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이 지난해 10월 4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들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이 지난해 10월 4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들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세월호 침몰사고 대응 과정에서 보여준 정부의 무능과 공직자들의 부적절한 언행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책임 회피성 발언을 해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국가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인 김장수 실장은 23일 '세월호 사고 수습에 정부 당국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국가안보실은 재난 컨트롤타워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실장은 이날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국가안보실이 재난 컨트롤타워라는 언론의 보도는 오보"라고 전했다.

민 대변인은 또 "국가안보실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재난 상황에 대한 정보도 빨리 알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 있다"며 "NSC의 역할은 정보를 습득해서 각 수석실에 전달해주는 것이지 재난상황의 컨트롤타워라는 지적은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NSC는) 국가안보와 관련해서 해야 할 일이 많은 부서"라며 "왜 안보실이 모습을 안 드러내느냐는 지적은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김 실장의 이 같은 발언은 국가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수장으로서 궁색한 책임 회피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사고 관련 첫 브리핑 떄 국가안보실 역할 강조

지난 16일 사고 발생 당시만 해도 청와대는 국가안보실 산하 위기관리센터에서 김 실장이 침몰 사고에 대해 실시간 대응을 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민 대변인은 당시 세월호 사고 관련 첫 브리핑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오늘 오전 진도 인근에서 발생한 여객선 침몰사고와 관련해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즉각적인 보고를 받았다"며 "현재 청와대는 김장수 안보실장이 위기관리센터에서 사고와 구조현황을 파악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관련 상황을 즉시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 실장을 중심으로 사고에 대해 실시간 대응을 하는 등 사실상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었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 참사의 여파가 커지자 국가안보실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안보·외교·국방 분야로만 선을 긋고, 안전행정부에 설치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이번 사고의 컨트롤타워라고 책임을 미뤘다.

또 안보실 산하 위기관리센터가 사고 초기 각 부처에서 올라온 부정확한 정보를 걸러내지 못해 초동 대처에 혼란을 초래했다는 비판이 일자 국가안보실은 단순히 정보 전달 역할만 한다고 말을 바꿨다. 

청와대마저 궁색한 책임 회피 나서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1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주재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1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주재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 청와대

관련사진보기


각 부처들이 사고 수습 과정에서 서로 책임 떠넘기기를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청와대마저 궁색한 책임 회피에 나선 것이다.

특히 김 실장의 '해명'을 전한 민경욱 대변인은 구조된 학생들과 실종자 가족들이 응급치료를 받고 있던 곳에서 의자에 앉아 컵라면을 먹은 서남수 교육부 장관을 감싸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바 있다. (관련기사 : "라면에 계란 넣어 먹은 것도 아니고..." 청와대 대변인의 '서남수 장관 감싸기')

'대통령의 입'이라고 할 수 있는 청와대 대변인의 국민정서와 동떨어진 발언에 이어 김장수 실장마저 책임 회피에 급급한 모습을 보임으로써 정부에 대한 불신과 비판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태그:#김장수, #민경욱
댓글29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