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새 월화드라마 <신의 선물-14일>로 복귀하는 배우 이보영

SBS 새 월화드라마 <신의 선물-14일>로 복귀하는 배우 이보영 ⓒ SBS


조용했던 월화드라마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지금껏 MBC <기황후>의 압도적 리드 속에서 다소 싱거운 싸움이 벌어졌지만 SBS가 '이보영 카드'를 꺼내들면서 판세가 재밌게 흘러가고 있다.

방송가의 시선은 과연 이번에도 이보영의 흥행 마법이 통할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 이보영을 내세운 SBS 새 월화드라마 <신의 선물-14일>(이하 <신의 선물>)은 과연 월화 드라마의 새로운 강자가 될 수 있을까.

'믿고 보는' 이보영의 차기작, 기대가 높다

<신의 선물>이 이렇게까지 큰 관심을 받는데는 단연 주인공을 맡은 이보영의 이름값 덕분이다. 이보영은 2012~2013 시즌을 거치면서 자타공인 안방극장 최고의 흥행보증수표로 자리를 굳건히 했다. 연기력에 비해 존재감이 미약하다는 항간의 비판을 무색하게 하며 '이보영'이라는 이름 세 글자를 대중의 뇌리 속에 강력히 새겨 넣은 것이다.

그 중심에는 단연 KBS 주말드라마 <내 딸 서영이>가 있었다. 타이틀롤 이서영 역을 맡은 이보영은 아버지를 부정해야만 했던 한 여성의 굴곡진 삶을 절묘하고 실감나게 표현하며 "신들린 듯한 연기를 한다"는 평단의 극찬을 이끌어냈다. 한없이 우울하면서도 자존심 하나로 버티는 서영이는 이보영에게 그야말로 맞춤옷처럼 맞아 떨어진 캐릭터였던 셈이다.

이보영의 농익은 연기와 탄탄한 대본이 합쳐진 덕분에 <내 딸 서영이>의 시청률은 날이 갈수록 치솟기 시작했고, 후반부로 갈수록 화제성은 더욱 높아져 50%에 육박하는 기록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보영으로선 자신이 가지고 있는 배우로서의 가치를 재확인 시켜준 동시에 원톱 여배우로서의 흥행력 또한 인정받은 행운을 거머쥐게 된 것이다.

<내 딸 서영이>의 바통은 SBS 수목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가 이어 받았다. 이 드라마에서 이보영은 푼수처럼 보이지만 자존심 강하고 의지가 굳은 국선전담변호사 장혜성 캐릭터를 통해 또 한 번 연기변신을 시도했다. 특히 연하의 상대역인 이종석과 찰떡궁합 호흡을 선보이면서 이른바 '너목들 신드롬'을 일으키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내 딸 서영이>에 이은 2연타석 홈런이었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 속 이보영은 코믹과 신파, 멜로와 스릴러를 자유자재로 운영할 줄 아는 능수능란함을 뽐냈고, 강력한 화면 장악력으로 극의 무게중심을 확실히 잡아주는 여배우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간의 내공을 결코 허명이 아님을 증명이라도 하듯, 가벼워 보이면서도 결코 경박하지 않은 연기로 최선의 결과를 뽑아낸 것이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이보영은 생애 최초로 2013년 SBS 연기대상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 

<내 딸 서영이>와 <너의 목소리가 들려>라는 환상 라인업을 통해 대중에게 이보영은 몇 안 되는 '믿고 보는' 여배우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신의 선물>은 이보영이 결혼 후 처음으로 선택한 드라마 컴백작이기 때문에 기대가 높을 수밖에 없다. 이보영의 선택이 이번에도 옳다면 시청률의 향배는 가늠하기 어렵다. 이보영에게 충성도가 높은 주부층이 대거 <신의 선물>로 채널을 돌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SBS 역시 내심 이 같은 상황을 기대하고 있을지 모른다.

숱한 장애물 헤치고 성공신화 쓸까

분위기는 일단 나쁘지 않다. SBS가 전폭적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데다가 제작진의 면면 또한 훌륭한 수준이다. 연출을 맡은 이동훈 PD는 <강남엄마 따라잡기>와 <바보 엄마>로 세련된 연출 센스를 보여준 바 있고, 가장 중요한 대본을 맡은 최란 작가는 2008년 이준기 주연의 <일지매>로 시청률 30% 신화를 쏘아올린 주인공이다. 이보영으로선 믿고 의지할만한 버팀목들인 셈이다.

남자 주인공인 조승우의 존재감 또한 대단하다. 영화와 뮤지컬을 통해 연기파 배우로서의 입지를 탄탄히 다진 조승우는 이병훈 PD의 '의학 3부작' 시리즈 <마의>로 성공적인 드라마 데뷔 신고식을 치룬바 있다. 생애 두 번째 드라마로 <신의 선물>을 선택한 조승우는 "부끄럽지 않은 연기를 하겠다"며 나름의 포부를 밝힌 상태다. 이보영에겐 결코 기울지 않은 상대다.

경쟁작 중 하나인 KBS 월화극 <태양은 가득히>가 흥행 침체에 빠져있는 것도 희소식이다. 미안한 이야기지만 <태양은 가득히>가 4~5% 시청률에서 허우적대면서 <신의 선물>로선 가져올 수 있는 시청률 파이가 그만큼 커진 것이 사실이다. 이탈한 시청자층을 결집하고 작품이 좋다는 입소문만 낼 수 있다면 해 볼 만한 싸움으로 흘러갈 공산이 커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넘어야 할 장애물은 여전하다. 가장 큰 장애물은 역시 <기황후>다. 하지원 주연의 <기황후>는 방송 초반 역사왜곡 논란에도 불구하고 최근 30%대 시청률에 근접할만큼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원의 농익은 연기는 여전히 수준급이고, 장영철 작가의 필력 또한 탄탄하기 이를 데 없다. <신의 선물>의 고전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신의 선물>이 표방하고 있는 판타지적 요소를 주 시청타겟인 30~40대 주부들이 얼마만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냐도 관건이다. 모성애에 근간을 둔 판타지가 잘 먹힐 가능성도 있지만, 반대로 너무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받아들여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야기를 어떻게 촘촘히 엮어 갈수 있느냐가 <신의 선물>의 성공 포인트 중 하나임은 분명해 보인다.

월화드라마 시청률 파이를 늘이는데도 공을 들여야 한다. 지금의 시청률 파이를 나눠먹는 것으로는 승산이 없다. <기황후>가 독점하고 있는 일부 시청층을 빼앗아 오는 동시에 월화드라마를 보지 않는 시청층이 TV를 켜게 만들어야 <신의 선물>의 역전승이 비로소 가능해진다. 이것은 주인공 이보영이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첫 번째 미션이자 <신의 선물> 제작진들이 함께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과연 이보영은 이 같은 난관을 극복하고 다시 한 번 흥행보증수표 다운 '흥행신화'를 써내려 갈 수 있을까. <기황후>와의 한 판 승부를 자신하고 나선 <신의 선물>이 짜릿한 역전승을 일궈 내려갈지, 아니면 전작과 마찬가지로 흐지부지 기억 속에서 잊혀져갈지 자못 궁금해진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대중의 심판만이 남은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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