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사랑별곡> 제작발표회에서 포토타임을 갖는 이순재와 고두심.

연극 <사랑별곡> 제작발표회에서 포토타임을 갖는 이순재와 고두심. ⓒ 박정환


이순재가 상대역인 고두심에게 "젊었을 때는 정말 예뻤다"고 털어놓았다.

3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동숭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연극 <사랑별곡> 제작발표회에서 이순재는 "(고두심씨랑 제가) 소속된 방송사가 달랐다"며 "방송사만 같았어도 러브스토리는 같이 연기했을 텐데 아까운 청춘을 날렸다"고 그간 인연이 닿지 않은 아쉬움을 표했다.

이어 이순재는 "같이 연기할 기회가 있기는 했는데, 1990년대 <목욕탕집 남자들>에서 고두심씨가 며느리로 출연했다"며 "이번 <사랑별곡>에서는 상대역으로 나와 같이 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고두심씨는 바탕이 탄탄한 배우"라고 평한 이순재는 "예술적 창조가 가능한 연기를 아는 배우다"라고 극찬했다.

이순재 "연기자 인식 최하이던 시기, 내겐 '예술'이었다"

연기의 정의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연기의 정의는 책에 다 나와 있다"고 답한 이순재는 "1960년대 초반, 제가 연기할 때만 하더라도 연기를 한다고 하면 부모들의 90%가 반대하던 때였다"며 "첫째는 수익성이 없었고, 둘째로는 연기자에 대한 인식이 최하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저는 돈만 생기면 외화를 보기 위해 영화관을 찾았는데 외화를 보며 '저건 예술이다'라고 느껴서 연기를 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또, "외국에서는 연기자가 대단한 예술가로 평가되어 '작위'도 받는다"고 소개한 이순재는 "연기는 과거를 반복하는 작업이 아니라 새로운 걸 만드는 계속적인 창조적 작업이다"라며 "연기자는 자신의 부족한 걸 보완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그만의 연기론을 이야기했다.

그의 연기론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이순재는 "배우는 화술이 중요한데, 대학의 일부 외국에서 공부한 교수는 우리말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져서 학생들에게 화술을 가르치는 걸 건너 뛴다"며 "춤과 노래로 볼거리를 만드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가장 중요한 건 말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젊은 연기자가 '헉' 또는 '허걱' 하는 걸 본 적이 있는데, 이런 말은 글로 쓸 수 없는 말이다. 인터넷 용어로 우리말이 망가진다"라고 일침을 놓으며 "'깔치'처럼 우리가 쓰는 말을 요즘 사람들은 모른다. 유행어는 시대마다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또, "연극을 통해 언어적 순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며 "변하지 않는 건 표준어다. 배우는 이를 보존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순재는 연극을 재해석하는 경향에 대해 "우리 시대에는 연출이 뒤에 보이고 배우가 돋보이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요즘은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재해석을 하는 작품이 많은데, 재해석을 할 때는 원작의 품격을 얼마나 승화할 수 있는가에 의의를 두어야 한다. 원작의 격을 떨어뜨리는 재해석을 하는 작품은 아쉽다"고 답했다.

한편 이순재, 고두심, 송영창이 출연하는 연극 <사랑별곡>은 5월 2일부터 8월 3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관객을 맞이한다.

이순재 고두심 사랑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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