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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이 위험하면 국민도 위험" 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화재진압복을 입은 소방관이 지방직인 소방관의 '국가직 전환' '현장대응 소방인력 증원' '낡고 부족한 장비 현대화' 등을 요구하며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소방관이 위험하면 국민도 위험" 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화재진압복을 입은 소방관이 지방직인 소방관의 '국가직 전환' '현장대응 소방인력 증원' '낡고 부족한 장비 현대화' 등을 요구하며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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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복 입고 일하는 공무원이 이곳에 서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죠. 묵묵하게 일하던 소방관이 오죽하면 여기에 나와 있겠습니까..."

9일 오후 12시 15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1인시위에 나선 윤홍원 소방장(42·서울 노원소방서)이 헛헛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는 영상 27도를 웃도는 초여름 날씨에 화재 현장에 입고 나가는 방호복 차림으로 서 있었다. 20kg가까이 되는 방호복을 걸치고, 발에는 바람 통할 틈이 없는 고무재질의 안전화를 신고 있었다.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윤 소방장 앞에는 '안전도 빈부격차? 평등한 소방서비스 소방관을 국가직으로'라고 쓰인 피켓이 놓여있었다. 점심을 먹으러 가던 시민들은 신기하다는 듯이 윤 소방장과 피켓을 번갈아 보며 지나갔다.

소방관들이 1인 시위를 진행하는 이유

소방공무원 단체인 '소방발전협의회' 회원들은 지난 7일부터 이곳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윤 소방관도 그 중 한 명이다. 이들의 주요 요구사항은 모든 소방공무원을 국가직으로 전환하는 것과 인력 충원, 낡은 장비의 현대화 등이다. 소방관의 열악한 처우는 오래된 이야기이지만, 지난달 28일 정부가 세월호 참사 후속대책으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것이 계기가 돼 그동안 쌓인 불만이 터져 나왔다.

개정안에는 기존 소방방재청을 국가안전처 내의 소방본부로 편입하고, 소방관들의 가장 높은 계급인 소방총감은 소방정감으로 1계급 강등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반면 소방 인력의 90% 가까이 차지하는 지방직 소방공무원은 기존대로 시·도지사 관할에 두기로 했다. 지방자치단체에 따라 처우를 다르게 받는 구조는 손대지 않은 것이다. 윤 소방장은 "정부는 재난컨트롤타워를 새로 만들어서 국민 안전에 각별히 신경 쓰겠다고 하는데 정작 현장에서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소방관들의 의견은 반영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1인 시위 소방관 근무교대 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화재진압복을 입은 소방관이 지방직인 소방관의 '국가직 전환' '현장대응 소방인력 증원' '낡고 부족한 장비 현대화' 등을 요구하며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 1인 시위 소방관 근무교대 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화재진압복을 입은 소방관이 지방직인 소방관의 '국가직 전환' '현장대응 소방인력 증원' '낡고 부족한 장비 현대화' 등을 요구하며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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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소방공무원 4만여 명 중 대부분은 지방자치단체 소속이다. 이들은 시도지사로부터 예산을 받기 때문에 해당 지자체의 재정 상태에 따라 처우가 제각각이다. 재정자립도가 높은 서울은 상대적으로 인력과 장비가 충분하지만, 열악한 지자체의 경우에는 소방관 1명이 근무하는 '나홀로소방관'이 있을 정도다. 나홀로소방관은 1인이 소방차 운전부터 화재 진압까지 혼자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신속한 구조가 어렵다.

예산 부족으로 인한 인력난은 시민의 목숨과 직결된다. 실제 구급대원으로 근무하는 윤 소방장은 "구급차에는 3명이 타는 것이 원칙인데, 한 명이 휴가를 가면 나머지 중 한 명은 운전을 해야 하기 때문에 남은 한 명이 홀로 심폐소생술을 해야 하는 어려움이 따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소방대원 중에는 화재가 난 건물 안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인력이 없어 구조하러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무리하게 진입하다 소방관이 사망하는 참사도 매년 발생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들이 모든 소방공무원을 국가직으로 전환해 충분한 예산을 지원해달라고 요구하는 이유다.

이날 약 20분 동안 진행된 1인 시위 도중에는 윤 소방장을 향한 시민들의 응원이 이어지기도 했다. 흰색 셔츠에 검은색 정장 바지 차림의 한 50대 남성은 "수고하십니다"라며 뚜껑을 딴 음료수를 건넸다. 또다른 중년 남성도 조용히 다가와 캔음료를 전했다. 한 20대 여성은 500ml 이온 음료 두 통을 윤 소방관 손에 쥐어주고 갔다. 순간 무표정하게 서 있던 윤 소방장 얼굴에 미소가 번지기도 했다.

소방공무원은 '릴레이 1인 시위'는 119명이 참여할 때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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