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에서 원나라 황제 타환 역의 배우 지창욱이 14일 오후 서울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오마이스타 ■취재/이선필 기자·사진/이정민 기자|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로 대중에게 한발 더 다가선 지창욱이 친구들과 지인들에 대한 마음을 전했다. 장장 8개월의 일정을 소화하며 극에 몰입했던 동안 소홀했던 사람들에 대해 지창욱은 "하도 연락을 못 해서 친구 중에 연락을 끊겠다는 이도 있는데 드라마가 끝났으니 이들을 급히 만나고 있다"고 전했다.
홀로 어머님을 모시고 있는 지창욱은 효심이 깊고, 사람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 배우로 대중들의 평가와 사랑을 매번 받아야 하는 위치이지만 그전에 소중한 사람들과 스스럼없이 지내며 인연을 키워왔던 이기도 하다.
"제가 한 번에 두 가지 일을 못 해서 서운해하는 이들이 좀 있어요. 특별한 환경에서 자란 것도 아니고 평범한 학교에서 친구들과 자라다가 단지 TV에 나오는 일을 하고 있잖아요. 사람들이 절 알아보는 것과 가끔 무대 위에서 공연하는 것 말고는 똑같은 일상이에요. 일 걱정, 돈 걱정을 하며 친구들과 싸우기도 하고요. '잘 되니까 변했다'는 얘기를 너무 듣기 싫은데 생각해보면 절 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달라지는 것 같기도 해요. 전 그저 신성고등학교에서 벌거벗고 뛰어다니던 지창욱인데 TV에 나온다고 절 불편해하는 지인도 있었죠. 어릴 때의 나와 지금의 나를 똑같이 대해주는 사람만 남는 거 같아요. <기황후> 끝나고 얼마 안 돼서 학교 앞에서 친구들과 소주를 먹었어요. 촬영 때 제가 전화를 못 받을 때가 많았고, 다시 전화를 안 하니 되게 서운해하더라고요. 제가 불러서 술 먹자고 했죠. '난 그대로인데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너희가 아쉬워하는 거 이해하는데 항상 난 그 자리에 있을 거다'라고 말했어요. 그날 많은 얘길 하다가 밤새고 아침 8시까지 술 먹다가 잠들어서 쫓겨났어요(웃음)."
▲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에서 원나라 황제 타환 역의 배우 지창욱이 14일 오후 서울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좋은 배우란 무엇일까'..."매번 고민하고 있어요"사람에 대한 애정이 깊은 만큼 배우에 대한 고민도 깊다. "데뷔 때부터 여러 선배와 작업한 게 복"이라던 지창욱은 "<기황후>를 통해서도 많은 선배를 만나며 배우라는 존재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현주 선배, 이필모 선배, 조진웅 선배, 백일섭, 변희봉 선생님, 이원종 선배, 차화연 선배, 채시라 선배, 장현성 선배 등등 다들 제게 좋은 분들이에요. 존경하는 선배를 만나며 스스로 다지고 고치기도 하고 있죠. 그분들의 장점을 보며 제 연기 철학을 만들고 덧붙이며 고민하는데 그러다 보면 어느 정도의 배우는 돼 있지 않을까요? 저 역시 멋진 선배, 멋진 아빠가 되고 싶거든요. 배우 지창욱으로서 연기하는 것에 있어서는 대중에게 휘둘리지 않으려 해요. 다만 외면해서는 안 되겠죠. 이건 제 철칙인데 인터넷 댓글에 대한 반응은 조심스러워요. 애써 안 보려고 하죠. 집에 컴퓨터도 없답니다."'사람 지창욱'으로 남들과 어우러져 살고 싶은 게 그의 목표였다. "<솔약국집 아들들>을 할 때 연기에 재능이 없다고 생각했고, 많이 힘들었는데 선배들의 조언이 절 잡아주었다"며 "재능 있는 배우는 없고, 누구나 노력하면 좋은 배우가 된다는 한 선배의 말이 큰 힘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에서 원나라 황제 타환 역의 배우 지창욱이 14일 오후 서울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터닝 포인트는 없어"..."작품들이 모두 좋은 경험"<기황후> 이후 지창욱은 영화 <두 포졸> 등의 작품을 보고 있다. 작품의 인기 여부와 상관없이 지창욱은 "모든 작품이 좋은 경험"이라면서 "터닝 포인트라고 생각했던 작품을 지나니 하나의 추억이라는 점에서 큰 차이가 없었다"고 남다른 생각을 밝혔다.
"제게 <기황후>도 마찬가지예요. 작품이 잘 됐고, 덕분에 인기도 많아졌다지만 역시 그것도 한 순간이에요. 물론 작품 덕에 들어오는 광고나 대본의 양은 많아지겠지만 일시적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이렇게 서 있고 나아갈 수 있는 건 <웃어라 동해야> <히어로> <다섯 손가락> 등 모든 작품들 덕이에요." 그런 의미에서 지창욱은 "다음 작품이 무엇이 될지 기대된다"며 "무엇을 하든 즐겁게 그리고 다양한 연기를 보이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이것저것 경험하면서 제 강점을 찾아보고 싶어요. 지금도 찾고 있죠. 또래 배우들을 언급하면서 경쟁 구도로 몰아가기도 하는데 이종석씨든, 김우빈씨든 다들 잘하고 멋진 거 같아요. 저 스스로도 어떻게 가야 올바른 배우가 될 지 생각하며 나가려고요."배우 활동 외에 지창욱은 자신만의 취미를 찾는 게 소소한 목표였다. 올해 기타를 배워보려는 계획을 공개하며 지창욱은 "마침 팬 분이 선물해 주신 게 있어서 조만간 쳐보려고 한다"고 웃어 보였다. 여러모로 자신을 건강하게 채우는 배우였다.
-지창욱 인터뷰 관련 기사-[인터뷰 ①]지창욱이 전하는 '기황후' 뒷이야기 "타환은 왜 미쳐갔을까?"[인터뷰 ②]"'누구나 노력하면 좋은 배우가 된다'는 말 큰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