 것이라 생각 들었습니다. 공공시설은 시민들이 당연히 누려야 하는 것이니까요.

먹음직스러운 블루베리 스콘
▲ 상암 카부츠데이 그린마켓 먹음직스러운 블루베리 스콘
ⓒ 정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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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참외 향기가 여기까지 전해지는 것 같습니다.
▲ 상암 카부츠데이 그린마켓 달콤한 참외 향기가 여기까지 전해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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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마켓 참가 아티스트의 작품들
▲ 상암 카부츠데이 아트마켓 아트마켓 참가 아티스트의 작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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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성분이 아트마켓 한편에 놓인 피아노로 멋진 연주를 들려주었습니다.
▲ 상암 카부츠데이 아트마켓 한 남성분이 아트마켓 한편에 놓인 피아노로 멋진 연주를 들려주었습니다.
ⓒ 정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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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카부츠데이에 참가한 판매자들은 판매 수익금의 10% 이상을 자율 기부하기로 약속 했다고 합니다. 또한 서울시설공단 임직원과 행복한 나눔 후원 물품 바자회 판매 수익금 역시 청소년가장 등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된다고 합니다.

서울시설공단 임직원, 행복한 나눔 후원 물품 바자회
▲ 상암 카부츠데이 바자회 서울시설공단 임직원, 행복한 나눔 후원 물품 바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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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행사 취지를 주제로 한 라이브 그래피티, 카부츠데이 행사장의 분위기를 한껏 달아오르게 만들어준 DJ 퍼포먼스 등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도 진행돼 많은 시민들이 이곳에서 음악과 문화 행사가 어우러진 휴식 시간을 즐겼습니다. 시장에서 클래식 음악과 통기타 음악을 듣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현란한 디제잉 솜씨에 듣는 이들의 어깨도 들썩
▲ 상암 카부츠데이 DJ 퍼포먼스 현란한 디제잉 솜씨에 듣는 이들의 어깨도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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밋밋했던 벽이 멋진 예술 작품으로 재탄생 하는 순간
▲ 상암 카부츠데이 그래피티 퍼포먼스 밋밋했던 벽이 멋진 예술 작품으로 재탄생 하는 순간
ⓒ 정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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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장터 곳곳을 구경하며 돌아다니다 '뭐든지 사고팔아'라는 재미있는 문구가 적힌 전단지를 받았습니다. '상암 카부츠데이'가 열린 바로 이 장소에서 6월 20일부터 21일까지, 그리고 28일 총 사흘 동안 '시민야시장'이 진행된다고 합니다.

수공예 액세서리, 빈티지 옷, 가죽소품 등 다양한 상품부터 수제 먹거리, 과일 주스 등 야시장의 꽃인 먹거리까지 그야말로 없는 게 없는 야시장이 열린다고 하는데요. 게다가 어린시절 골목길에서 즐겨 했던 대나무 물총싸움, 고무줄놀이, 딱지의 제왕 등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놀이까지 준비됐다고 하니 한 여름 밤의 즐거운 축제가 될 듯합니다. 대만이나 방콕의 야시장 풍경을 상상하게 되는데,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니 이 날도 서울월드컵경기장을 다시 찾아야겠습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이웃과의 눈인사조차 어색해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고, 층간 소음 문제로 크고 작은 다툼이 일어나는 등 이웃 간의 정을 느끼기가 어려운 요즘입니다. 그래서인지 '상암 카부츠데이' 행사처럼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장터가 그리웠습니다. 최근 이러한 장터가 이곳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곳곳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행사를 기획하고 참여하는 사람들 모두 결국은 '사람'과 '情' 때문이 아닐까요? 앞으로도 '상암 카부츠데이'와 같은 장터가 지속적으로 진행되길 바라봅니다.


태그:#상암카부츠데이, #서울월드컵경기장, #플리마켓, #벼룩시장, #시민나눔장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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