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차에게 길을 비켜줍시다'를 외치던 SBS <심장이 뛴다>. 출연자들은 진짜 소방관이 되어 현장에 뛰어들고 사고 후 피해자들에게 남은 상처까지 보듬어주는 모습은 안방에 따뜻함을 전해왔다.

3일 방송된 '그렇게 소방관이 된다' 편은 더 섬세하고 풍부해졌다.  이전까지 도로에서 소방차에 길을 비켜주는 '모세의 기적' 프로젝트를 진행한데 이어 이날은 '3M 지키기'로 불법 주차의 위험성을 알려주며 또 한번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담백하게 사연, 울림있는 유일한 예능 프로그램

 SBS <심장이 뛴다>에서 경련을 일으킨 아들을 걱정하는 70대 노모와 조동혁.

SBS <심장이 뛴다>에서 경련을 일으킨 아들을 걱정하는 70대 노모와 조동혁. ⓒ SBS


이날 사고로 뇌출혈 후유증을 겪는 아들을 지키고 있는 어머니의 사연이 방송됐다. 70대 노모는 최선을 다해 아픈 아들을 보살폈다. 아들이 비극을 맞게 된 이유는 열심히 살았기 때문이다. 아들은 공사장 노동자로 일하다 추락사고로 심각한 병을 얻었다. 어머니와 번듯하게 살아보고자 고군분투했던 아들에게 돌아온 건 뇌에 차오르는 물과 잃어가는 기억력 뿐이었다.

<심장이 뛴다>는 그런 사람들의 삶을 가장 담백하게 잘 담고 있다. 과장하지도 꾸며내지도 않고 눈물을 짜내지도 않았다. 그저 소방관의 입장에서 환자들의 목소리를 묵묵히 들어주면서 '힘내라'며 안아준다. 이 방송은 예능이지만 억지 눈물이나 사연을 만들어내는 일부 다큐멘터리보다도 훨씬 호소력 깊고 울림이 있다.

또 이날은 '위험한 상황이면 언제든 119에 도움을 요청하라'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집에 벌이 너무 많다는 신고자는 "집에 벌이 많은 데 신고해도 되는 거 맞죠?"라고 되물었다. 이 점은 자신에게 심각한 문제라도 선뜻 119를 누르는 게 쉽지만은 않다는 걸 반증한다.

함께 소개된 고양이 구출 사연도 '길고양이를 살리겠다고 신고해도 되나?' 라고 생각할 수 있는 문제였다. 하지만 전혜빈은 최선을 다해 고양이를 구조하고 신고자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런 모습은 사소한 문제라도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소방관들은 기꺼이 손을 건네는 따뜻한 존재로 보였다.

다른 방안 강구 않고 단행한 폐지...인정할 수 없다

 SBS <심장이 뛴다>가 제작한 공익광고의 한 장면.

SBS <심장이 뛴다>가 제작한 공익광고의 한 장면. ⓒ SBS


지난 회(5월 20일 방송) 기준 <심장이 뛴다>의 시청률은 2.7% (닐슨코리아)다. 같은 날 방송되는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5.9%, 닐슨코리아)와 비교해도 낮은 시청률이다. 하지만 방송의 질을 시청률로 평가하는 건 억울하다.

요즘은 TV 뿐만이 아니라 스마트폰, 다운로드를 통해서 방송을 보는 이들도 많을 분더러 <심장이 뛴다>는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런만큼 폐지 외에도 프로그램 시간대를 당겨보거나 대중을 끌어당길 수 있는 출연자를 섭외해 시청률을 올리는 방안도 있다. 하지만 어떠한 시도, 노력없이 폐지를 결정한 것은 섣부른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SBS는 7월 둘째주부터 후속으로 <매직아이>를 방송한다. <매직아이>는 재미있다. 이효리, 문소리, 홍진경이 거침없는 토크는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하지만 공익성을 띠는 방송을 폐지하고 굳이 오락성 짙은 방송으로 대체하는 것은 폐지의 이유가 상업적이라고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그런만큼 <심장이 뛴다> 시한부 판정은 시청자들에게 고운 시선으로 비춰지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 촬영에서 한 출연자들은 출연료를 줄이더라도 계속 하고 싶다는 입장을 제작진에 밝히기도 했다. 그리고 현재 시청자 게시판은 물론, 아고라를 통해서도 <심장이 뛴다> 폐지 반대 서명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현재 서명인원은 일 만명을 넘은 상태. 이런 시점에서 <심장이 뛴다> 폐지를 고수하는 건 후속작에도 그리 좋은 영향을 끼치지 못할 거라 본다.

심장이 뛴다 전혜빈 박기웅 매직아이 모세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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