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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23일 워싱턴DC 포트 맥네어에 있는 국방대학교에서 연설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 백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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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저는 한국의 수도 서울의 한 공립중학교에 근무하고 있는 교사입니다. 먼저 4월25일로 예정된 대통령의 한국 방문을 환영하는 바입니다. 제가 이렇게 대통령께 직접 서한을 드리는 이유는 여러 차례 한국교육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주신 대통령께 감사와 함께 당부의 말씀을 전하기 위해서입니다.

먼저 다른 나라의 제도나 정책의 장점을 인정하고 그것을 기꺼이 배우자고 하시는 개방적이고 겸손하기까지 한 대통령의 모습에 존경의 마음을 전합니다. 그리고 그런 자세에서 미국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국가발전을 위해 고심하며 실사구시적인 해법을 찾으려는 훌륭한 정치가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반갑기도 했습니다.

저는 최근 오바마케어를 둘러싸고 진행되는 미국 내 상황을 관심 있게 지켜보았습니다. 동시에 미국 국민의 의료복지를 위한 대통령의 노력에 마음으로 지지와 성원을 보냈습니다.

의료와 교육은 국민이 최소한의 인간적인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국가가 책임져야 할 첫 번째 정책 분야입니다. 의료와 교육은 국민행복지수의 핵심입니다. 의료와 교육에서의 불평등과 배제는 인류가 오랫동안 투쟁해 이룩한 보편적 기본권을 부정하는 역사의 후퇴를 의미합니다.

이런 점에서 대통령께서 의료문제에 이어 교육문제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시는 것은 국가지도자로서 국민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한 올바른 방향을 잡으셨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대통령의 정치적 신념과 오바마케어에서 보여주신 모습에서 교육에 대한 최근의 관심이 단지 국민을 인적자원으로 보고 교육을 통해 국가경쟁력을 높이려는 관점에서 나온 것이 아닐 거라 믿고 있습니다.

국제학업성취도평가 1,2위 그 어두운 이면

말씀하신 것처럼 한국교육은 학부모들의 높은 교육열과 IT교육환경 구축 등 특별한 교육여건을 갖추고 있지요.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1,2위의 높은 교육성취를 보이고 있기도 합니다. 문맹률 0에 가까운 한국교육 덕에 짧은 시간에 급속한 경제성장의 동력을 만들어 낸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세상의 모든 것이 그러하듯이 이런 한국교육의 높은 성과에도 어둡고 우울한 이면이 있습니다. 학부모의 높은 교육열은 지나친 경쟁사회에서 자녀를 지키기 위한 절박한 요구의 결과이며, PISA 1, 2위의 높은 학업성취에도 불구하고 한국 학생들의 자기주도학습능력과 지적흥미도는 OECD 국가들 중 하위권을 머물고 있습니다.

한국학생들의 행복지수는 날로 하락하고 청소년 자살률은 OECD 국가 중 1위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공교육에 대한 불신이 높아 세계 최고의 사교육비 지출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한국 교육의 또 다른 얼굴입니다. 과중한 교육비 부담으로 인해 아이 낳기를 기피하여 세계 최저의 출산율이라는 심각한 사회문제가 야기되고 있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학교수업이 끝나자마자 학원으로 내달리고 세계 최장의 학습시간을 소비하느라 책을 읽고 자연을 즐기며 가족과 함께 할 시간을 좋은 대학 진학을 위해 저당 잡힌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경쟁과 효율을 앞세운 교육정책으로 인해 교육격차가 날로 심해지고 있습니다.

이제 한국에서 교육은 더 나은 생활을 위한 계층 상승의 사다리 기능을 상실한 지 오래입니다. 오히려 공교육이 계층 고착화를 위한 수단으로 왜곡되고 있기까지 합니다. 부유한 지역 출신 소수 아이들의 성취를 위해 다수 아이들이 학습 의욕 상실을 강요당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제 한국 사회에서 교육은 더 이상 사회발전의 동력으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20년, 30년 후 한국사회의 사회·경제적 정체의 커다란 원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한국교육의 정상화와 한국사회의 발전을 바라는 많은 이들이 이러한 한국교육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교육은 미래사회를 만들어 가는 과정입니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전 세계가 인류의 미래를 위해 다음 세대의 교육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교육이 단순한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서가 아니라 국가 발전과 궁극적으로는 국민행복도를 높이는 선순환이 일어나게 하는 기제가 되어야 합니다.

교육에 대한 대통령의 관심도 이러한 문제의식의 발로일 거라 생각합니다. 한국과 미국은 태평양을 사이에 둔 물리적 거리에도 불구하고 오랜 기간 깊은 관계를 유지해 왔습니다. 그만큼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이 다른 어느 나라들보다 깊다고 생각합니다. 서로의 장점을 충분히 공유하고 배움으로써 양국의 발전과 양국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길을 찾기에 더 용이한 역사를 가졌지요.

다시 한 번 한국교육에 대한 대통령의 높은 평가에 감사드리며, 미국이 배우고자 하는 한국교육의 총체적인 면을 충분히 인식하시고 그 장점을 취하되 그 단점을 피할 수 있는 길을 찾으시길 당부 드립니다. 우리 역시 미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의 앞선 경험으로부터 좋은 장점을 취해 한국교육과 한국사회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합니다.

끝으로 미국도 한국도 바람직한 교육정책과 제도를 통해 민주주의 확대와 국민복지 증진의 길로 함께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이번 한국 방문이 그 길에 중요한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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