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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민 변호사는 "무죄면 무죄 판결을 받아내야죠"라는 영화 <변호인>의 송우석(송강호) 대사를 절절하게 공감한다고 한다. 김용민 변호사는 대한민국을 뒤흔든 '서울시 공무원 유우성 간첩 증거조작' 사건의 민변 공동 변호인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서울고법 제7형사부(재판장 김흥준 부장판사)는 지난 11일 오전 10시 30분부터 결심공판을 시작했다. 이날 검찰과 유우성씨 변호인단은 12시간 넘게 치열한 법정공방을 벌이며, 재판은 12일 새벽 1시경에서야 끝났다.

국가정보원을 통해 입수했다며 검찰이 재판부에 제출한 증거물이 중국 정부로부터 '위조문서'라는 판정이 나왔으나, 검찰은 여전히 유우성씨가 간첩이라고 주장하며 징역 7년을 구형했다. 하지만 유우성씨의 변호인단은 '간첩이 아니다'며 무죄를 주장하며 날선 법정공방을 펼쳤다.

기자는 유우성씨의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공동 변호인단으로 활동한 김용민 변호사에게 인터뷰를 요청했고, 김 변호사는 12일 오후 늦게 전화 인터뷰에 응했다.

 김용민 변호사
 김용민 변호사
ⓒ 신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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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변호사는 "그동안 재판을 준비하느라 무리를 했는지, 어제(토)와 오늘 계속 쉬게 됐다"며 피곤함을 내비쳤다. 김 변호사는 그래도 이번 재판에 관해 여운이 있는 듯 자세한 답변을 해줬다.

실제로 김 변호사는 검찰이 유우성씨에 대한 간첩 증거라며 법정에 제출한 중국 공문서들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또한 간첩이 아님을 입증할 수 있는 중국 정부기관이 공식 발급한 자료를 입수하기 위해 4차례 중국을 다녀왔다고 한다. 물론 다른 변호사들도 2~3회 중국을 다녀왔다.

결국 중국 정부로부터 검찰이 재판부에 제출한 증거들은 위조문서이고, 변호인단이 재판부에 제출한 증거들이 진본이라는 확인을 받아내는 성과를 냈다.

이로 인해 국정원과 검찰은 국민적 질타를 받았다. 그럼에도 국정원과 검찰은 위조증거를 인정하지도 반성하지도 않았다. 급기야 정치권은 '특검' 목소리를 높여 대한민국을 뒤흔든 사건이 됐다.

특히 김용민 변호사는 1심 재판부터 항소심 재판까지 공판이 열릴 때면 2~3일 전부터 밤을 새가며 공동 변호인단과 함께 법정에서 검찰의 주장을 반박할 PPT 등 치밀한 자료준비를 해왔다고 한다.

결심공판을 마친 김 변호사는 "최선을 다했다. 시원섭섭하다"며 웃었다. 그는 결심공판이 끝난 뒤 많은 격려 전화와 메시지를 받았다고 한다. 그 중 "이젠 사법부를 믿어보자"는 말이 기억이 남는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이번 유우성 남매 간첩사건을 변호하면서 작년 연말 민변 통일위원회로부터 모범위원상을 받았다. 그러나 당시 그는 "국가기관이 무고한 시민을 간첩으로 만들고 간첩이라고 부른다. 유우성 남매에게 참 미안한 마음"이라고 말한 바 있다.

민변 공동 변호인단으로는 장경욱 변호사, 천낙붕 변호사, 양승봉 변호사, 김용민 변호사, 김진형 변호사, 김유정 변호사가 활동했다.

다음은 김용민 변호사와의 인터뷰 전문.

- 공판이 열릴 때마다 검찰과 치열한 법정공방을 벌였는데, 결심공판을 마친 소감을 좀 말씀해 주세요.
"유우성이 체포된 후 1년 3개월 동안 쉼 없이 달려 온 느낌인데, 이제 어느 정도 끝이 보입니다. 특히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검찰의 위조 증거까지 나와 이를 밝혀내는데 매우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위조를 밝혀낸 이후에도 잘못을 인정하기는커녕 끊이지 않는 반발과 저항에 당황하기도 했습니다.

유우성 본인과 변호인단이 항소심 결심공판을 마치기까지 최선을 다했습니다. 다른 일정은 대부분 뒤로하고 재판준비를 최우선으로 해 왔던 터라 시원섭섭합니다.

본 사건에 대하여 증거조작인지 간첩조작인지 말이 많았습니다. 변호인단은 초기부터 간첩조작을 주장하였으나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는 간첩조작이라고 쉽게 말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국가기관의 행위에 대한 신뢰와 한편으로는 표현의 자유가 실질적으로 보장되지 않는다는 두려움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망설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가 목숨처럼 소중히 생각한 민주주의의 가치에 대해서 고민해야 하고, 법치주의와 국민의 신뢰를 유린한 국가기관의 행위에 대한 재발방지책을 논의해야 합니다. 그래서 다시는 위조된 증거에 의해 재판받는 사람이 나오지 않아야 합니다."

- 검찰과 치열한 법정공방을 벌였는데, 검찰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문명국가는 범죄에 대하여 개인 간의 복수를 통한 처벌을 금지하고 이를 국가가 대신합니다. 범죄의 피해자와 그 가족들, 나아가 국민들이 피해자의 복수 대신 국가의 처벌을 용납하는 것은 국가기관에 대한 신뢰입니다. 이러한 국민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국가의 형벌권을 행사하는 기관은 바로 검찰입니다. 대한민국 검찰은 그래서 공평하고 엄정한 법집행을 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검사가 형사재판에서 조작된 증거를 제출하였습니다. 그것도 다른 나라의 공문서를 위조해 제출한 것입니다. 담당검사들이 이를 몰랐을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철저한 검증을 했어야 하는데 최소한의 검증조차 없었습니다. 오히려 변호인들이 위조사실을 강하게 주장하며 검증을 요구했음에도 아무런 검증 없이 위조문서를 더 제출하였습니다. 검찰은 국가형벌권을 행사하는 목적과 정당성을 스스로 부정한 것입니다.

검찰이 행사하는 국가형벌권은 권리가 아니라 권한입니다. 즉, 국가형벌권의 행사로 인한 법적 이익을 검찰 스스로 향유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향유해야 합니다. 정당한 국가형벌권을 행사하여 국민들이 편안하고 안심하며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게 되면 검찰에게도 부수적으로 국민의 신뢰와 존경이라는 이익이 주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검찰은 국가형벌권을 오로지 검찰과 국가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데 사용하였습니다. 즉 권한이 아니라 권리로 행사했습니다. 검찰이 권한을 권리로 행사하는 순간 국가폭력이 되는 것이고 검찰과 국가에 대항하는 모든 세력을 적으로 만들어 버릴 수 있는 무시무시한 상황이 찾아오게 됩니다.

아직 검찰 스스로 상황을 정리하고 정화시킬 수 있는 기회가 남아 있습니다. 증거조작, 나아가 간첩조작에 대하여 스스로와 국민에게 부끄럽지 않은 수사결과를 제시하여 부디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 결심공판을 마치고 이제 4월 25일 선고공판만이 남아 있는데, 재판부에 당부의 말이 있다면?
"헌정사상 전무후무(제발 후무이기를 빌며)한 사건, 즉 국가기관이 조직적으로 외국공문서를 조작해 증거로 제출한 사건에 대한 재판을 진행하면서도 여론에 흔들리지 않고 공정하게 재판을 진행하심에 깊은 감사와 존경을 표시합니다.

검사가 조작된 증거를 법원에 제출하게 되면 거짓 증거에 속아 되돌릴 수 없는 오판과 부끄러운 재판을 하게 되므로 1차 피해자는 바로 법원이 됩니다. 그런 법원의 오판으로 인해 만들어지는 2차 피해자는 피고인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사법시스템에 노출된 모든 국민이 3차 피해자가 됩니다.

본 사건에서 검사가 조작된 증거를 법원에 제출하였다가 조작이 밝혀지자 증거를 철회하였습니다. 법원은 커다란 피해자가 될 뻔한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행법상 법원이 검사에게 할 수 있는 제재조치가 없습니다. 법원과 재판부도 분노하였을 것입니다. 조작된 증거를 제출한 검사에 대하여 법원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제재는 검사가 제출한 모든 증거에 대한 신뢰를 거두고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것입니다.

이제 선고기일만 남은 상황에서 어떠한 외압에도 흔들리지 않고 오로지 법관의 양심에 따라 결정하시기를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 유우성의 간첩 혐의 무죄를 변호하다 보니 최근 민변 앞에서 '종북 변호사', '간첩 변호사'라며 비난 시위가 있는 등 왜곡된 시각에 그동안 마음고생도 적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우리사회에서 변호사가 변론하고 있는 사건 때문에 이렇게 많은 비판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쉽게 납득가지 않습니다. 아직 간첩조작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분들도 증거조작은 동의하시리라 믿습니다.

유우성이 실제 간첩이냐 아니냐의 문제를 떠나 이 사건은 믿기 어려운 국가폭력행위입니다. 기본권의 문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정치적으로 해석하고 이용하려는 사람들에 대한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본질은 국가기관의 증거조작입니다. 간첩인지 여부는 재판에서 밝혀질 것입니다.

국정원이 유우성에 대하여 2007년부터 수사를 해 왔음에도 항소심 결심공판까지 간첩이라는 증거를 내놓지 못하였습니다. 유일하게 제출한 객관적인 증거가 위조문서였습니다. 따라서 이 사건의 본질이 간첩인지 여부라는 주장에 대해서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모든 국민에게 간첩조작을 인정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증거도 없이 간첩으로 만들어 가는 마녀사냥만큼은 중단해야 합니다. 소위 보수단체에서는 유우성 개인에 대한 명예훼손 차원을 넘어, 유우성의 집에 찾아가서 시위를 하면서 사회적으로 매장을 시키려고 하고 있습니다. 너무나 무서운 일입니다. 국가폭력 이상의 집단폭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장 중단해야 합니다.

국정원도 변호사들의 변론권을 침해하는 고소와 손해배상청구를 철회하여야 합니다. 어떠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라도 변호인의 도움을 통해 재판을 받을 권리가 우리 헌법상 보장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기관 스스로 변호인의 변론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하고 있음에 큰 실망감을 감출 수 없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이슈>에도 실렸습니다. 로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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