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후보들의 속 시원한 답변준비가 부족했다. 정책실패에 대한 책임을 매몰비용으로 정리하는 것이 타당함에도, 이에 대한 사과나 고백이 없었다."

"양 후보 모두 정비구역 해제요건 완환, 매몰비용 산출기준안 마련, 주민협의체 및 도시재생지원센터설립 등 몇 가지에 대한 입장표명 있었다. 도시 공동체 마을 만들기 및 리더 육성, 노후배관 교체 등 대안에 대한 언급도 있었는데, 이게 성과다."

도시 주거환경 개선에 관한 안양시장 후보 초청 토론회를 지켜본 주민들의 견해다.

왼쪽 이필운 새누리당 안양시장 후보, 오른 쪽 최대호 새정치민주연합 안양시장후보
 왼쪽 이필운 새누리당 안양시장 후보, 오른 쪽 최대호 새정치민주연합 안양시장후보
ⓒ 이민선

관련사진보기


지난 28일 오후 7시, 안양 만안구청 대강당에서 안양 지역신문 <안양뉴스>주최로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 제목은 '진퇴양난 재개발 어떻게 하지?'였다.

이날 토론회에서 새누리당 이필운 후보와 새정치 민주연합 최대호 후보는 '전면철거 방식의 도시 재개발은 더 이상 안 된다'는 것과 '현재 진행되고 있는 재개발의 취소 요건을 완화해야 한다'는 것에 의견일치를 보았다.

주민들이 제안한 '도시재생지원단' 설립에 두 후보 모두 동의했다. 토론회를 후원한 '안양시 재개발 비상대책위원회 연합회'는 후보들에게 '도시재생지원단' 설립을 제안했다. 도시재생지원단은 아파트 리모델링과 구도심 정비, 전통이 살아있는 마을 만들기, 생태도시 조성 등의 '도시재생'에 관한 업무를 전담하는 민·관 협력 기구다.

주민들은 이 기구를 통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재개발 지역에 대한 실태조사와 여론 조사 등을 실시해서 개발 지속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개발이 꼭 필요한 지역에 대한 각종 행정 지원 업무와 개발이 불가능하거나 필요 없는 지역에 대한 개발 취소 업무도 이 기구에 전담시키라고 제안했다. 

기자는 이 자리에서 사회를 맡았다. 이날 토론회에 안양 시민 약 300명이 참여했다. 다음은 사회자 질문에 대한 후보자들 답변이다.

재개발 하면 쪽박 찬다는 게 일반상식인데

- 어쨌든 낡아서 쓰러질 것 같은 집은 다시 지어야 할 테고, 길이 너무 좁아 소방차가 들어갈 수 없는 곳은 길을 넓혀야 할 텐데, 기존 '재개발' 방식으론 사실상 어렵다는 게 많은 사람들 생각이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이 효과적일까? 이 문제에 대한 공약이나 방안이 있다면 말씀해 달라.
[최대호] "구도심과 신도심 균형발전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국철 1호선 사업을 통해 만안과 동안의 균형발전을 추진해야 하고, 수의 과학검역원 부지에 행정 복합단지를 조성하려 한다. 시비나 도비를 투입해서 노후배관교체사업도 추진하겠다. 또한, 길을 넓히거나 하수구 정비 등의 사업에 시가 앞장서도록 하겠다. 지역특성에 맞는 도시단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주민들을 위한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하겠다."

[이필운] "프레임을 전면적으로 바꿔야 한다. 행정이 해야 할 일(도시기반투자 등)을 주민들에게 떠넘기고 하는 그런 때가 있었다. 이젠 안 된다. 행정이 해야 할 일은 행정이 해야 한다. 도심 재생사업은 기본적으로 주민 입장, 주민중심으로 해야 한다. 이런 걸 하기 위해서는 마을 리더를 육성해야 하는데, 그런 리더를 육성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토론회
 토론회
ⓒ 정선희

관련사진보기


- 현재 많은 지역에서 재개발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재개발을 취소시키기 위해 주민들이 노력하고 있는 곳도 있다. 이 문제 어떻게 생각하나, 주민들이 원한다면 과감하게 재개발을 취소 할 수 있나?
[이필운] "규정상 요건을 갖출 경우 취소 할 수 있다. 주민이 원하면 당연히 취소해야 한다. 뉴타운 사업도 주민들의 그런 요구가 충족돼서 취소됐고, 안양9동 주거환경개선사업도 마찬가지다. 주민들이 해제할 의사가 있으면 해제해야 한다.

[최대호] "재개발은 찬반 주민 모두 피해를 볼 수 있는 사업이다. 주민들이 원하지 않는 개발은 할 수 없다. 주민 뜻에 따라 합리적인 방안 만들어 추진 할 것이다. 전 이미 만안 뉴타운을 주민 뜻에 따라 폐지 한 바 있다. 주민 갈등이 컸는데, 지금 생각해도 참 아픈 기억이다. 주민 뜻에 따라 합리적인 방안 만들어 추진 할 것이다.

"주민들 원하면 재개발 취소해야"

- 두 후보 모두 주민이 원하면 취소해야 한다고 대답했으니, 그렇다면 어떤 방식이 좋은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 어떤 방법으로 취소 할 것인가.
[최대호] "주민 의사를 공식적으로 확인 한 다음, 사업성을 검토해서 사업이 힘들다 판단되면 주민들에게 이를 설명하고 빠른 시간에 해제해야 한다. 정비구역으로 지정되면 증축·신축 금지 등 재산권 행사에 제약이 많아 재산 손실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 중요한 게 주민과 조합간의 합의다.

도정법 4조 3항과, 도정법 16조 2항에 해제 요건이 있다. 이 법안으로 재개발 취소 문제 풀어내겠다.

근데, 문제는 이 규정에 따른 해제 요건을 갖추려면 주민 50%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이게 대단히 힘들다는 점이다. 이거 받으려면 주민들에게 개발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주는 게 중요한데, 이것을 행정기관이 해 주어야 한다."

[이필운] "결국은 마을을 어떻게 가꾸느냐가 중요하다. 그동안은 전면철거 하고 아파트 짓는 게 대세였는데, 이제는 어렵다. 마을가꾸기에 대한 생각을 재정립 하는 게 중요하다. 이걸 잘 하려면 마을 주민들이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어야 하고, 이를 통해 방향을 정하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 마을 리더를 육성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 교육시키는 제도도 필요하다.

시간이 많이 걸릴 수 있다. 일본 서양 등은 (주거환경 개선)사업 하는 데 20년 30년 걸린다. 긴 기간 준비하고 방향 정하고, 일단 방향 정하면 신속하게 추진해야 한다. 그런 방향으로 새로운 재생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 또한, 기존 (재개발)지역을 어떻게 할 건지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지금 있는 주거 공간을 잘 가꿔서 살 수 있으면 그대로 둬야 하고."

- 경기도는 지난 3월 5일, 뉴타운 지구 또는 일반 정비구역 지정을 해제할 수 있는 기준을 대폭 완화했다. 토지등소유자의 50% 이상이 정비구역 해제를 원하는 경우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후 결과에 따라 시장·군수, 혹은 도지사 직권으로 정비구역을 해제할 수 있던 것을, 25%만 찬성해도 해제할 수 있게 대폭 완화했다. 만약 시장이 된다면 안양도 경기도처럼 해제 기준을 대폭 완화 할 생각이 있나? 
[이필운] "안양은 아직 입장정리가 안 된 걸로 알고 있다. 이것은, 안양시와 시의회가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데, 주민들 의사가 중요하다. (경기도 같은) 이런 대폭 완화가 필요하다는 데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구체적인 안에 대해서는 상황을 좀 더 알아보고 판단해야 할 것 같다. 만약 당선되면 상황파악 하고, 주민들, 시의회와 협의를 해서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주민들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고, 주민들 입장에서 검토해야 한다는 점이다."

[최대호] "도정법 규정에 따른 해제는 무리가 있다. 주민들한테 해제 동의서를 50%받는다는 건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해서, (저 또한) 해제 기준 완화는 바라는 일이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주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주고 그 정보를 기준으로 판단 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점이다. 새로운 도지사와 함께 지역실정에 맞는 합리적인 기준을 새롭게 설정해야 한다. 주민이 주인되는 합리적인 대안을 만들어 보겠다. "

"매몰비용, 전적으로 주민에게 부담시킬 순 없어"

토론회
 토론회
ⓒ 정성희

관련사진보기


- 재개발을 취소 할 때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게 이른 바 '매몰비용'이다. 매몰비용은 재개발 추진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한 비용인데, (재개발 취소 할 때)이 비용의 처리 방안이 시급하다는 게 주민들 의견이다. 해결 방법은 없을까?
[최대호] "매몰비용을 전적으로 주민들에게만 부담시킬 수 없다. 도정법 16조 2항에 지원 할 수 있는 규정이 있다. 근데, 이게 한시법이라 장기적으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때문에, 이것은 국회의원들과 머리 맞대고 의논해야 할 문제라 본다. 재선하면 우리 지역 국회의원과, 어려운 분들 입장에 설 수 있는 의원들의 이해를 구할 것이다. 해서, 매몰비용을 시나 도에서 지원 할 수 있는 법안을 만들 것이다. 또한, 이 문제로 시공사와 다툼이 발생하면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서 주민들을 보호해야 한다. 합리적인 해결 방안을 찾도록 노력해 보겠다."

[이필운] "접근하기가 어려운 문제다. 일단, 얼마를 썼는지 검증하는 게 어렵다. 이 비용은 결국 여러분이 낸 세금으로 충당 할 수밖에 없다. 정확하게 검증 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주민들과 형평성 공정성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 경기도가 올해 매몰비용으로 42억 원 을 확보했다. 잘못된 기준을 만들면 각 조합들이 10년 동안 쓴 비용 전부를 달라고 할 수도 있다. 때문에 이런 부분을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그 과정은) 합리적으로 만들어져야 한다. 절차에 의해 확인된 매몰비용을 지원하는 게 필요하다."

-아파트가 대세인 시대가 지나가고 있다. 문화와 전통을 살릴 수 있는 방향의 도시재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은데, 기존 아파트를 대체 하고, 문화와 전통을 살릴 수 있는 도시 재생 방안...무엇이 있을까. 좋은 의견 있으면 말씀해 달라.
[최대호] "평촌 신도시나 일산 분당 아파트 단지 등은 지금 대단히 심각한 문제에 부닥쳐 있다. 1993년 이전에 지었던 아파트 수도관이 아연동관인데, 이게 노후돼서 녹물이 나오고 있고, 그로인해 건강권이 위협을 받고 있다(이런 것만 보더라도)대규모 아파트 단지 개발 시대는 갔음을 알 수 있다.

관점을 바꿀 필요가 있다. 아무리 낡은 지역이라도 그곳에는 역사와 문화와 전통, 이를 기억하는 사람이 있다. 향수에 젖어 있는 사람도 있고. 때문에 돈이 우선이냐 사람이 우선이냐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사람을 내쫓는 전면 철거방식 개발은 지양해야 한다. 지역 공동체 중심으로 접근해서, 복지 문화 환경이 결합하는 방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다수가 만나서 문제점을 찾고 해결하는 방식이어야 한다."

[이필운] "아파트가 대세인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지금 단독주택지가 더 비싼 곳도 있다. 여기서 만안구(구 도심)의 새로운 활로를 찾을 수 있다. 만안구는 정이 있는 곳이고 전통 문화가 있는 지역이다. 이런 시대 흐름에 잘 맞춰 나가는 게 중요하다. 지금 걱정스러운 것은 만안구에 원룸, 빌라가 우후죽순처럼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다가구 연립 주택 세대로 인한 주차난, 도시의 병리 현상 등을 해결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게 필요하다.

많은 분들이 걱정하는 게 도시 안전문제다. 지금 만안구에 외국인 노동자들, 중국동포들이 이사 온다. 이런 점들이 도시 범죄를 유발할 수 있고, 도시 공동체를 붕괴 시킬 수 있다. 때문에 만안구에 새로운 도시 주거 환경에 대한 요구가 생기는 것이다. 시민중심의 도시 재생 지원센터를 하루빨리 만들어 같이 논의하고, 만안구를 어떻게 살릴 것인지 의견 모으는 것이 필요하다 생각한다."

"도시재생 지원단 필요하다"... 의견일치

- 주민들이 제안 한, 도시재생지원단 설립 필요성에 동의하나? 동의 한다면 동의하는 이유를, 동의하지 않는다면, 그 이유를 밝혀 달라.
[이필운] "동의 한다. 제가 제안 한 시민 도시재생센터가 바로 도시 재생 지원단이라는 걸 말씀 드린다."

[최대호]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제가 제안한)도시 특화 개발 위원회와 비슷한 기구라 생각한다. 특화 개발 위원회와의 장단점을 주민들과 논의해서 최대한 빨리 기구를 발족시키겠다."

- 제안서 내용 중, 조정해야 할 사항이 있다면 말씀해 달라.
[최대호] "기본 틀에 동의하지만,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선 조정 할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고 본다. 만약 그런 점이 있다면 주민들과 논의하겠다."

[이필운] "기본적인 목적이 잘 정리 돼 있다. 조례가 만들어 지려면 의회 심의, 주민 공람을 해서 주민 의견 들어야 할 테고, 그런 부분에서 조정이 있지 않을까 본다. 전체적인 방향이 잘 정리돼 있다."

- 추진 절차와 예산 확보 계획을 말씀해 달라.
[이필운] "예산은 큰 문제가 없다. 새로운 임기가  7월 1일 시작되는데, 예산 확보는 추경 때 확보 할 수 있다. 공무원과 주민 전문가로 구성해서 운영 할 계획이다. 공무원 2명 주민 4명, 전문가 2명 정도로."

[최대호] "업무시작과 동시에 추진 할 것이다. 우선 조례를 만들기 위해, 주민들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토론회를 추진 할 생각이다. 특성과 목적, 운영 방법 등 세부적으로 검토해서 모범적이고 바람직한 기구 될 수 있도록, 잘 만들어 보겠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안양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안양시장후보 토론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