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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8일, 중국인민지원군 유해가 파주시에서 공식적으로 운송되어 중국 심양으로 떠났다. 이날 운송 된 지원군유해는 총 22대의 차량으로 운송됐다. 각각의 유해는 한 명의 한국 군인이 책임졌다. 모든 유해는 27일 파주시를 떠나 인천국제공항을 거쳐 28일에 심양에 있는 중국지원군 묘지에 안치되었다.

이날 유해의 중국송환에 따라 한중 양국은 앞으로 더욱 상호존중과 협력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남북관계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이 역사적인 유해송환으로 하여 한중 양국은 수교 후 최대의 전환기를 마련하였다. 서로의 적대국에서 수교로 이어진 후 20여 년이 지난 이날, '적군'으로 간주되던 중국군 유해는 드디어 부모의 품으로 돌아 갔다.

60여 년만에 파주의 '적군묘지'에 고이 잠들었던 '아이'들은 조국의 품속으로 어머님의 품속으로 돌아갔다. 60여 년간 차디찬 그곳에서 외롭고 그리운 마음으로 부모를 그리던 이들은 부모의 곁으로 다가갔다. 실로 상상할수도 없는 현실이 이루어진 것이다.

한국의 국민가수 설운도 그리고 중국의 군인가수 김파

한국의 국민가수 - 설운도, 중국의 군인가수 - 김파
 한국의 국민가수 - 설운도, 중국의 군인가수 - 김파
ⓒ 한민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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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여 년 전 서로 '적'으로 총부리를 겨누던 '적군'을 보내주는 한국과 전쟁의 슬픔 속에 '자식'을 잃은 중국의 '부모'들이 함께 평화의 노래를 부른 것이다.

이처럼 한중양국정부의 국제평화에 기여하는 순간들을 가슴속에 두고 있는 이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잃어버린 30년>으로 온 나라를 눈물바다로 만들었던 국민가수 설운도씨다.

가수생활을 시작한 후 남북평화와 인간의 삶의 흔적을 담아 <잃어버린 30년>으로 남북화해의 물고를 터뜨렸던 국민가수 설운도는 다시 30년이 지난 오늘 꼭 60년 세월, 차디찬 그 곳에서 신음하던 중국군인들의 유해송환에 즈음하여 <귀향>이라는 노래를 작사, 작곡하고 또 자신의 특유의 음성으로 직접 불러 한중 양국의 평화와 협력에 기여할 수 있는 대문을 열어놓았다.

이태원에서 기자와 만난 설운도 가수는 자신의 이번 노래에 얽힌 사연을 들려주었다.

설운도씨는 "수많은 노래를 직접 작곡, 작사하였지만 이번 노래처럼 마음이 들 떠 본 적이 없었다"라면서 <귀향>에 대한 애절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그가 이 노래를 작곡하게 된 계기에 대하여 이야기할 때 기자의 마음도 애절해지기 시작했다. 설운도 가수가 '적군묘지'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이곳에서 행사에 참여하면서 느낀 묘한 감정 때문이라고 한다.

우연한 기회에 이곳 행사에 참석하게 되었는데 묘지의 '무명인'이라는 글을 보는 순간 전쟁의 후유증이 얼마나 큰가를 알게 되었다고 한다. 전쟁이 무엇이길래 자신의 이름마저 올리지 못하고 이렇게 차디찬 무덤속에 묻혀야 하는지 전쟁의 아픔을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 이때로부터 설운도씨는 양국 정부의 합의에 따른 중국군 유해 송환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적극 참여하였다고 한다.

그는 취재도중에도 "중국군 유해 송환은 참으로 두 나라의 성숙된 자세"라고 거듭 강조하였다. "수십 차례나 중국이라는 대국을 넘나들면서 공연하고 예술인으로서 큰 기여를 하고 싶었다"라는 설운도씨는 이번 중국군 유해의 송환은 "통일의 원초적 시발점"이라는 표현까지 서슴지 않았다. 극히 조심스럽게 말하지만 그의 말을 빈다면 이번 중국군 유해의 송환은  "통일로 가는 길"을 앞당기는게 아닌가 싶다.

그의 노래 <잃어버린 30년>이 남북관계 개선에서 가교역할을 했다면 노래 <귀향>은 중국군 유해 송환으로 인하여 군에 자식을 보낸 부모의 자식을 그리는 마음을 담아 더 이상 전쟁이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를 담은 새로운 환경에서의 '평화의 전주곡'이라고 생각된다. 이것이 설운도 가수가 노래 <귀향>을 작곡하게 된 계기일 것이다.

설운도 가수는 "'국립묘지'에 묻힌 사람은 행복하지만 '적군묘지'에 묻힌 사람은 슬픔 속에 잠겨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같은 전쟁에서의 희생이지만 다른 나라에 묻혀 있다는 이유로 '영웅' '적군'으로 대접받는 상황에서 전쟁이란 얼마나 큰 아픔과 고통을 주었는지에 대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의미심장하게 말한다.

'적군묘지'에 묻혀 있든 '국립묘지'에 묻혀 있든 그 부모의 마음은 똑같다는 것이다. 전쟁이 없었더라면 이런 일들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고 남북의 통일이 이루어졌었더라면 이런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전쟁이 모든 사람들에 주는 그 피해는 상상할 수가 없다.

젊은 청년들이라면 자기의 조국을 위해서 꼭 병역의 의무를 감당해야 하기에 반드시 참군해야 하며 또 군인은 참전할 의무가 있기에 어쩔 수 없이 동족끼리 서로 충부리를 겨누는 일까지 발생했던 것이다. 참으로 가슴 아픈 현실이다.

설운도씨가 더욱 가슴 아프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한국전쟁 당시 중국지원군으로 참전한 중국군 선두부대는 우리의 한민족, 한 핏줄이었다는 것이다. 당시 지원군 속에는 통역이 필요했던 만큼 '조선족 동포'들이 많이 참가하였기에 더욱 가슴 아파 한다. 

이런 사연을 알게 되면서 설운도 가수는 더욱 <귀향>이라는 노래를 아끼게 되었고 이를 위하여 한중 양국을 누비면서 자신의 마음을 담은 노래를 부르게 되었다.

설운도가수는 취재도중 중국의 군인가수 김파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김파씨가 노래 <귀향>에 대한 특별한 애착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설운도가수는 취재도중 중국의 군인가수 김파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김파씨가 노래 <귀향>에 대한 특별한 애착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 전길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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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운도씨의 정성어린 노래가 중국에 전해지자 그의 마음에 감동을 받은 중국의 군인가수 김파씨도 적극 동참에 나섰다. 이렇게 '적군'과 '아군'으로 불리던 시대가 지나고 다시 한중 양국 가수의 마음을 담은 평화의 노래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김파씨와 설운도씨는 심양과 북경을 오가면서 노래를 부르고 또 심양에 안치된 '중국군 유해 안치장'을 찾기도 했다. 말 그대로 한중양국 가수가 서로 손잡고 평화의 노래를 부른 것이다.

한중 양국의 인기가수는 문화예술로서 서로 마음이 통했고 정치적인 이념을 떠나 진정한 평화를 위해 노력하고자 서로 뭉쳤다. 이들이 진심어린 마음으로 문화예술을 통한 '평화통일'을 이록한 셈이다. 이들은 노래로서 교감을 느끼고 전쟁 없는 세상, 평화를 이루기 위한 역할을 노래로 표현하고 있었다. 참으로 세계평화와 동북아평화에 기여하는 두 나라 예술인의 진심어린 마음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가 없었다.

덧붙이는 글 | 한민족신문에 발표, 한국언론사협회에 송고했습니다.



태그:#가수, #설운도, #적군묘지, #중국군인, #김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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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신문 발행인, KCNTV한중방송 대표 국내외의 새로운 소식, 재외동포문제에 대한 진단과 해결방안에 대해 제시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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