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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5일 오전 11시 51분]

송영길 인천시장과는 아침 일찍 만나는 인연인 듯했다. 2011년 여름 어느 날, 아침 6시 30분에 집을 나서는 송 시장과 만났었다. 그의 지하철 출근 '검증 취재'때문이었다. 이번에는 인터뷰 시간이 1일 아침 7시 30분으로 잡혔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정 탓에 양쪽이 겨우 합의한 '틈'이었다.

[관련기사] 송영길 시장은 왜 '지하철녀'에게 다가갔나

정확히 2년하고도 8개월만에 송 시장과 마주했다. 가까이서 보니 그 때보다 약간 살이 빠진 듯했다. 피로한 기색도 역력했다. 요즘도 지하철을 자주 이용하느냐는 질문부터 던졌다. "그럼요"란 답과 함께 "하도 돌아다녀서 티머니 카드를 자주 충전해 줘야 한다"는 보충설명이 이어졌다.

- 그럼 시민들과도 자주 이야기를 나누겠네요.
"출근길보다는 보통 퇴근길에 이야기를 많이들 하세요. 격려해주시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곤 합니다. 최근에는 스크린 도어 설치를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우리 인천시에 지하철역이 29개소가 있는데, 그 중 12곳에만 스크린 도어가 있었어요. 국비 지원 받아보려고 했는데, 하나도 안 해주니까, 에이, 그래서 그냥...(웃음). 시 예산을 투입해서 나머지 17개소에도 스크린 도어를 설치하도록 했습니다. 아시안게임을 대비해서요. 거의 완공 단계입니다."

- 아시안게임 준비 상황은 어떻습니까?
"계획대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이달 말에 주경기장 완공되면 경기장 건설 다 됩니다. 시민 여러분도 이제 실감이 나시나봐요. 옛날에는 과연 (아시안게임이) 될까, 말까. 그런 걱정과 의구심이 있었다고 한다면, 이제 다 완공되니까, '준비가 잘 되고 있구나' 그렇게들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우리 인천보다 평창 쪽은 인구가 훨씬 적잖아요. 대회 후 경기장 수요 확보가 만만치 않을 겁니다. 그런데 우리는 벌써부터 다른 지역에서까지 경기장 빌려달라고, 그런 요청이 쇄도하고 있습니다. 비용 대비 수익률은 70% 정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수익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많은 시민들이 편익을 얻느냐가 중요하니까요."

새누리당 '빅3'도 어찌하지 못한 국회 예결소위

2011년 7월 지하철 출근 동행 취재 당시 송영길 인천시장 모습
 2011년 7월 지하철 출근 동행 취재 당시 송영길 인천시장 모습
ⓒ 이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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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 주재 아시안게임 사전 보고회를 지방 선거 후에 하기로 한 것으로 압니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의 경우는 두 차례나 대통령 주재 사전 보고회가 열렸었는데요. 그래서인지 이를 두고 정치적 견제가 아니냐, 그렇게 보는 시각도 있는 것 같습니다.

송 시장은 이 질문이 나오자 작심한 듯 '인천 홀대론' 이야기를 꺼내들었다. 그는 "인천 홀대론은 송영길, 개인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며 "정확한 의도를 꼭 말하고 싶었다"고 했다. 무슨 "여야 개념이 아니"라고 했다. 구조적으로 인천이 홀대받을 수밖에 없는 현실을 지적한 것이라고 했다.

"인천 아시안게임 예산 확보 문제가 그 예잖아요. 작년 국회 예결위원 중 우리 인천 출신이 새누리당 쪽은 박상은, 이학재 의원, 민주당 쪽은 문병호, 윤관석 의원이 있었어요. 그런데 정작 예결소위(예결위 소위원회)에는, 그 자리가 경쟁이 얼마나 치열합니까. 거기 들어가기 쉽지 않습니다. 서울, 경기 넣으면 됐지 왜 인천까지 넣느냐는 반발이 당연히 심하게 있다구요. 윤관석 의원만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새누리당 쪽은 못 들어갔어요. 이학재 의원, 인천시장 출마 선언했던 사람입니다. 더구나 주경기장 쪽이 자기 지역구고, 대통령(후보 시절) 비서실장 출신이잖아요. 그럼, 시장 출마하지 않더라도, 온몸을 다해 열심히 들어갔어야 하는 사람입니다. 게다가 여당 대표(황우여 의원)가 있는 도시 인천, 대통령을 누나라고 부르는 수석 원내 부대표(윤상현)도 인천 출신이죠. 이렇게 실세라고 하는 사람들이 세 명이나 있는데도, (예결소위에) 못 집어넣더라고.

그러니까 여당 내에서도, 영남 중심의 파워를 갖고 있는 이 정권이나 새누리당 성격상, 인천은 항상 뒷전이라는 걸 보여준 거 잖아요. 민주당 쪽도 마찬가지예요. 역시 서울 경기 중심, <오마이뉴스>도 그렇잖아요. 서울 경기 나오고 인천은 넘어가 버린다고, 어쩌다 기분 좋으면 제 이름 한 번 껴주고(웃음). 인천이 아무래도 서울이나 경기보다는 덩치가 작으니까."

"인천 시장, 대통령이 보내는 관찰사 자리인가"

작년 7월 여의도 한 호텔에서 열린 수도권 3개 시도지사 지방자치 발전을 위한 간담회 모습
 작년 7월 여의도 한 호텔에서 열린 수도권 3개 시도지사 지방자치 발전을 위한 간담회 모습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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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자신의 '인천 홀대론'은 "인천 위상이 약하다"는 점을 강조한 말이었다는 것이다. 인터뷰는 자연스레 유정복 인천시장 예비후보 이야기로 넘어갔다. 유 후보는 지난 달 31일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중앙정부 홀대론을 핑계삼는 무능한 시장"이라고 송 시장을 공격했다. "중앙정부·대통령과 언제든 소통할 수 있는 힘있는 시장이 되겠다"고도 했다. 송 시장은 "인천 홀대론의 취지를 전혀 모르고 하는 소리"라며 '반격'을 시작했다.

"유 후보, 자기 고향이라고 하면서도 인천, 얼마나 홀대했는데요. 무슨 특별 교부금 하나 제대로 준 게 있어요? 오바마 눈에 한국이 원 오브 뎀(one of them)인 것처럼, 장관하면서는 인천이 안 보인 거죠. 그리고 김포에 뼈와 살, 혼까지 묻은 사람 아닙니까. '내 사랑 김포'를 주제로 책을 세 권이나 썼잖아요. 평소 김포를 중심으로 사고한 사람이란 말이죠. 객관적으로 그렇다는 겁니다.

선거 때만 되면, 여당 후보들 '힘있는 시장'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힘의 형성 과정은 행사 방향을 규정합니다. 그 힘이 누구로부터 나온 힘이냐. 인천시민으로부터 나온 힘이냐, 대통령이 빌려준 힘이냐, 이걸 봐야해요. 대통령이 빌려준 힘은 대통령 의지와 이해에 따라 움직이는 힘이고, 인천시민이 키워준 힘은 인천시를 위해 운영되는 힘이다, 그런 겁니다.

도대체 인천 시장이, 대통령이 보내는 관찰사 자리인가. 그게 아니죠. 인천시장 자리는, 대통령 말씀을 수첩에 받아 적는 사람이 되는 게 아니라, 인천시민 힘을 기초로 대통령 눈을 마주 바라보고, 인천 시민 요구를 전달하고, 설득하고, 그런 자주적인 시장이어야 한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지금 인천국제공항 팔면, 수익이 7조 정도 나올 겁니다. 그럼 현 정권에 얼마나 요긴하게 쓰이겠어요. 박근혜 대통령이 '인천국제공항 민영화시켜야겠다, 기획재정부에서 난리인데 팔자' 그러면 반대할 수 있겠어요? 수도권 매립지 사용기간이 후년에 끝나는데,대통령이 '이거 연장해야겠어' 또는 '송도 국제병원, 영리병원 추진해야겠어' 그러면 반대할 수 있겠냐구요. 어떻게 반대해요. 대통령 성공을 위해 나왔다고 하는 사람이, 어떻게 대통령 말을 거부할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이어진 '플러그론'이 인상적이었다. 유 후보는 대통령에게 '전기'를 공급받아야 불이 들어오는 사람, 자신은 인천 자체를 동력으로 하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제가 무슨 동교동 출신도 아니고, 누구 비서 출신도 아니잖아요. 인천에서 노동 운동했고, 인천에서 정치 시작했고, 그 힘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합니다. 송영길의 힘은 인천 시민이 키워 준 힘이에요. 그 힘으로 민주당 최고위원까지 했고, 중앙 정계 인물로 볼 수 있게 된 거잖아요. 그 힘으로 전임 시장 시절 1조5000억 원 수준이던 국비 지원을 2조223억 확보했습니다.

정치력이란 이런 겁니다. 그 힘으로 인천의 위상을 중앙에서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었던 거죠. 저는, 누구의 '플러그'를 꽂아야 들어오는 전구가 아니에요. 인천에 플러그를 꼽고 빛을 발하는 정치인입니다. 더구나, 권력이란 게 얼마나 냉혹합니까. 필요 없으면 하루아침에 날아가잖아요. 언제든지 플러그를 뽑아 버리잖아요. 유정복 전 장관이라고 예외일까요?"

"내가 만든 부채는 6.9%...유정복 후보야말로 자기부정 심각"

2013년 안전행정부의 '지방자치단체 합동평가 결과 통보' 공문. 당시 안전행정부는 "2012년 한 해동안 16개 시도의 추진성과를 평가한 결과, 부산·인천·대전·충북·전북·경북·제주 등 7개 지방자치단체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도 배포했었다. 시에서는 인천이 부산, 대전과 함께 가등급을 가장 많이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안전행정부의 '지방자치단체 합동평가 결과 통보' 공문. 당시 안전행정부는 "2012년 한 해동안 16개 시도의 추진성과를 평가한 결과, 부산·인천·대전·충북·전북·경북·제주 등 7개 지방자치단체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도 배포했었다. 시에서는 인천이 부산, 대전과 함께 가등급을 가장 많이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 이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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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시 부채 규모를 놓고도 유정복 전 장관과 논란이 뜨거웠는데요. 지난 달 24일 <뉴스와이>와의 인터뷰에서는 "인천은 유동성 위기가 완전히 해결됐고 올해는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고 밝히시기도 했습니다. 시민들이 헛갈릴 듯 합니다. 현재 인천시 재정 상황을 알기 쉽게 정리해주시죠.
"계속 늘던 부채가 지난해 처음으로 4300억 원 감소했어요. 올해는 800억 원 흑자 결산이 날 것 같습니다. 현재 인천시 총부채 중 제가 만든 부채는 6.9%입니다. 93.1%는 안상수 전임 시장 시절 만들어진 것입니다. 검단 신도시, 하늘 도시, 루원 시티, 전임 시장 시절 벌인 사업들 관리하는 비용이 엄청납니다. 그렇다고 1조 원 이상 투입된 사업들인데, 손떼고 나올 수는 없는 거잖아요. 안 시장 시절 벌인 사업을 유지하는데 들어가는 이자가 하루에 11억, 1년에 4000억 원이 들어갑니다. 4년이면 1조6000억 원의 이자가 발생되는 거죠."

- 부채 6.9%는 어떻게 만들어진 겁니까.
"아시안게임 경기장 건설하고 선수촌 만들고, 시 재정을 투입한 토목사업은 그 외 없어요. 선수촌도 분양되면 오히려 수익이 100억 원 정도 남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건 부채라고 보기도 어렵죠. 영업부채니까. 이자 부담이 생기는 금융부채만 따져야 하는 건데, 영업부채까지 다 넣어서 나를 공격하고 있는 겁니다. 일종의 허위사실이죠. 자꾸 부채가 늘었다고 하는데, 제가 무슨 은하모노레일을 만들었나요?"

유 후보는 지난 달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송 시장 임기 동안 인천시 부채가 7조 원에서 13조 원으로 총 6조 원 가량 늘어났다고 주장했다. 이에 인천시가 9조4000억 원에서 12조8000억 원으로 3조4000억 원 가량 늘었다고 반박하면서 이른바 '부채 공방'이 치열하게 벌어졌다.

그러자 유 후보는 한 방송 뉴스프로그램을 통해 "송 시장이 말한 9조4000억 원은 올해 정부에서 만든 부채 산정 기준을 적용한 것"이라며 송 시장의 반박은 4년 전 자신의 '7조 원 부채론'을 스스로 부정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송 시장은 인터뷰에서 유 후보야말로 자기 부정을 하고 있다고 반격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유정복 후보가 안행부 장관으로 있을 때 16개 시도 지방자치단체에 대해 합동평가를 했습니다. 그런데 9개 분야 중 지역개발, 사회복지, 보건위생, 중점과제 분야에서 인천시가 최우수 등급을 받았어요. 전국 최고 성적으로 정부로부터 역대 최고액 재정 인센티브(30억원)가 책정됐어요. 그런데 이제는 (유정복 후보) 스스로 1등으로 평가한 시장을 갈아치우자고요? 그것이야말로 심각한 자기 부정 아닙니까?"

송영길 지지층 "7∼8% 숨어있다"

송영길 인천시장(오마이뉴스 자료사진)
 송영길 인천시장(오마이뉴스 자료사진)
ⓒ 조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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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송 시장은 "땅을 파고 공장을 세워 일자리를 만드는 그린필드형 투자 유치에서 인천시가 1등"이란 점을 들어 정부 합동평가의 이면을 '보강했다'. 그는 "땅이 팔려서 부채가 줄어들고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세수가 늘어나 복지 비용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투자 유치는 1석 3조"라며 "시 재정 투입을 최소화하며 개발할 수 있는 방법은 이것뿐이기에 여기 모든 걸 걸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성장동력을 우리 인천이 바이오 분야에서 만들고 있습니다. 삼성 바이오로직스 유치했잖아요. 1, 2 공장이 완공되면 바이오시밀러(복제 생물의약품) 생산 능력이 18만 리터가 됩니다. 인천 셀티리온 경우는 14만 리터로, 이 둘만 합해도 32만 리터가 됩니다. 여기에 동아제약도 바이오사업 투자했죠. 일본 글로벌 기업 아지노모도 공장도 건설 중에 있습니다. 현재 세계 최고의 바이오시밀러 생산 능력을 갖춘 곳이 싱가포르인데 19만 리터입니다. 샌프란시스코 경우는 12만 리터예요. 올해 연말이 되면 인천은 세계 바이오 분야의 수도가 되는 겁니다. 바이오 분야, 차세대 먹거리입니다."

송 시장으로서야 자랑하고 싶은 일이 많겠지만, 따끈따끈한 물음표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었다. 최근 여론조사 이야기로 화제를 돌렸다. 한 때 10%p 차이가 날 정도로 여유가 있었지만, 현재 송 시장과 유 후보는 접전 양상이다. 그 이유를 물었다.

"그렇게 될 수밖에 없죠. 정당 지지도가 이렇게나 차이가 나는데... 상대 후보가 결정되고, 정당 지지도 따라 조금씩 올라온 결과라고 봅니다. 정당 지지도가 1/2 밖에 안 되는데, 10%p 차이를 유지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죠. 접전이 될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오히려 상대적으로 유정복 후보가 안 뜨는 걸로 볼 수 있죠. 장관 출신이잖아요. 자기 정당 지지도를 제대로 흡수 못하고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지난 번 지방선거 때도 제가 마지막까지 7% 지고 있었어요. 그런데 딱 보니까 8% 차이로 이겼어요. 15% 차이가 난 거예요. 국정원 사건에, 개인정보도 금융권에서 다 빠지는 판에, 이런 권위적인 시대 상황에서 자기 성향을 쉽게 드러낼 수 있겠어요? 지금도 7∼8% 이상 지지층이 숨어있다고 봅니다."

인천시 고위 공무원 검경 수사 "정치적 의도 없다고 본다"

송영길 인천시장(오마이뉴스 자료사진)
 송영길 인천시장(오마이뉴스 자료사진)
ⓒ 조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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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렇게 보기만은 어렵다. 작년 9월 송 시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김아무개 인천시 서울사무소장(전 인천시장 비서실장)이 뇌물 수수 혐의로 검찰에 호출됐다. 경찰 수사망에는 인천시체육회 사무처장, 인천시 전 문화체육국장, 인천환경공단 이사장 등이 올랐었고, 최근에는 인천시의회 조아무개 전 사무처장이 송도 BRC 비리 사건 핵심 용의자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중 김아무개씨는 징역 7년에 벌금 5억 원 등을 선고받았지만, 경찰 수사망에 올랐던 세 사람은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 송도 BRC 비리 사건 수사와 관련해 새누리당은 "시장직은 물론 지방선거 후보직에서도 사퇴하라"고 압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 전 사무처장 범행 시기가 안 전 시장 때 일어난 일"이란 관련 보도도 있었는데요. 사실은 무엇인가요?
"BRC 시작 된 게 2009년입니다. 그러니까 제가 시장 되기 전에 인허가나 토지 매매 계약, 시공사 하청업체 선정 등이 대부분 끝났어요. 2009년에 대우건설 로비가 집중됐던 걸로 압니다. 그 때 대우건설이 수주도 많이 했구요. 하지만 어쨌든 관리 감독 못한 책임이 있습니다. 더욱 더 공무원 관리에 힘을 기울여야죠."

- 김아무개 전 비서실장 경우는 어떻습니까.
"그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죠. 문제가 있다는 판단에 나중에 비서실장 물러나게 하고, 한직에 보냈던 건데...변명의 여지가 없이 제 잘못이고 반성하고 있습니다. 경찰 수사를 받았던 세 분이 모두 무혐의 나온 것에 대해서는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정치적 의도가 개입된 수사라고 보지는 않으십니까.
"그렇게 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BRC 비리 사건 관련해서는 왜 진작 수사하지 못했을까, 그런 아쉬움은 있습니다. 경찰 수사는 다소 무리한 측면도 있는 것 같구요. 그래도 모두 선의에 따른 수사라고 봅니다."

안철수 의원에게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지난 달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중앙당 창당대회 모습. 송영길 인천시장, 노웅래 의원 등이 문재인 의원을 반기고 있다.
▲ 문재인 반기는 '새정치민주' 지난 달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중앙당 창당대회 모습. 송영길 인천시장, 노웅래 의원 등이 문재인 의원을 반기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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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인터뷰를 시작한 지 50분이 지나가고 있었다. 인터뷰가 끝나면 송 시장은 곧바로 서울로 출발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YTN 생중계 인터뷰가 다음 차례였다. 인터뷰에 배석한 대변인이 시계를 바라보는 일이 잦아졌고, 그의 전화기가 자주 울려댔다. 덩달아 급한 마음에 툭 던진 질문은 이랬다.

- 새정치민주연합, 잘 될까요?
"잘 되게 해야죠. 대표 야당인데 잘...색깔은 좋은 것 같아요. 파란색, 청마의 해, 블루 오션, 색깔론도 극복할 수 있고...푸른 대한민국, 빨간 대한민국으로부터 지키겠습니다(웃음). 색깔론, 레드 오션이잖아요. 그러니까 우리는 대한민국이 블루 오션으로 나가게 하자, 그래야 할 때잖아요?"

- 안철수 의원 역할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만?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참으려고 해요. 지금, 시장이 뭐, 국회의원이면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웃음) 선거 때 많은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최근 인터뷰들 살펴보니까 대권 도전에 관한 이야기가 많더군요.
"가능성은 열어 두는 게 좋겠죠. 그리고 커 나가야 되지 않겠어요?"

- 그 가능성이 2017년 대선에 열린다면 어떻게 하실 건지? 올해 재임에 성공한다면, 시장 임기가 남아 있는 상태일 텐데요.
"이런 비유를 쓰곤 합니다. 어떤 사람이 선구자로서 자기가 횃불을 들고 이 겨울을 물리치자고 얼음을 녹이고 뛰어다닌다고 해도, 그 얼음이 얼마나 녹겠습니까. 조금만 기다리면, 봄이 오면, 다 녹게 마련이잖아요. 그러니까 자신의 개인적인 정치 프로그램에 맞춰서 어떤 상황을 너무 앞서가면 안 된다는 거죠. 오세훈 전 시장도 그래서 실패한 것 아닙니까.

저 자신의, 개인적인 정치 프로그램이 중요한 건 아니잖아요. 내 리더십이 정말 요구되는 상황인가 아닌가를 봐야죠. 그게 맞으면 (리더십이) 쓰여지는 거고, 안 맞으면 지나가는 거죠. 내가 억지로 하겠다고 악을 쓴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다만, 그런 시기가 왔을 때 그 상황을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고 준비하는 것, 정치인으로서 당연한 자세겠죠."

새정치민주연합 성공하려면..."경제파트너 키워야"

작년 11월 1일 열린 송영길 시장의 <룰을 지배하라> 출판기념회
 작년 11월 1일 열린 송영길 시장의 <룰을 지배하라> 출판기념회
ⓒ 한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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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송 시장은 대한민국에 필요한 리더십을 네 가지로 꼽았다. 국제 외교 역량이 있어야 하며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어야 하고 소통과 통합의 리더십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특히 경제 리더십을 강조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잘 되겠느냐'는 질문에 대한 보충 답변이자, 대선 주자로 분류되는 스스로에게 전하는 당부이기도 했다.

"왜 박정희 대통령이 1등으로 평가받고 있을까요. 좋든 싫든 객관적 사실이잖아요? 이것은, 먹고사는 문제, 성장 동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그런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겁니다. 경부고속도로, 포항제철 만든 것, 잘했잖아요. 미국도 부러워하는 의료보험 토대를 1977년에 만들었습니다. 부가세 도입도 잘했다고 봐요. 아마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국가 재정이 견딜 수 없었을 겁니다. 여야 개념을 떠나서, 나는 인정합니다.

우리도, 진보, 민주 세력에게 먹고사는 문제와 관련하여 경제 리더십이 있어야 해요. 이게 없으면 반쪽 짜리 밖에 안됩니다. 이 리더십을 만들려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벤처를, 박정희 전 대통령은 독점재벌들을 각각 경제 파트너로 삼았던 겁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혁신을 해보려 했지만 잘 안 됐고, 그 후 다시 다 회귀해서 MB는 재벌들에게 굴복했고, 박근혜 대통령은 경제 민주화를 내걸었지만 결국 재벌들에게 끌려가는 구도죠.

그러니까 야권이 추구하는 정의로운 경제, 여기에 맞는 파트너를 구하지 못하면 반쪽 짜리 리더십 밖에 안 된다는 겁니다. 그걸 못해왔으니까 그에 대한 국민의 갈망이 성공한 기업인 또는 착한 기업인, 문국현이나 안철수에 대한 기대로 나타난 거죠. 존경받는 기업인,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인, 일자리를 만들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혁신적 기업인, 새정치민주연합이 이런 세력들을 키우고 또 경제 파트너로 함께 성장해야 집권할 수 있다고 봅니다."

- (마침내 대변인이 '시장님'을 재촉했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야당 시장이 지역 발전과 나라 발전을 위해 대통령과 합의하면 초당적인 뒷받침이 이뤄집니다. 2012년 GCF(녹색기후기금) 유치가 그 예입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을 직접 만났습니다. 4대강 사업은 아니라고 비판했지만, 녹색 성장 개념은 좋다고 칭찬했어요. 그리고 GCF 유치는 국익을 위해서도 필요한 것이라는데 뜻을 같이 하고, 함께 협력해서 성공시킨 것이거든요.

이게 새정치라고 봅니다. 싸울 때와 안 싸울 때를 구분해서, 국익에 필요할 때는 초당적으로 협력해서 국민에게 성과를 가져다 주는 것이죠. '비서 시장'은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도 필요 없습니다. 대통령 눈을 바라보고 대통령을 설득하고 민심을 전달하고 소통할 수 있는 시장이 필요한 거죠. 야당 시장이 훨씬 잘 할 수 있습니다."


태그:#송영길, #인천시장, #유정복, #안철수, #이학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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