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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 휴식시간에 지지를 호소하고있는 캐롤김과 유종성 교수.
 강연 휴식시간에 지지를 호소하고있는 캐롤김과 유종성 교수.
ⓒ 한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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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의 경제성장 공헌도와 한국 표현의 자유' 두 가지를 주제로 한 유종성 캘리포니아대학교 샌디에이고(아래 UCSD) 교수의 강연회가 지난 20일 저녁 UCSD에서 열렸다.

1부 '한국 발전국가의 기원: 박정희 신화의 재검토'에서 유종성 교수는 "박정희 덕분에 한국경제가 급속히 발전할 수 있었다"는 주장과는 조금 다른 데이터를 제시했다.

높은 문자해독률과 상대적으로 고른 소득분배 등 빠른 경제 성장에 필요하다고 고려되는 모든 요건들을 한국은 이미 갖추고 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가장 큰 요인으로서 유 교수는 1950년의 토지개혁을 꼽았고, 뉴라이트 학자들이 '식민지 근대화론'에서 말하는 일제시기의 토지조사사업은 토지개혁을 위한 바탕이 되기는 했으나 그 자체로 큰 도움이 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토지개혁이 경제성장으로 이어진 것은, 소작농 시절보다 자녀교육에 좀더 투자할 수 있었고, 이것이 인적자원의 수준을 크게 향상시켰기 때문.)

또한, "이승만의 정실정치와 달리 박정희는 국가고시를 통해 공정한 인재선발과 전문인력의 양성을 했고, 이것이 경제성장에도 큰 공헌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다른 견해를 제시했다.

국가고시는 박정희 정권 때가 아닌 해방 이후부터 이미 실시되었으며, 선발 인원의 규모가 10배 이상으로 확대된 것은 4·19 혁명 직후였다는 것. 즉, 4·19 혁명의 성공으로, 정부는 4월 혁명의 중요한 배경이 되었던 경제난과 실업난에 대한 불만을 정책적으로 수용할 수 밖에 없었다는 설명으로, 정치 뿐 아니라 경제적 측면에서도 4·19가 미친 공헌을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는 논지를 펼쳤다.

2부 '한국 민주주의와 표현의 자유'에서는 "이명박 정부 이후로 후퇴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김대중·노무현 정부 하에서도 한국의 표현의 자유는 여전히 제한적이었다"고 언급했다.

독재정권 시절과는 달리 국가보안법 사례들은 크게 감소하였으나, 대신 미국과 비교할 때 턱없이 비현실적인 선거법으로 인해 흑색선전과 명예훼손 기소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의 '보수' 진영이 흔히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외치지만, "'자유'란, 대만의 경우처럼, 다른 체제/이념에 대한 옹호발언까지도 허용하는 것이 진정한 자유"라면서, 국가보안법과 명예훼손의 남용을 통한 표현의 억압에 반대의견을 피력했다.

유 교수는 '진보' 진영에게도, 통일 등의 민족문제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국가보안법 폐기, 명예훼손에 대한 형사 아닌 민사 처리, 공직자를 상대로 하는 명예훼손 기소의 금지, 방송사 독립성 보장, 언론재벌의 형성 금지 등 2011년의 UN 권고사항들을 실현하는 데에 좀더 관심을 가져줄 것을 촉구했다.

'사람사는 세상 샌디에고'와 UCSD 학생그룹인 '만남', 'Kommon Society'가 공동주최한 이 날 강연회에는 30명 가까운 청중이 참석했으며, 샌디에이고에서는 한인 최초로 주류사회 정치에 뛰어든 시의원 후보 캐롤김이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덧붙이는 글 | 김희수 기자는 '사람사는 세상 샌디에고'의 대표입니다.



태그:#박정희, #유종성, #언론자유, #표현의 자유, #경제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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