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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세월호 침몰 사고 대응을 비판하는 글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청와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세월호 침몰 사고 대응을 비판하는 글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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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홈페이지에 세월호 침몰 사고 수습 과정에서 드러난 정부의 무능과 책임 회피를 질타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27일 청와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당신이 대통령이어선 안 되는 이유'라는 제목의 글은 조회수만 50만건을 넘어서는 등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당신이 대통령이어선 안되는 이유'를 올린 정아무개씨는 세월호 참사 수습 과정에서 보여준 박근혜 대통령의 무능과 책임 회피를 강하게 질타했다.

글 작성자는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임무를 수행해야 할 아주 중요한 몇 가지를 놓쳤다. 자신이 해야할 일이 뭔지 몰랐다"면서 "대통령이 구조방법을 고민할 필요는 없다. 리더의 역할은 적절한 곳에 책임을 분배하고, 밑의 사람들이 그 안에서 최대한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해주고, 밑에서 문제가 생기면 그 책임을 지는 것이 기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아래 사람들끼리 서로 조율이 안 되고 우왕좌왕한다면 무엇보다 무슨 수를 쓰든 이에 질서를 부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각 행정부처, 군, 경이 모여있는 상황에서 책임소관을 따지지 못하고 우왕좌왕했다면, 그건 리더가 제 소임을 다하지 못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이 했어야 할 일은 현장에 달려가 상처 받은 생존자를 위로한답시고 만나고 그런 일이 아니다. 그런 건 일반인도 할 수 있는 일"이라며 "대통령은 현장에 CCTV 설치하라고 있는 자리가 아니다, 대통령은 대통령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라"고 강조했다.

"결정적으로 책임 질 줄 모르는 대통령은 필요 없다"

이 작성자는 또 "대통령이 평소 밑의 사람들에게 사람의 생명이 최우선이 아니라는 잘못된 의제를 설정한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용산참사와 인혁당 사건 피해자들에 대한 박 대통령의 태도를 지적한 뒤 "내가 선거 때 박근혜를 뽑지 않았던 이유는 분명했다, 박 대통령이 남일당 사태(용산 참사) 때 보여준 반응, 자신의 부친 때문에 8명의 사람들이 억울하게 죽었는데 거기에 대해 일말의 죄책감도, 안타까움도 갖지 않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람의 생명에 대해 그토록 가벼이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대통령으로 뽑아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또 쌍용차 대한문 분향소 철거와 세 모녀 자살 사건도 언급하면서 "리더가 평소에 사람과 생명을 최우선 가치로 두었던 사람이라면 밑의 사람들은 어떤 상황에서든 말 하지 않아도 그것을 최우선으로 두고 행동한다"면서 "평소의 시스템이 그렇지 않아 대통령이 '구조에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를 하면 밑의 사람들은 정부의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구조를 하라는 건지, 여론이 나빠지지 않게 잘 구조를 하라는 얘긴지 헷갈리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대신 지시가 없어도 척척 움직인 건 구조 활동을 멈추고 의전에 최선을 다한 사람들, 재빨리 대통령이 아이를 위로하는 장면을 세팅한 사람들, 재빨리 불리한 소식들을 유언비어라 통제할 줄 알았던 사람들, 선장과 기업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는 방향으로 여론몰이를 한 사람들과 순식간에 부르자마자 행진을 가로막고 쫙 깔린 진압 경찰들"이라며 "그들은 평소 리더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뭔지 알고 있었고 그것을 위해 움직였을 뿐이다. 그리고, 거기에 에너지를 쏟느라 정작 중요한 것을 놓쳤다"고 비판했다.

이 작성자는 "사람을 살리는 데 아무짝에 쓸모 없는 대통령은 필요 없다. 결정적으로 책임을 질 줄 모르는 대통령은 필요 없다"며 "진심으로 대통령의 하야를 원한다"고 밝혔다.

글 올린 당사자 '퍼온 글이다' 삭제 요청... 청와대 "본인이 삭제"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1일 오전이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주재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1일 오전이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주재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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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청와대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후 SNS 등을 통해 급속도로 퍼지면서 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이 글은 작성자에 이름을 올린 정씨가 직접 쓴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의 페이스북에 올라온 글을 정씨가 복사해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정씨는 이날 청와대 게시판에 "제가 쓴 글은 아니고 타인의 페이스북에서 퍼온 건데 이렇게 반응이 클 줄 몰랐습니다"라며 글 삭제를 요청했다. 이후 정씨가 작성한 글은 모두 삭제됐다.

청와대는 해당 글 삭제는 정씨가 직접 한 것이라고 밝혔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청와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은 본인 작성 글에 대해서는 본인만 삭제할 수 있다"며 "정씨의 삭제 요청이 오늘 아침 올라왔고 '실명 인증을 거친 후 직접 삭제하면 된다'는 설명을 '댓글' 등을 통해 안내했다"고 밝혔다.

현재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정부의 무능과 박 대통령의 책임 회피 등을 성토하는 글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접속자가 몰리면서 홈페이지 접속도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평소엔 하루 7000~8000명이 청와대 홈페이지를 방문하는데 지금은 그보다 2~3배 많은 인원이 몰리고 있다"며 "동시접속자 수가 많아서 홈페이지 접속에 시간이 걸리고 있는데 지속적으로 안정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태그:#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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