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멀리 공주보가 보이는 상류 선착장 인근에는 죽은 남생이(추정)가 둥둥 떠다니고 있다.
 멀리 공주보가 보이는 상류 선착장 인근에는 죽은 남생이(추정)가 둥둥 떠다니고 있다.
ⓒ 김종술

관련사진보기


30cm가 넘은 붕어도 숨을 헐떡이며 죽어가고 있었다.
 30cm가 넘은 붕어도 숨을 헐떡이며 죽어가고 있었다.
ⓒ 김종술

관련사진보기


4대강 사업이 끝난 2012년 백제보 인근에서 수십만 마리의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해 홍역을 앓았던 금강 주변에 또다시 죽은 물고기가 떠올랐다. 공주보 상류 우·좌안 1km 지점에서 50여 마리의 죽은 물고기가 떠올랐으며 가물치, 남생이(추정), 동자개, 잉어, 붕어, 피리 등 다양한 종들이 발견됐다.

3월 마지막 날 공주보 수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우안에 설치된 콘크리트 어도(고깃길)와 벽면에서는 누수로 물이 새고 있었다. 강바닥은 검은빛을 띠었으며 악취가 심했다. 손가락만 한 작은 물고기부터 70cm가 넘은 가물치까지 가장자리에 떠밀려 왔다. 남생이(추정)로 보이는 파충류가 선착장 인근을 둥둥 떠다니고 있다.

죽은 물고기를 절반 정도 담아 보았다.
 죽은 물고기를 절반 정도 담아 보았다.
ⓒ 김종술

관련사진보기


3-4발짝 걸을 때마다 죽은 물고기 시야에 들어와

상류로 몇 발짝 더 옮기자 죽은 가물치와 붕어가 간간이 눈에 들어왔다. 건너편 연미산 주차장 인근엔 부유물질이 떠다니고 악취마저 풍긴다. 3~4발짝 걸을 때마다 죽은 물고기가 보인다. 카메라에 들어온 붕어·잉어 사체만 50마리가 넘는다.

지난해 3월에도 강바닥이 썩어 녹조가 떠오르고 강변엔 죽은 물고기가 널렸다. 야생에서 뛰어놀아야 할 고라니까지 눈을 감지 못한 채 죽어갔다.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21호로 지정된 공주 고마나루 솔밭은 강변의 2/1 정도가 모래사장으로 뒤덮여 있다. 애틋한 곰의 전설이 서려 있어 지역주민은 물론, 사진작가와 관광객에게 사랑을 받는 곳이다.

하지만 4대강 사업을 하면서 대규모 준설로 모래사장이 사라졌다. 강변도 평탄하게 밀어 버려 야생동물의 서식지가 파괴되어 버렸다. 지난 21일 이곳을 방문했던 세계적인 하천전문가 한스 베른하르트 교수가 말했던 "강의 생태계는 유속에 기대어 생명이 살아가는 곳인데 유속이 사라지면 생명도 사라지고 결국에는 죽음의 강으로 변한다"란 말이 새삼스럽게 충격으로 다가온다.(관련 기사: 유속이 사라진 4대강 "댐 수문 열자")

양흥모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전화인터뷰에서 "봄은, 강에서 사는 생물들에겐 산란기어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시기인데 물고기나 양서류가 죽어가고 있다, 더욱이 4대강 공사가 끝난 2년 전부터 꾸준히 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4대강 사업에 금강이 심각한 문제를 보이고 있는 것 같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면서 "2012년 30만 마리 이상의 물고기 떼죽음도 원인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원인조사도 없이 폐사가 일어나면 치우기에 바빠 피해가 반복된다"며 "결국은 강의 생명체를 점점 죽음으로 몰아가는 행정을 하는 셈"이라고 비난했다.

붕어·잉어·동자개 등 죽은 물고기도 다양하게 보였다.
 붕어·잉어·동자개 등 죽은 물고기도 다양하게 보였다.
ⓒ 김종술

관련사진보기


공주보 콘크리트 어도에 누수로 물이 흘러내리고 있다.
 공주보 콘크리트 어도에 누수로 물이 흘러내리고 있다.
ⓒ 김종술

관련사진보기


한편, 지난해 충남 민관합동조사단은 2012년 백제보 인근에서 일어난 수십만 마리 물고기 떼죽음 원인을 4대강 사업에 따른 '용존산소 부족'으로 결론 내렸다. 조사단은 사고 당시 6만여 마리를 수거했다는 환경부 발표와는 달리 30만 마리 이상의 사체를 수거한 것으로 판단했다.


태그:#물고기 떼죽음, #4대강 사업
댓글15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