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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3년 12월 26일, 일본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지난 2013년 12월 26일, 일본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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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본업은 방송작가이고 작가이고 저술가이다. 글을 쓰고, 주장하고, 표현하는 것이 일이다. 이는 국제문제, 정치문제, 사회문제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다. 경영위원이기 때문에 그러한 발언을 일절할 수 없다는 것은 언론 말살이고 직업을 부정하는 일이다."

'난징(南京) 대학살은 없었다'는 등의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햐쿠타 나오키(百田尙樹) NHK 경영위원이 20일 <아사히신문>과 장시간 인터뷰를 했다. 그는 "나는 원래 작가, 어떤 의미에서는 응석을 부려왔던 작가라서 어떠하더라도 주의 주장을 말한다"면서 "경영위원이 되기 전부터 나는 이러한 발언을 해왔다, 잡지에 논문을 게재했고 트위터에서도 했다, 그러한 연장선이다"라고 설명했다.

햐쿠타는 <아사히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위안부 문제에서 나는 계속 트위터나 잡지에 강제성이 없었다(고 써왔다)"면서 "<아사히신문>이 일대 소란을 피운 이후 (위안부 강제동원)긍정파와 한국 측이 필사적으로 나섰지만 국가에 의한 강제 또는 관여의 증거는 나오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관여라는 말은 미묘하다. 결국 국가와 군에 의한 강제의 증거는 나오지 않고 있다. 나는 윤리적인 문제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강제성은 없었다는 의미로 말하고 있다."

이는 일본 정부가 1993년 고노(河野)담화를 통해 인정한 '국가의 관여'를 부정하는 발언이었다.

계속되는 일본의 망언... 매서워지는 미국 여론

햐쿠타 나오키 경영위원은 최근 도쿄 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다모가미 도시오(田母神俊雄) 후보의 지원연설을 하면서 "미국의 원폭 투하와 도쿄대공습은 대학살", "난징대학살은 없었다"고 규정하면서 일본인 전범을 단죄한 도쿄재판은 "이를 지우기 위한 재판이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케네디 주일 미국 대사는 NHK의 인터뷰 요청을 거부하면서 햐쿠타 나오키 경영위원의 이러한 발언을 문제 삼았었다.

이러한 문제와 더불어 아베 정권을 보는 오바마 정권과 미국 여론이 매서워지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아베 총리를 '보수적인 국가주의자'라고 표현하면서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일·미 관계를 심각하게 훼손시켰고 미국과 중국 사이보다도 관계를 벌어지게 했다"고 비판했다.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넷판은 지난 19일 "아베노믹스가 뒷면에 군사력 확대 등 국가주의적인 목적을 숨기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중국 정부는 난징대학살희생동포기념관'(이하 난징기념관)에 한국언론사들을 포함해 CNN,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영국, 프랑스, 러시아, 이탈리아, 일본 등 8개 국가 20여 개 언론사 외신기자 40명을 초청해 중국은 "일본과의 평화로운 공존을 원하지만 어디까지나 일본의 진지하고 성의 있는 사죄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제만행을 증언하는 난징기념관에서 시작돼 중국-국제사회의 항일연대를 상징하는 난징항일항공열사기념관으로 이어진 1박2일 간의 외신을 위한 '난징투어'는 중국 지역에서 자행된 일본군의 무차별적 총격과 생매장을 고발하고 있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세계적인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 역사 문제에 대해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20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담화에 관해 "학술적인 관점에서 더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스가 관방장관은 위안부의 강제성을 보여주는 문서가 없다는 1차 아베 내각(2006∼2007년)의 견해를 현재의 내각이 유지하고 있다는 점 등을 배경으로 덧붙였다.

중국을 둘러싼 일본과 미국 사이의 온도 차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보좌관이 미국을 비판하는 동영상을 올려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해 보도하는 NHK뉴스 갈무리.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보좌관이 미국을 비판하는 동영상을 올려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해 보도하는 NHK뉴스 갈무리.
ⓒ N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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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3국의 역사문제로 시작되어 영토 문제, 군사력 증강 문제로 이어지는 긴장의 불씨가 타오르고 있는 가운데 미·일 관계도 삐걱거리고 있는 형국이다. 미국 정부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대해 실망했다고 비판한 것에 대해 에토 세이이치(衛藤晟一) 총리보좌관은 최근 "미국이 '실망'이라 말한 것에 오히려 우리가 실망했다, 동맹관계에 있는 일본을 미국은 어째서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나"라는 발언의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비록 총리보좌관의 입을 통했지만, 이는 미국 정부에 대한 아베 총리의 불만을 표현한 것이라고 총리의 측근은 밝혔다. 미군 후텐마(普天間) 비행장 이전 문제와 관련해 오키나와(沖繩)현 나카이마 히로타다(仲井眞弘多) 지사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아베 총리는 미국이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 비판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기대는 어긋났다.

이러한 배경에는 중국을 둘러싼 일본과 미국 사이의 온도 차이도 있다. 오바마 정권은 중국과의 대립을 피하고 우호적인 관계를 지향하는 '신형대국관계'를 모색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방문을 앞두고 일본의 아베 정권은 '도발적인 움직임'을 계속되고 있다.


태그:#야쿠니신사참배, #아베 총리, #일본군 위안부 문제, #난징대학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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