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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강연에서 본 영상이다. 어떤 집을 취재하며 그 집 아이들에게 소원을 물어보는 장면이었다. 초등학생 아이에게 소원이 무엇인지를 물어보았더니 "친일파 제거"라고 말하는 모습을 보며 재밌기도 하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물론 대본을 써서 찍은 영상이 아니었다. 그 아이는 책을 아주 좋아하는 아이고, 특히 역사책을 많이 보았다고 한다.

친일파 제거와 일제 청산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에 지금 우리나라의 많은 문제들이 일어나고 있다고 자연스레 알게 되었고, 아무 망설임없이 자신의 소원이라고까지 얘기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어른들 가운데도 소원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일제 잔재 청산과 역사 바로 세우기"라고 답함직한 사람들이 모인 단체가 있다. 바로 "민족문제연구소 진주지회"(지회장 이기동)가 그곳이다.

민족문제연구소 진주지회 강호광 사무국장도 "우리의 역사를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터무니없이 기득권을 가진 층이 생겨 사회가 양극화되고 불합리한 사회 문제들이 일어나는 근본적 이유가 바로 친일파 제거와 역사를 바로 세우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못박는다.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가면 이런 글귀가 붙어 있다고 한다. "역사를 기억하지 못한 자 그 역사를 다시 살게 될 것이다."

민족문제연구소(현 이사장 함세웅 신부님)는 1949년 친일파에 의해 와해된 반민족 행위 특별 조사 위원회의 정신과, 친일 문제 연구에 평생을 바친 재야 사학자 임종국 선생의 유지를 이어 1991년에 설립되었다. 한국 근현대사의 쟁점과 과제를 연구 해명하고, 한일 과거사 청산을 통해 굴절된 역사를 바로 세우는 것을 목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비영리 사단법인 단체다.

민족 문화 재단 산하에 역사관 건립 추진 위원회, 태평양 전쟁 피해자 보상 추진 협의회, 임종국 선생 기념 사업회 등이 있다. 한국, 대만, 일본, 오키나와 등 4개 지역 국제연대인 '야스쿠니 반대 공동 행동 위원회'의 한국 위원회를 겸하고 있다.

2004년부터 친일인명사전 발간을 위한 국민 성금 7억여 원을 모았고, 이 비용을 바탕으로 2009년 4389명의 명단이 수록된 <친일인명사전> 발간을 완료하여 큰 주목을 받았다. 연구 서적의 편찬과 더불어 심포지움 등 각종 학술 행사, 관련 전시회 등을 활발히 주최하고 있다.

2012년 3월 3일 민족문제연구소 경남 진주지회 창립대회
 2012년 3월 3일 민족문제연구소 경남 진주지회 창립대회
ⓒ 민족문제연구소 진주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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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가수 남인수 생가 문화재 지정 철회시켜

진주지회는 2012년 3월에 창립을 했다. 전국에 광역 시도별 지부가 대부분 꾸려져 있는데, 경남은 지부가 없고 진주지회가 그 일을 하고 있다. 강 사무국장은 "진주가 전국에서 1호 지회로 창립을 했습니다. 실제로 일을 할 수 있는 활동단위가 필요한 시점에 만든 겁니다. 지회 단위로 활동하니 좋은 점이 참 많습니다. 결속력도 좋고 무엇보다 기동성이 있어요. 현재 회원은 약 70여명이고 다 5천원에서 만원을 내는 유료 회원들"이라고 소개한다.

지난해 말 민족문제연구소 회원들은 대한광복단 설립 100주년을 기념해 가족과 함께 경북 영주 기념공원과 부석사를 다녀왔다.
 지난해 말 민족문제연구소 회원들은 대한광복단 설립 100주년을 기념해 가족과 함께 경북 영주 기념공원과 부석사를 다녀왔다.
ⓒ 민족문제연구소 진주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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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진주에서 계속 쟁점이 되어 왔던 남인수 생가 문화재 지정 철회 운동을 펼쳤으며, 연말에 친일파가수 남인수 생가가 문화재에서 지위 철회되는 성과를 얻었다. 얼마 전 2월24일~3월2일 사이에는 한국전쟁기 보도연맹 사건에 묶여 학살된 명석면 용산리 민간인 유해 발굴 공동주관단체로 참여했다.

"이번 유해발굴은 본부에서 벌인 사업이었는데, 진주지회를 시범지로 잡은 거죠. 민간인 학살 현장은 많은데 이걸 정부에서 인정하고 해야 할 일인데 안 하고 있으니, 모금을 해서 벌인 겁니다. 정부를 향한 시위였던 셈이죠. 개인이나 단체가 할 수 없는 일을 왜 안 하느냐고. 이번에 수습한 38구(언론 발표 이후 3구 더 발굴) 유해 이외에 그 쪽에 엄청 많은 유해들이 있어요. 자료와 증언에 의하면 718구나 된다하니... 지표검사를 하면 엑스레이상에 걸려요. 그런데 더 이상 발굴을 못하는 거지. 모실 데가 없으니까요. 정부가 나서서 이걸 해야지 누가 하겠어요. 발굴 현장에 가면 정말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지난 3월 16일에는 "진주기미년 만세운동길 걷기" 행사를 진행했다, 진주의 독립운동가 김재화 선생 생가 터부터 옛 배영초등학교 자리까지 걷는 행사였는데, 3.1절 즈음하여 해마다 진행한다.

진주의 독립운동가 추모사업 계획

민족문제연구소 진주지회가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는  농민운동, 형평운동, 독립운동 등 진주의 긁직한 역사를 아우르는 인물들의 추모사업이다.  기록을 모아 기념관 등을 건립 하는 등의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가까운 산청, 하동만 가더라도 지역 독립운동 기념관으 잘 지어놓았어요. 그런데 진주에는 아무것도 없어요. 참 부끄럽더라구요." 강 사무국장의 말이다.

올 여름에는 회원들 가족들이랑 중국 안중근 기념관 답사를 다녀올 계획이다. 민족문제연구소는 본부를 중심으로  지부들이 네트워크로 잘 연결되기 때문에 각 지부에서 벌이는 행사에 가능한 참여를 하고 있다고 한다. 가족들이 같이 독립운동지 등 전국 답사를 가기 때문에 역사기행도 하고 아이들 역사교육도 자연스레 이루어진다고. 회원이 되기 원하는 사람은 민족문제연구소 본부에 회원가입하면 진주지회로 자동 연결된다.

덧붙이는 글 | 생활정치 시민네트워크 <진주같이> http://jinjunews.tistory.com/



태그:#민족문제연구소, #친일인명사전, #친일가수, #남인수 생가, #진주 독립운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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