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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11월 5일,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한국미용페스티벌에 참석, 건국대학교 미용학과 부스를 방문해 손목에 새긴 날개모양의 타투를 들어보이고 있다.
 2012년 11월 5일,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한국미용페스티벌에 참석, 건국대학교 미용학과 부스를 방문해 손목에 새긴 날개 모양의 일회성 타투인 헤나를 들어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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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에게는 대한민국 의사치고는 특이한 '타투이스트'라는 경력이 있다. 봄은 타투이스트에게는 애증의 계절이다. 여름을 앞두고 문신시술이 성행하는 성수기이기도 하면서, 집중단속이 이루어지는 시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필자가 처음 문신을 접한 2000년대 초반에는 문신을 예술보다는 범죄집단의 표식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인지 문신시술 단속은 마약 및 조직폭력 단속과 시기가 겹쳤다. 그리고 험악한 문신을 공공연히 노출해 혐오감을 주는 것은 '경범죄'에 해당되기도 했다.

문신, 언제까지 '무섭게' 봐야 하나

요즘은 해가 갈수록 문신이 대중화되고 있다. 이제 여름이면 문신을 새긴 사람을 많이 볼 수 있다. 굳이 여름뿐이랴. 필자가 다니는 이발소의 이발사는 양팔 가득 문신이 있다. 그리고 많은 영화와 매체에서도 쉽게 문신을 볼 수 있다. 더 이상 문신은 '무서운 분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문신은 불법이다. 그것도 의료법 위반이다. 대법원 판례 등에 따르면, 바늘이 피부를 뚫고 들어가기 때문에, 의료행위로 간주된다. 이는 수지침도 마찬가지이다. 즉, 문신 시술의 법적 지위는 수지침 시술과 동일하다.

의료행위로 간주되기 때문에, 의료기관에서 의사에 의해 행해져야 한다. 그러니까 대한민국에서 합법적으로 문신을 하기 위해서는 의대를 졸업하고 의사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당연히 문신을 하는 의사는 매우 드물다. 필자도 그 중 한 명이었지만, 지금은 문신을 하지 않는다.

합법적으로 문신을 할 수 있었지만, 하지 않게 된 데에는 이유가 있다. 예술적 자질이 부족해서이다. 문신은 피부를 캔버스로 여기는 미술이다. 그러니까 의학적 지식은 그림을 잘 그리기 위한 게 아니라 캔버스를 아끼고 잘 관리하기 위한 것이다. 화가는 그림을 잘 그려야 하는데, 정작 그림을 잘 그리기 위한 예술적 감각과 기술이 부족했던 탓이다. 비록 불법이지만, 매일 같이 그림을 그리고, 예술적인 감각을 키워온 사람들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었다. 뒤늦게 그들처럼 그림공부를 하더라도 따라잡을 자신이 없었다.

물론 그들은 나를 부러워했다. 합법적이기 때문이다. 광고도 자신있게 할 수 있고, 단속을 두려워 하지 않아도 되는 나를 부러워 했다.

비공식적인 통계지만, 전국의 타투이스트가 만 명에 달하고, 문신을 시술받은 사람들은 수백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내 주변을 둘러보면 훨씬 많을 것 같기도 하다. 일반 사람들이 문신을 전혀 안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의사, 대기업 임직원, 교수 같은 사람들도 한 두 개씩 문신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이는 하는 것이 좋다 나쁘다, 옳다 그르다를 떠나서 이미 하나의 사회 현상이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해서인지, 몇 년 전부터는 문신의 양성화와 합법화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한타투협회 등 세 군데 협회가 생겼으며, 민주당 김춘진 의원은 2007년부터 공중위생관리법 개정안을 매년 발의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 당국과 의사협회의 입장은 초지일관이다. '바늘을 재활용할 경우, 감염의 우려가 있고, 시술 자체에서 각종 부작용이 우려되기 때문에 안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의료기관에서 의료인한테 받으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 필자의 의견과 대한의사협회의 공식적인 의견은 다르다. 문신에 필요한 의학적 지식의 수준보다 예술적 감각과 재능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솔직히 필자도 병원에서 의사에게 문신을 받기보다, 그림 잘 그리는 타투이스트에게 문신을 받고 싶다. 게다가 요즘 웬만한 타투이스트들은 충분히 위생적이다.

문신시설, 이젠 합법화 하자

다른 나라의 경우(미국이나 유럽) 타투이스트는 독립적인 직업으로 인정받고, 그에 대한 행정당국의 관리감독도 받는다. 그래서 국내를 떠나 활동하는 타투이스트도 늘고 있다. 최근 세계적인 팝스타 저스틴 비버의 팔에 하회탈 모양과 한글 이름 '비버'를 문신으로 새겨준 이도 한국인 조승현씨이다.

문신시술의 양성화는 박근혜 정부가 지향하는 '지하경제의 활성화(?)'와도 일맥상통한다. 문신시술이 불법이기 때문에, 당연히 사업자등록을 할 수 없고, 여기에 오가는 돈은 세수노출이 안 된다. 이를 양성화하면 세수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걷는 것보다 쓰는 것이 더 중요하지만 말이다.

고용노동부가 2013년 6월 발표한 '고용률 70% 로드맵 발표'에 따르면 타투이스트는 '우리나라에서는 불법이지만 선진국에서는 활성화된 직업유형'으로 여겨진다. 아울러 신직업군 1차 도입대상으로 논의되기도 했다. 적어도 하나의 직업으로서의 가치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제는 수많은 사람들이 문신에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인 사회현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문신을 하는 사람도 많지만, 문신을 받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훨씬 많다. 타투이스트 대다수를 법의 테두리 밖으로 내몰아서 범법자로 만드는 것보다는 그들에게 맞는 자리를 마련해주는 게 소비자들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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